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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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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수)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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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9.26 (수) 07:26

                           
-2016년 두산과 경쟁하는 2018년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판타스틱4’ 공백, 이용찬으로 메웠다
-젊은 필승조 안착, 김강률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처절했던 두산 야수진, 잠실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엠스플뉴스]


 


2016년 두산 베어스와 2018년 두산 베어스가 경쟁한다. 이 모순적인 문장은 현실이었다. 2년 전 그때와는 같은 듯 다른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이 됐다.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까지 압도적이었다. 두산은 9월 25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3대 2로 대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 이용찬의 5이닝 2실점 호투에다 장단 14안타 13득점으로 상대 마운드까지 초토화했다.


 


12경기가 남은 두산은 2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 차를 13경기로 벌리면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26일 기준 시즌 86승 46패를 기록한 두산의 마지막 목표는 2016년 스스로 세운 KBO리그 시즌 최다승인 93승이다. 남은 경기에서 8승 4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새로운 역사가 완성된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은 이제 ‘V6’을 노린다. 압도적인 정규시즌 우승이었기에 한국시리즈 대비를 위한 시간도 넉넉하게 얻었다. 두산이 2016년과 같은 길을 걷는 걸까. 2년 전 통합 우승과 비교해 올 시즌 두산의 전력을 짚어봤다.


 


이용찬의 선발 전환은 ‘신의 한 수’였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사실 승리 숫자로는 2년 전과 비슷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다소 달랐다. 먼저 선발진에선 보직 변경이 ‘신의 한 수’가 됐다. 2년 전엔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진 ‘판타스틱4’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압도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장원준과 유희관이 다소 흔들리면서 선발진 구상이 다소 달라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 “장원준과 유희관이 최근 몇 년간 많은 공을 던졌다. 올 시즌엔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결국, 두산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였던 이용찬을 선발진으로 돌리고, 함덕주를 불펜진으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마무리 자리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던 이용찬(14승)은 선발 마운드에서 미소를 되찾았다. ‘베어스의 상징’이었던 니퍼트까지 바꾼 외국인 투수 전원 교체 결단도 옳았다. 조쉬 린드블럼(15승)과 세스 후랭코프(18승)는 무려 33승을 합작하면서 올 시즌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원투 펀치가 됐다.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유희관(9승)과 이영하(9승)도 잔여 경기에서 시즌 10승을 노릴 분위기다. 만약 두 투수가 승수 추가에 성공한다면 두산은 구단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 투수 5명을 보유하는 기록을 세운다.


 


2년 전과 달리 걱정인 점은 ‘한국시리즈’라는 단기전에서 선발진이 얼마나 견고한 투구를 펼칠 지다. 린드블럼은 최근 강습 타구 부상으로 다소 컨디션이 저하됐다. 후랭코프는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가 문제다. 유희관도 “무엇보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제대로 된 공을 던져야 한다”며 반등을 강조했다.


 


두산 관계자는 “2년 전과 비교해 선발진의 견고함이 조금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한 달이 넘는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이 선발진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 충분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다”며 희망적으로 바라봤다.


 


2년 전보다 높아질 KS 불펜진 활용도, 김강률이 키 플레이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불펜진에서 2년 전과 다른 점은 세대교체다. 올 시즌 두산에선 함덕주·박치국의 젊은 필승조가 불펜진을 이끌었다.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자리를 맡은 함덕주는 시즌 26세이브로 맹활약했다. 박치국도 17홀드로 연결고리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베테랑 김승회는 마당쇠 역할로 헌신적인 투구를 펼쳤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던 김강률은 시즌 막판 구위가 되살아나면서 힘을 보탰다.


 


2016년엔 정재훈이 정규시즌 전반기 불펜진을 사실상 홀로 이끌었고, 당시 시즌 막판 제대한 이용찬이 한국시리즈까지 마무리를 맡았다. ‘판타스틱4’가 있었기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모두 불펜진의 활약이 다소 묻힌 감이 있었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불펜진에서 이용찬(3경기 5이닝)과 이현승(3경기 3.2이닝) 단 두 투수만을 마운드에 올릴 정도였다. 그 정도로 2년 전엔 ‘판타스틱4’의 위엄이 대단했다.


 


2년 전과 달리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불펜진의 중요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함덕주와 박치국까지 연결해줄 김강률의 ‘미들맨’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국시리즈에서 승부처 조기 투입과 멀티 이닝 소화가 유력한 김강률이 최근 올라온 구위를 준비 기간에 잘 유지해야 한다.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로 최근 다소 주춤한 함덕주와 박치국도 꿀맛 같은 회복 시간을 얻게 됐다.


 


‘외국인 타자 無’ 핸디캡이 있어도 압도적인 두산 타선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올 시즌 두산 야수진은 2년 전과 다르게 처절히 싸웠다. 시즌 중반 특히 폭염 기간을 거치면서 주전 야수진의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최주환(스포츠탈장)·허경민(허리)·김재호(어깨)·오재원(허벅지)·박건우(옆구리)가 모두 성하지 않은 몸 상태에 골머리를 앓았다.


 


‘캡틴’ 오재원은 솔직히 2016년엔 정말 편안하게 우승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정말 힘들다. 2년 전은 ‘시원하게 승승장구’였다면 올 시즌은 ‘악전고투’다. 팀 성적은 비슷할지 몰라도 경기 내용은 힘들었다. 어려운 경기도 많았고, 여름 날씨도 엄청 더웠다며 2년 전과 다른 느낌을 설명했다.


 


이렇게 모두가 힘들었지만, 두산 야수진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헌신이 있었기에 정규시즌 우승이 가능했다. 특히 스포츠탈장 증세로 올 시즌 수비에 나서지 못한 최주환은 팀 동료들은 폭염 속에서 힘들게 수비를 했다. 나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수비를 도와주지 못하기에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타격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던 최주환은 올 시즌 홈경기가 끝나면 대부분 남아서 야간 특타를 소화했다. 다른 젊은 야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잠실 라이벌전 대승에도 최주환은 팀 동료들과 남아 묵묵히 방망이를 돌렸다. 그 결과는 생애 첫 20홈런·100타점이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 악문 두산의 우승, 2년 전과 같은 듯 다르다


 


외국인 타자 공백도 느껴지지 않았다. 2년 전엔 닉 에반스(타율 0.308 24홈런 81타점)가 외국인 타자로서 타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지미 파레디스(타율 0.138 9안타)와 스캇 반슬라이크(타율 0.128 5안타) 모두 퇴출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사실 김태형 감독은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 때 반슬라이크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 하지만, 반슬라이크가 훈련 도중 경미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자 김 감독은 곧바로 재활군으로 반슬라이크를 내려보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구상에서 반슬라이크를 제외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정수빈이 경찰야구단 제대 뒤 돌아오면서 오히려 국내 야수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빛났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두산의 상대 타선엔 외국인 타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두산 타선의 파괴력은 외국인 타자가 없어도 리그 최강이다. 9월 25일 기준 팀 홈런 3위(178개)에 오른 두산은 팀 장타율 부문에서 리그 1위(0.490)다. 파레디스와 반슬라이크가 합작한 홈런 개수는 불과 2개였다. 올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두산 타자만 총 7명이다. 최소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힘이 빠진 뒤 올라온 투수들에겐 공포의 존재다.


 


김 감독은 우승의 여운에 대해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두산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두산 야수들은 정규시즌 우승 당일 밤에도 야간 특타를 소화했다. 이는 두산이 2년 전보다 더 무서운 이유다. 방심 없이 더 철저하게 ‘그다음’을 준비하는 두산이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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