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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고 나서야 보았다' 김희진이 돌아보는 #부상 #국가대표 #베테랑 #차기_시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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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3 (일) 02:44

                           

'멈추고 나서야 보았다' 김희진이 돌아보는 #부상 #국가대표 #베테랑 #차기_시즌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2009년 19세의 나이로 처음 한국 여자배구 성인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9년, 언제나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마치고 여름 비시즌은 국가대표를 위해 반납했다.  

 

물론 국가대표로서 명예로운 시간도 보내긴 했다. 대신 휴식 없이 달려온 탓에 몸은 점점 지쳐갔다.  

 

결국



부상 때문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IBK기업은행 간판스타 김희진(27) 이야기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멀리서 지켜봤다. 시간을 멈추고 자기를 돌아볼 시간도 생겼다. 처음 겪어보는 시간이다.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그가



그간 지나온 과거부터 다가올 차기 시즌에 관해 이야기한다.

 

'멈추고 나서야 보았다' 김희진이 돌아보는 #부상 #국가대표 #베테랑 #차기_시즌

 

 

부상, 재활로 돌아보는 ‘지금’

8월말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연습경기장을 찾았을 때 김희진은 재활과 몸만들기에 한창이었다.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치른 이후 팔꿈치와 어깨 이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년 전 팔꿈치 부상을



입었다. 수술까지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그간 운동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버텨왔다. 하지만 VNL이후 진료 결과 2년 전 다친 부위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어깨를 이용해 공격하다 보니까 어깨 근육까지 무리가 온 것이다.

Q.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활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A. 이제 조금씩 수비 동작을 하고 있어요. 공격은 병원에서 진단을 다시 받은 이후에 경과를 보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Q. 몸 상태는 어느 정도 올라왔나요.

A. 컨디션 자체는 많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부상이 완치된 게 아니니까 아무래도 신경 쓰이는 게 있죠.

 

Q. 2년 전부터 팔꿈치가 좋지 않았습니다. 시즌은 길게 치르고 비시즌에 항상 국가대표 일정까지 소화하니 제대로 쉴 시간이 없었던거죠.

A. 비시즌에 쉬는 시간도 없었고 항상 국가대표 일정 소화를 위해 해외에 나가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게다가 국제대회에서 만나는 외국 선수들은 힘이 좋잖아요. 블로킹할 때 볼에 맞으면 더 아프기도 했죠.  

 

Q. 팔꿈치뿐만 아니라 어깨도 좋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깨는 좀 어떤가요.

A. 아직 많이 안 써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재활하고 있어서 많이 좋아진 느낌이에요.

 

Q. 팔꿈치와 어깨는 공격할 때 많이 활용하는 부위인 만큼, 신경이 많이 쓰일 듯합니다.

A. 네, 아직 많이 신경이 쓰이죠. 아직 제대로 소화가 안 되는 동작이 몇 개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Q. 배구선수를 하면서 이 정도로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나요.

A. 음……. 이렇게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부상이 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국가대표 개근생, 자카르타AG 결석하다

김희진은



‘국가대표 개근상’이 있다면 받아 마땅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프로 데뷔 전인 2009년 월드 그랑프리에서 성인국가대표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출전한 굵직한 국제대회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아시안게임이 성인 국가대표



데뷔 이후 결석한 첫 번째 큰 대회인 셈이다.

Q. 매년 빠짐없이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부상으로 이번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입니다. 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A. 쉬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부상이 1~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걸쳐 갑자기 나온 건 아니잖아요. 몸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하니까 저 스스로 더 열심히 재활에 임하게 됐어요.

 

Q. 고등학교 3학년부터 오랜 시간 국가대표에 차출됐습니다. 처음 뽑혔을 때와 연차가 쌓이고 뽑힐 때의 마음가짐 차이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고등학생 때 막내로 뛸 때는 (김)사니 언니나 (정)대영 언니처럼 나이차가 많이 나는 선배들과 함께하니까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신기하기도 했죠. 연차가 쌓이고 나서는 언니들 자리를 제가 대신하는 거잖아요? 부담감도 있고 더 잘해보자는



생각이 많아졌어요.

 

Q. 지난 VNL에서도 박은진, 나현수 같은 고등학생 선수들이 함께했습니다. 국가대표팀에 점점 선배보다 후배가 늘어나는 걸 보면 기분이 어떤가요.

A.



어릴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몇 년 전만 해도 국가대표팀에서 만난 고등학생이라고 해봐야 (이)재영이 (이)다영이



뿐이었는데, 이제는 더 어린 친구들이 들어오니까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VNL에서 은진이나 현수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어렸었나’하는 생각도 들었죠.

 

Q. 확실히 국가대표에서 중견급으로 자리 잡으면서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것 같습니다.

A.



많이 다르죠. 마냥 어릴 줄 알았는데…. 예전에는 위에 선배들이 나가도 여전히 언니들이 더 많으니까 ‘아직 후배 라인인가?’라는



느낌이었는데 어느새 돌아보면 더 어린 선수들이 많고 점점 늘어나니까요. 언니들과 같은 위치가 됐다는 걸 실감하는 거죠. 지금



팀에 들어오는 선수들이 1999년생, 2000년생인데, 조금 더 지나서 2002년 월드컵 세대가 들어오면 더 놀라울 것 같아요.

 

Q. 그간 국가대표로 많은 대회를 출전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A. 아무래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가 기억에 남죠. 하지만 가장 기억나는 대회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성인 국가대표팀에 나선 2009년 월드 그랑프리에요. 처음 교체로 들어가던 순간은 아직도 기억나요.

 

'멈추고 나서야 보았다' 김희진이 돌아보는 #부상 #국가대표 #베테랑 #차기_시즌

 

Q. 당시 코트로 나서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A.



감독님이나 언니들이 더 파이팅하고 분위기를 바꿔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그래도 첫 투입 때 큰 실수 안 하고 무난히 하고



나왔던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오래전인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아마 VNL에서 은진이도 비슷한 감정이었을 거예요.



많이 떨렸을 거예요.

 

Q. 국가대표는 분명 명예로운 자리지만 그만큼 큰 책임이 따릅니다. 특히 앞서 말씀하셨듯이 연차가 쌓이면서 부담이 더 컸을 텐데요.

A.



저는 포지션의 특수성도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아포짓 스파이커는 외국인선수가 맡잖아요. 그래서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에게 거는



기대감이 좀 큰 것 같아요. 이런 와중에 연차가 쌓일수록 더 많은 걸 보여드려야 하고 (김)연경 언니와 함께 공격을 책임져야



하니까 부담이 더 컸어요.

 

Q. 게다가 인천 아시안게임처럼 금메달을 따는 성과를 얻으면 명예가 따라오지만 동시에 비판도 많이 따라옵니다. 이런 국가대표의 양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돌아보면 전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였다고 생각해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고 우연찮은 기회로 어린 나이에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뽑혔고요.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 더 많아요.

 

Q. 그래도 국가대표는 감사한 마음이 더 큰 자리로군요.

A. 그렇죠. 욕도 많이 먹었지만(웃음).

 

 

쉬어보니 알게 된 국가대표 향한 갈증 

Q. 이번 아시안게임도 부상이 없었다면 함께 하셨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굵직한 대회를 밖에서 지켜보는 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입니다. 아시안게임 명단이 나오고 선수들이 소집되는 걸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A.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국가대표로 뛸 때도 그런 생각은 많이 했지만, 선수가 아닌 응원하는 입장이 되니까



그런 마음이 더 커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이 국가대표를 향한 갈증을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로 뛰다 보니까 애정이 커요.

Q.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보령컵)도 관중석에서 지켜봤습니다. 같은 팀 동료들이 경기하는 걸 보니 어땠나요.

A.



코트 안에서는 잘 안 보이던 것들이 밖에서 보니까 잘 보이더라고요. 팀이 잘할 때는 정말 저렇게 잘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고 안 되는 날은 ‘아, 내가 저런 부분은 해결해줘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밖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Q. 부상 재활 때문에 좀 더 김희진 선수 개인에게 집중할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A.



훈련을 해도 개인적으로 하니까 IBK기업은행에도, 국가대표에 속한 것도 아니고 완전히 저한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저한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까 좋았어요. 컨디션과 몸 상태도 더 끌어올리자는 생각도 들고요.

 

Q. IBK기업은행이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면서 매년 ‘늦은 시즌 마무리-국가대표-KOVO컵’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보냈습니다.

A.



부상 이후 감독님이랑 이야기하면서 제 몸 상태가 진짜 많이 떨어지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 상태는 점점 떨어지는데 제대로



돌보질 못하니까 슬럼프가 온 것 같아요. 이정철 감독님이 “지난 몇 년 동안 너는 꽃길만 걸었다. 그래서 지금 더 힘든 거다”라고



하셨어요. 남들이 겪는 슬럼프가 조금 늦게 온 거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힘든 점을 감독님도 인정해주셨어요. 그리고 몸



상태를 최대한 빨리, 많이 끌어올릴 수 있을 때까지 끌어올리라고 말씀하셨죠. 지금은 그 과정을 잘 치르고 있는 것 같아요.

 

'멈추고 나서야 보았다' 김희진이 돌아보는 #부상 #국가대표 #베테랑 #차기_시즌

 

Q.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주변에서 조언도 많이 해줬을 것 같습니다.

A.



일반인 친구들은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이런 걸 가지고 주저앉냐고 그랬죠.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물론 워낙 친하니까 비속어도 섞어가면서 말했죠. 너보다 힘든 선수도 많고, 안 되는 선수도 많고, 너처럼 하고 싶은 선수도 많은데



왜 그렇게 안 좋은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하고요.

 

Q. 배구 선수 지인들은 뭐라고 이야기하던가요.

A.



선수 친구들은 다 위로해줬죠. 제 고충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IBK기업은행 팀 동료들도 힘들다고 이야기하니까 팀에 와서 같이



운동하자고 위로해줬어요. 부모님은 너무 오랫동안 달려왔으니 쉬는 타이밍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좋게 말씀해주셨죠.

Q. 워낙 오랫동안 제대로 된 비시즌 휴식기 없이 시즌을 치르다 보니 누구보다 휴식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A.



저는 휴식이 휴가 같은 것 말고 몸을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프로선수로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비시즌에 몸을 만들고 국가대표와 정규시즌에 활용해야 하는데, 계속 쓰기만 하니까 닳는거죠. 재충전해야 하는 데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요.

 

Q. 주변에 김희진 선수처럼 국가대표에 항상 나서는 선수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한 발짝 옆에서 지켜보면서 ‘휴식’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을 것 같습니다.

A.



네, (김)수지 언니랑은 같은 팀이잖아요. 우리 팀 주장이기도 하고. 수지 언니가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아시안게임 끝나고 9월



말에 열리는 세계선수권에도 나설 텐데, 언니가 세계선수권까지 어떻게 치르고 올지 고민하더라고요. 세계선수권까지 다녀오면 바로



시즌 개막이니까요. 거기다 언니는 나이도 있는데 쉬지도 못하잖아요. 팀에서도 중요한 포지션이니까. 같이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재활 막바지, 멋진 모습으로 코트에 돌아갈 것

IBK기업은행은



2011-2012시즌 V-리그에 처음 참가했다. 김희진은 창단멤버 중 유일하게 팀에 남아 있다. IBK기업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신흥명문으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챔피언결정전에서 0-3으로 물러나며 세 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김희진은 어느 때보다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Q. 다음 시즌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지난 시즌을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7~2018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준우승으로 끝났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항상 우승만 한 건 아니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컸을 듯합니다.

A.



많이 아쉬웠죠. 2012~2013시즌에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이후로 항상 정규시즌 1위 아니면 챔피언결정전 우승, 둘 중



하나는 했는데 이번에는 둘 다 놓쳤으니까요. 챔피언결정전도 매 경기 아깝게 져서 더 아쉬웠어요. 시즌을 마치고 다음 시즌에는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치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Q. 그렇다면 김희진 선수 개인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A.



팀의 기둥 역할을 확실히 하지 못했다는 게 가장 아쉬웠어요. 메디는 워낙 잘했고 (고)예림이도 시즌 초중반까지 정말



잘해줬잖아요. 제가 나머지 역할을 채워줬어야 했는데 잘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게다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다 잡은 경기를 놓치니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요.

※ IBK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



5세트 14-10까지 앞서며 1차전 승리까지 단 1점만을 남겨놨었다. 하지만 문정원 서브에 흔들리며 연속 5실점으로 역전까지



허용했고 결국 5세트를 15-17로 내주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멈추고 나서야 보았다' 김희진이 돌아보는 #부상 #국가대표 #베테랑 #차기_시즌

 

Q. 시간이 꽤 지났지만 어떤 생각인지 기억나시나요.

A.



제가 아직 연차가 적었을 때, 팀에 사니 언니나 (남)지연 언니가 있었을 때는 언니들이 경기에서 지더라도 다음 경기를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를 이끌어줬어요. 지난 시즌 우리 팀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처음 뛰는 어린 선수들이 많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동생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이 컸어요. 특히 어린 선수들은 단기전에서 첫 경기를 졌을 때 다가오는 게



크잖아요. 혹시 선수들이 실망감과 자기 실수에 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를 많이 이야기했어요. 예전에 언니들이 해준 역할을 잘 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했고 다음 시즌에는 그런 모습



보여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Q. 확실히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IBK기업은행에서도 여러모로 책임이 큽니다. 국가대표와 마찬가지로 후배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책임감도 더 느낄 것 같습니다.

A. 우리 팀이 예전에는 선수가 매우 많았잖아요. 지금은 주변에서 IBK기업은행 하면 저밖에 없지 않냐는 식으로 이야기해요. 저 말고도 우리 팀을 대표할 선수들이 많은데 저한테만 시선이 집중되니까 좀 더 부담이 됐죠.

 

Q. 아무래도 국내에서 입지가 크고 그동안 보여준 게 많으니 그런 것 같습니다.

A. 우리 팀 창단할 때 있던 선수들이 다 나가서 그런 것 아닐까요(웃음). 언니들도 보내고 저와 비슷한 연배 선수들도 나가고, 창단 멤버로 지금까지 남아있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Q.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V-리그 여자부에서는 가장 긴 기록입니다. 알게 모르게 기록이 신경이 쓰일 것 같습니다.

A.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도 의미가 있지만, 우승하느냐 못하느냐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6년 연속 올랐다는 건 약간



의미부여 느낌?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고 그것만 바라보고 가는 거잖아요.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는 것 자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생각해야 할 목표 같아요. 우승이 진정한 최종 목표인 거죠.

 

Q. 지금까지 6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준우승 모두 세 번입니다. 우승은 당연히 좋고 기쁜 일인데, 준우승은 선수에게 어떻게 다가오나요.

A. 1등 한 기억은 생각보다 얼마 안 가요. 그 기쁨이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아요. 오히려 2등 하거나 준우승 순간 패배의 기억이 진짜 오래가요. 패배 순간이 계속 지나가요. 잘 때도 생각나고요.

Q. 앞서 말하셨듯이 다음 시즌 목표도 당연히 우승입니다. 우승을 위해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A.



요즘 배구는 진짜 서브랑 리시브 싸움인 것 같아요. 서브는 강하게 가되 리시브는 안정적으로 가는 게 중요하죠. 저는 팀에서



리시브를 하는 포지션은 아니니까 서브와 같은 공격에 집중해야죠. 미들블로커로 들어가면 가운데에서 흔들어주면서 양 측면이 공격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속공을 통해서 분위기도 띄워야 해요. 아포짓 스파이커로 뛸 때는 큰 공격을 책임져야 하니까 공격에서 더



많은 집중을 쏟아야죠. 저는 개인적으로 공격에 더 신경을 쓰고 싶지만,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리시브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이제 시즌 개막까지 두 달가량 남았습니다(인터뷰 시점 기준). 남은 기간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할 예정인가요.

A.



우선 한 번 한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초반부터 막판까지 잡을 수 있는 경기였는데 놓친



게 많았어요. 상대팀 외국인선수가 없는데 진 적도 있고요(2018년 2월 6일 현대건설전). 다음 시즌에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경기는 무조건 다 잡아야 해요.

Q. 국가대표팀에 나서지 못하며 소식을 궁금해할 팬들이 많을 텐데, 그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지금 재활도 잘하고 있고 컨디션도 많이 올라왔어요. 이제 재활은 거의 막바지라 곧 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호흡 맞추면서 열심히 할 거고, 그전보다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까 많이 응원하면서 기다려주세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09-23   서영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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