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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컬렉터스 송창우 대표 "스포츠 카드는 아직 살아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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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5 (화) 12:22

                           

더 컬렉터스 송창우 대표 "스포츠 카드는 아직 살아있다!"



[점프볼=노경용 객원기자] 얼마 전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가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는 아이템 두 가지를 발견했다. 하나는 NBA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남자,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과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의 유니폼이었다. 실제로 입었던 유니폼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두 벌 모두 보급형으로 제작된 스윙맨 제품이었다. 그런들 어떠하리. 조던의 23번, 코비의 8번 모두 추억이 담긴 소중한 보물이었다.

더 컬렉터스 송창우 대표 "스포츠 카드는 아직 살아있다!"

다른 하나는 바로 NBA 선수들의 수집용 스포츠 카드였다. ‘마지막 승부’와 ‘슬램덩크’ 세대라면 NBA 카드를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이다. 한창 수집 붐이 일어날 때는 전문매장도 생겨나고, 동네 문방구에서 판매될 정도로 활발했다. NBA 카드는 한 팩에 카드 5~7장 정도가 들어있었는데,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고 그 카드의 시세를 알려주는 베켓이라는 영문 잡지도 있었다. 90년대 후반에는 그 베켓이 번역본으로 한국에 발행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KBL과 KBO 등에서 스포츠 카드를 출시하긴 했지만 품질면에서 팬들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많이 부족했고, 결국 외면당하고 말았다. 이제 그 카드들은 ‘초특급 레어템’으로 남았다.)

사실, NBA 카드 열풍은 마이클 조던 시대가 끝나면서 서서히 줄었다. 국내 NBA 전문잡지에서는 카드와 관련된 칼럼만 전문적으로 쓰던 라이터도 있었고, 간혹 이런 카드를 해외에서 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과연 지금까지도 남아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검색을 시도해봤는데, 놀랍게도 여전히 스포츠 카드 전문매장이 서울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울산에서 스포츠 카드 관련 매장을 운영 중인 ‘MVP 스포츠’ 이현진 대표는 “국내 스포츠 카드 시장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스포츠 카드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 모두 열정 하나로 버텨 오셨다. 카드를 수집하는 이유는 각자에게 다르겠지만 그 카드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운영의 이유를 전했다. 그는 ‘리즈 시절’에 그랬듯, 스포츠 카드 수집이 건전한 취미 생활 중 하나로 잘 정착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도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고, 건전한 취미생활을 하시는데 작은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카드 수집이 취미인 농구팬 이진욱(38) 씨도 “중학생 때 NBA 카드 열풍에 동참했다. 현재는 NBA보다 과거 KBL 선수들이 나온 카드에 관심이 더 많다. 한국 농구의 전성기 시절에 좋아했던 선수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계속 수집하게 되는 것 같다. 간혹 그 때 동경했던 선수들에게 직접 사인을 받을 기회들이 있는데 생활의 에너지가 되곤 한다”며 여전히 취미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더 컬렉터스 송창우 대표 "스포츠 카드는 아직 살아있다!"

취재 과정에서, 필자는 서울에서 스포츠 카드와 스포츠 수집품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더 컬렉터스’도 방문하게 됐다. 에어 조던’ 세대였던 송창우 대표는 “언젠가는 한국에 스포츠 컬렉션 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Q. 스포츠 카드(NBA 카드)란 정확히 무엇인가?

쉽게 말해 스포츠 스타들과 관련한 수집용 카드라고 보시면 된다. 스포츠 카드 박스에는 한 팩에서 수십 팩이 들어 있다. 1팩의 구성은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 카드, 인서트 또는 한정, 친필 싸인, 저지 카드 등이 불규칙적으로 삽입되어 있다. ‘베이스 카드’는 수집가들 사이에 ‘평(平) 카드’라 불린다. ‘인서트’ 또는 ‘한정 카드’는 베이스 카드와 다르게 반짝이거나 디자인이 좀 더 화려하다. 일련번호도 찍혀 한다. 1장 한정(1 of 1)부터 많게는 3,500장 한정도 있어서 다양하다. 다음으로 선수가 실제 입었던 유니폼(Game Used Jersey)을 카드 제작사가 구입한 후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카드에 삽입하는 ‘져지 카드’가 있다. 처음 발행되었을 때 수집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너무 많은 발행으로 인해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는 시들해진 상태이다. 또, 선수가 직접 사인을 한 ‘오토카드(AUTOGRAPH)’가 있는데, 수집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Q. 스포츠 카드 수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1995년(중학교 2학년)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친형이 NBA카드를 사왔다. NBA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 장면이 담긴 카드를 보자마자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그때부터 용돈을 모아서 카드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겼을 때 카드 정리를 하면 일종의 정화작용을 느낀다.

Q. 특별하게 좋아했던 선수가 있다면.

지금은 팬들 사이에서 ‘비둘기(평화의 상징)’라고 불리는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이다.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과 머릿속을 알 수 없는 기행들이 많았지만 그런 플레이들이 오히려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요즘에는 르브론 제임스를 좋아한다. 르브론은 누구나 인정할 만큼 커리어를 쌓았고 그 커리어를 위한 노력과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 루키 중에는 벤 시몬스, 제이슨 테이텀에 관심이 있다.

Q. 스포츠 카드 관련 업종으로 창업하게 된 계기는?

스포츠마케팅(KBO) 관련 일을 하다가 스포츠 카드, 스포츠 컬렉션에 관심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엔 시장도 작고 관련업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가능할까?’하는 걱정도 있었다. 대학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했던 경험과 관련 업무 경력이 도움이 되었다. 창업한지 3년이 넘어가는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세에 있다고 본다.

더 컬렉터스 송창우 대표 "스포츠 카드는 아직 살아있다!"

Q. 본인의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 목표는 국내 스포츠 카드를 제작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선수의 특별한 기념품을 소장하는 기쁨을 다른 분들도 느끼게 만들고 싶다. 한국 프로스포츠에 관련된 분들과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지만 라이선스 문제로 진행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도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니 계속 문을 두드리겠다. 국내에 스포츠 기념사업을 추진하며 한국에 스포츠 컬렉션 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

Q. 수집을 시작하려는 분들께 조언.

30대 중후반이 되어서 다시 수집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수집을 시작할 때 주변의 선입견에 조금은 힘들었다. 그냥 종이 따위에 무슨 돈을 쓰냐며 비아냥거리는 말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투자나 과도한 소비로 기존 생활을 무너뜨리지 않을 정도의 건전한 취미로 생각하고 시작하길 권한다. 수집을 경험했던 30~40대 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다. 간혹 너무 빠져들어서 금전적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 오랫동안 수집을 하신 분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카드를 수집하는 방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보시길 권한다. 그래야 건전한 취미생활로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비해 카드에 관련한 정보도 많이 오픈되어 있고 정리가 되어 있으니 스포츠 카드를 수집하는 즐거움을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취미는 취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싱글카드는 이베이와 국내 카페들을 통해서 구매를 하고, 간혹 기분전환으로 박스로 신선한 긴장감을 느껴보시는 것도 추천한다. 좋아하는 특정선수들을 수집할 때는 싱글카드 구입이 효율적이다.

#본 기사는 점프볼 2018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사진_노경용 기자



  2018-09-25   노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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