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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리온 최승욱 "오랫동안 빛나는 별이 되고 싶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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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3 (일) 09:00

                           

[매거진] 오리온 최승욱 "오랫동안 빛나는 별이 되고 싶다"



[점프볼=강현지 기자] 최승욱에게 2018년 여름은 우여곡절 많았던 계절로 기억될 것 같다. 데뷔 후 몸담았던 창원 LG를 떠나 고양 오리온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정든 곳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선수로서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으며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는 성과도 있었다.

 

지난 시즌보다 150% 인상된 보수 1억 7천만원을 기록, 인상률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깨도 무겁다. 팀내 연봉 3위(최진수, 허일영)에 올라있는 만큼 해야 할 역할도 많아졌기 때문. 그래서일까. 그는 “올 시즌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발전과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Q. 오리온으로 이적한 지 시간이 꽤 흘렀어요. 얼굴이 핼쑥해진 것 같은데요(웃음).

비시즌이면 살이 빠지는 것 같아요(웃음). 살이 붙는 체질이 아니라서 운동만 하면 빠지는 거 같아요. 특히 얼굴요. 따로 체중 관리를 하는 건 아닌데, 최근 감기몸살을 한 2주 동안 앓았더니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Q. 새 소속팀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오리온은 오고 싶었던 팀이었어요. 우승에 가까운 팀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우승(2015-2016시즌)도 했잖아요. 늘 우승 전력에 가까운 팀에 오고 싶었어요. 물론 제가 잘하는 게 첫 번째죠(웃음). 출퇴근 제도로 바뀌면서 집에서 다니다 보니 모든 게 바뀐 느낌이에요. 학창시절에 운동하러 다니던 느낌이에요.

 

Q. LG에서 4시즌을 뛰고 오리온으로 왔어요. LG를 떠난 이유가 있을까요.

제 가치를 평가받고 싶었어요. 그 과정에서 LG와 생각의 차이가 있었죠. 그 와중에 시장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오리온의 부름을 받았을 때는요? 너무 좋았죠. 솔직히 FA가 됐을 때 다른 팀에 못가는 선수들도 있어 걱정을 했는데, 추일승 감독님이 불러주셨어요. 어릴 때 부산에 있을 때 감독님을 뵌 적이 있어요. 감독님은 기억하시지 못하시겠지만 샤워하고 나오는 KT 형들 사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대신 받아주겠다고 하셨죠. 공에 한 번, 종이에 한 번 받았던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청소년 대표에 있을 때도 감독님이 지도해 주시러 오시기도 했어요.

 

Q. 또 오리온에서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가 있나요?

인터뷰 같이한 (박)상오 형이요(웃음). (허)일영이 형은 고향(부산) 선배고, (장)문호는 고등학교 때까지 같이 운동했어요. (최)진수 형도 초등학교 때 봤었어요. 형이 대연중으로 전지훈련을 왔었는데, 쫓아다니면서 덩크 한 번만 보여 달라고 그랬죠. 그때 형이 발목 다쳐서 덩크슛을 못한다며 다음에 보여준다고 했었죠.

 

[매거진] 오리온 최승욱 "오랫동안 빛나는 별이 되고 싶다" 

Q. 추일승 감독님이 올 시즌 전면 강압 수비를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텐데요.

계속 쉬지 않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죠. 리스크도 있고요. 무리하게 수비를 하다가 뚫려 버리면 아웃 넘버로 5대 4 상황이 되거든요. 지키려다 보니 힘든 부분은 있는데, 그래서 체력 보강을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우선 어머니랑 같이 살다 보니 잘 먹고, 잘 쉬어요.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 같이 지내는 건데 편하고 좋아요. 어머니도 저랑 같이 사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Q. 감독님이 특별히 강조하는 점이 있나요?

디나이 디펜스나 수비 리바운드 등 기본적인 걸 강조하세요. 사실 그게 가장 힘들죠.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선수들이랑 조금씩 맞춰 가다 보니 나아지고 있어요.

 

Q. 동아고 때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고, 연세대 때는 4번(파워포워드) 위주로 플레이를 했던 것 같은데, 프로에 와서 맡고 있는 역할은 어떤가요.

김진 감독님이 포지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지금 제가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한 강점을 설명해주셨죠. 대학 때까지는 4번, 고등학교 때는 가드도 보고, 포워드 역할도 했어요. 프로에 와서 슈팅가드를 맡게 됐는데, 처음에는 길도 못 찾고 많이 헤맸어요. 그때마다 감독, 코치님이 잘 알려주셨죠. 2년차 때부터 길이 보이고, 부족하지만 자리를 좀 잡은 것 같아요.

 

Q. 대학교 3학년 때 드래프트에 나와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어요.

매년 아쉬웠어요. 그래도 제대로 뛴 건 2~3년차 때였죠.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뛰질 못했는데, 이번 시즌만큼은 정말 빛날 수 있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신인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하는 만큼 자리 안 뺏기고, 오리온에서 자리를 잡는 게 목표에요. 국장님도 그러시더라고요. 오리온에서 자리 잡고, 오랫동안 같이 가고 싶다고요.

 

Q. 마지막 인사를 못 한 LG 팬들, 그리고 새롭게 만날 오리온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새 시즌 각오도 함께요.

창원에는 신인 때부터 응원해주신 팬들이 많았어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떠나게 됐지만, 응원해 주신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 보답하고 싶어요. 고양에서도 응원 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성적을 내면 응원해주러 체육관에 많이 와주실거라 생각해요. 새 시즌에는 그 많은 응원 받으면서 즐겁게 농구를 하고 싶어요. 

 

[매거진] 오리온 최승욱 "오랫동안 빛나는 별이 되고 싶다" 

BONUS ONE SHOT │ 감사한 분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최승욱이 감사한 분들이 있다며 지면에 꼭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바로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어머니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최승욱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최승욱이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들은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최승욱이 1년 일찍 프로에 진출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인센티브 조건 없이 보수총액 1억 7천만원(4년)에 오리온과 계약했다. 이제 보답할 일만 남은 것. 또한 힘든 시기에 아무말 없이 그의 곁을 지켜준 여자친구에게도 고맙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제 뒷바라지를 하신다고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어머니 소원이 저랑 같이 사는 것이었는데, 올해 이뤘어요. 좋은 결과를 얻어 어머니한테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 가르쳐주신 지도자분들께도 감사하고요. 여자친구에게도 정말 고마워요. 어머니가 부산에 계실 때라 연봉 협상할 때 여자친구가 절 따라다니면서 케어 해줬거든요. 그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했는데, 어떤 말을 해준 것 보다 절 지켜봐 줬어요. 연봉 협상 마지막 날 오후 1시부터 구단과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끝나니 저녁 6시 반이었어요.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었죠. 그리곤 차에 타서는 아무 말 않고 잤어요. ‘밥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그것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나왔어요.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또 잤죠. 아무 말 않고 차에서 내렸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무 미안했어요. 그땐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이야기를 하지 않았거든요. 말할 곳도 없었고 해서 힘들었는데, 제 옆에서 가장 큰 힘이 됐죠. 정말 고마웠어요.”

 

프로필_

1993년 8월 20일, 193cm/82kg, 동아고-연세대-고양 오리온

 

# 사진 홍기웅 기자, 본인 제공

# 본 기사는 점프볼 2018년 9월호에 실린 내용임을 밝힙니다. 



  2018-09-23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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