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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男세선] 러시아, 2패로 준결승 좌절…폴란드는 세르비아 격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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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금) 10:00

                           

[2018男세선] 러시아, 2패로 준결승 좌절…폴란드는 세르비아 격파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러시아가 미국에 패하며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월드리그(VNL의 전신)를 석권한 팀은 그해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는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미국은 28일(이하 한국기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8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6강 I조 러시아와 경기에서 3-0(25-22, 25-23, 25-2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2패로 탈락이 확정돼 씁쓸히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소련에서 러시아로 바뀐 이후 7번 치러진 대회에서 준결승에 단 한 번(2002)밖에 진출하지 못했던 세계선수권과의 악연은 이번에도 계속됐고, 반면 미국은 94년 이후 무려 24년 만에 4강 복귀로 크게 환호했다. 러시아의 패배로 인해 브라질은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미국의 과감함과 러시아의 조급함이 승부를 갈랐다. 미국 존 스패로우 감독은 지금까지 선발로 나선 베테랑 데이빗 스미스(MB) 대신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대니얼 맥도널(MB)을 선발로 내세웠다. 범실을 감수하더라도 강한 서브로 러시아 드미트리 볼코프(WS)와 이고르 클류카(WS)의 불안한 리시브 라인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였다. 러시아는 세터에 알렉산더 부트코 대신 세르게이 그랑킨을 투입해 필승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승리에 대한 부담감에 더해 전날 패배의 후유증을 떨치지 못한 모습이 역력했다. 공·수에 걸친 클류카의 부진 속에 블록(4:1)과 범실(6:11)에서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게 첫 세트를 빼앗겼다.

2세트에 던진 러시아 세르게이 쉴리아프니코프 감독의 승부수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클류카를 빼고 아포짓 스파이커(Opposite spiker)인 막심 미하일로프를 윙스파이커로 배치하는 한편, 빅토르 폴레타에프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시킨 것. 강력한 서브와 빠른 스텝 및 스윙 스피드를 자랑하는 폴레타에프로 미국의 강서버들 및 사이드 블로커들을 넘어서겠다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집중적으로 미하일로프에게 서브를 구사하면서 리시브 불안이 더욱 가중되었고, 한편으로 드미트리 무셜스키(MB)에 최적화된 다소 느린 세트 템포에 폴레타에프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랑킨의 서브로 한 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러시아가 따낸 2세트 최종점수는 23점에 그쳤다.

3세트에서는 부상이 채 회복되지 않은 아르템 볼비치(MB)까지 긴급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쫓기며 무모한 3인 블록 전술로 일관하던 러시아는 테일러 샌더(WS)를 비롯한 미국의 공격수들에게 거듭해서 열린 공간을 허용하며 팁(Tip)과 연타 등으로 손쉬운 득점을 헌납했다. 클류카의 서브에 힘입어 어렵사리 동점까지 이루는 데 성공했으나, 20-22 상황에서 무셜스키의 속공이 맥스웰 홀트(MB)에 가로막혔고, 승부가 이 시점에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강서브를 앞세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전술의 적중에 더해 샌더와 애런 러셀(WS), 맥도널 등이 각각 공격성공률 56.52%(13/23), 53,57%(16/28), 100%(5/5)로 고루 제 몫을 해낸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믿었던 무셜스키(43.75%, 7/16)를 비롯해 클류카(42.85%, 9/21), 폴라타에프(43.75%, 7/16)등 대부분의 주 공격수들이 상대의 블록과 디그에 막혀 저조한 공격 성공률에 머물렀다. 특히 팀의 키플레이어로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볼코프는 공격에서의 무득점(0%, 0/5)뿐만 아니라 블로킹과 리시브에서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팀을 패배로 내몬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2018男세선] 러시아, 2패로 준결승 좌절…폴란드는 세르비아 격파사진: 다시 한 번 세르비아를 꺾은 폴란드

뒤이어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J조 두 번째 경기 역시 많은 배구 팬의 관심을 끈 대진이었다. 공격력의 세르비아와 수비력의 폴란드의 격돌이자 2라운드 최종전의 리턴매치, 그리고 홈팀 이탈리아의 준결승 진출 여부 등 여러 가지 면이 복합적으로 관련됐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쓰일 수 있던 이 경기에서 두 팀은 모두 웃을 수 있는 결론에 도달했다. 폴란드는 세르비아에 또 한 번 3-0(28-26, 28-26, 25-22) 승리로 4강 합류를 위한 8부 능선에 올랐고, 세르비아 역시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승점과 점수 득실률에 의해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양상은 매 세트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세르비아가 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P)와 마르코 이보비치(WS)의 서브로 세트 초반 리드하면, 마테우스 비에니엑(MB)과 미할 쿠비악(WS)의 블록에 이은 디그와 이후 반격으로 폴란드가 추격하는 식이었다. 듀스에 돌입해서는 수비력이 앞선 폴란드가 세르비아의 공세를 막아내고 서브와 반격을 통해 역전하는 전개가 거듭되었다.

첫 번째 세트 듀스에서는 아르투르 샬푸크(WS)의, 두 번째 세트 듀스에서는 바르토스 쿠렉(OPP)의 서브 득점이 폴란드의 승세를 굳힌 화룡점정. 세르비아 코치진은 3세트 들어 아타나시예비치와 마르코 포드라스카닌(MB) 등 주전들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이후 벌어질 준결승 채비에 들어갔고, 폴란드는 집중력을 높여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를 치른 두 팀 모두 실리를 챙긴 가운데, 이 경기의 결과로 울상을 지은 쪽은 이탈리아다. 1차전 대패로 인해 세르비아가 반드시 폴란드를 꺾어줘야 내일 새벽의 최종전에 희망을 가질 수 있던 상황이었기에, 4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 폴란드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채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3세트 안에 25점차 이상 뒤져있는 점수 득실률(폴란드-1.094(81/74), 이탈리아-0.706(53/75))까지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과연 이탈리아에 ‘토리노의 기적’이 일어날까, 아니면 홈팬들의 눈물 속에 대회를 마치게 될까.

3라운드 마지막 일정은, 미국-브라질의 I조 1위 결정전(29일 자정)을 시작으로 속개된다. 한편 김호철 감독과 임도헌 코치 등 한국 국가대표 남자배구팀 코치진이 이 경기를 참관 중인 장면이 목격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 FIVB 제공



  2018-09-28   서영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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