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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김재호의 마음에 불을 지른 AI 추천 영상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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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토) 07:22

                           
AI 추천 영상이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재호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잊고 반드시 우승의 그 순간을 다시 맛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 영상은 무엇이었을까.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김재호의 마음에 불을 지른 AI 추천 영상

 
[엠스플뉴스]
 
타율 0.553/ 21안타/ 2홈런/ 12타점/ 5볼넷.
 
올 시즌 LG 트윈스를 상대로 나온 한 두산 베어스 타자의 성적이다. 줄무늬 유니폼만 앞에 있으면 없던 힘도 펄펄 쏟아지는 셈이다.
 
9월 21일 잠실구장에서도 이 기록에 걸맞은 활약이 나왔다. 두산이 4대 1로 앞선 5회 초 2사 만루에서 그 주인공이 대타로 나왔다. 바로 두산 내야수 김재호였다. 다소 이른 감이 있었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감독님께서 경기 전부터 결정적일 때 한 타석 정도 나갈 거라고 얘기하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빨리 들어갔다(웃음). 그때 점수가 안 나오면 힘들 거라고 감독님이 생각하신 것 같다. 우리 팀에 좌타자가 많은데 우타자 대타 요원이 적으니까 내가 나간 게 아닐까. 나도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집중했다.” 김재호의 말이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응답한 김재호의 집중력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김재호의 마음에 불을 지른 AI 추천 영상

 
LG 마운드 위에 서 있는 선발 투수는 차우찬이었다. “(차우찬이) 빠르게 승부를 걸 거로 예상했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았으니까 속구가 올 것 같았다. 아무래도 중요한 위기 상황이라 힘으로 밀어붙일 분위기였다. 사실 왼쪽 어깨가 안 좋아서 최근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 그래도 한 번 제대로 쓸 수 있는 힘을 모두 다 사용했다.” 김재호의 예상은 맞았다.
 
김재호는 볼카운트 1B·1S 상황에서 3구째 143km/h 속구를 통타했다. 김재호의 어퍼 스윙에 제대로 걸린 타구는 좌익수 박용택의 뒤로 넘어가는 3타점 싹쓸이 2루타가 됐다. 사실상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김재호는 8회 말 수비에서 채은성의 유격수 왼쪽 깊숙한 타구를 백핸드 캐치로 잡은 뒤 강력한 노스텝 송구로 아웃시키는 환상적인 호수비까지 선보였다.
 
지난해 수비 과정에서 다친 왼쪽 어깨 통증이 재발한 상황에서도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김재호였다. 김재호는 “지난해 다쳤던 왼쪽 어깨 부위가 괜찮아지는 듯했다가 최근에 다시 안 좋아졌다. 인대가 연결된 부분이 서로 영향을 미치니까 심한 근육통처럼 아프다. 조금씩 출전을 조절하면서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며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김재호의 맹활약에 힘입어 두산은 10대 3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LG전 전승(13승) 행진을 이어간 두산이다.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도 ‘4’로 줄었다.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와 그 승부수를 적중하게 한 김재호의 집중력이 빛났다.
 
감독님도 빨리 우승을 결정지은 뒤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싶으실 거다. 선수들 역시 한 경기라도 빨리 우승하겠단 마음으로 열심히 뛴다. 아무래도 2위와 경기 차가 많이 벌어져 있어서 혹시나 긴장이 풀릴 수 있다. 그래서 감독님이 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면서 선수들을 긴장케 하는 게 아닐까 싶다.
 
KS 우승 영상 되새긴 김재호 “다시 그 순간을 느끼길.”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김재호의 마음에 불을 지른 AI 추천 영상

 
이제 김재호는 정규시즌 우승을 빨리 확정 지은 뒤 2017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픔을 씻고자 한다. 어깨 부상을 안고 뛴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호는 공·수에서 아쉬움만 잔뜩 남겼다. 한국시리즈 5경기 출전 10타수 무안타 4삼진 2실책의 기록만 남긴 까닭이다.
 
“지난해 시즌 중반 중요한 순간에 어깨를 다쳐서 중도 이탈했다. 팀이 정규시즌 2위에 머물렀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준우승을 거뒀다. 베테랑 선수로서 책임감이 느껴지고 너무 미안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진짜 더 아쉽더라. 내가 나가면 팀이 어려울 거란 생각을 하면 안 됐다. 나 자신이 그걸 인정해서 한국시리즈에서 말린 것 같다.” 진한 씁쓸함이 김재호의 표정에서 묻어 나왔다.
 
그래도 한국시리즈를 향한 열정을 다시 뜨겁게 달군 계기가 하나 있었다. 바로 AI의 추천 영상이었다. 우연히 눌러본 3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 영상이 김재호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에 AI(인공지능) 자동 추천으로 3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 영상이 떠 있었다. 원래 평소엔 그런 영상을 잘 보는데 어제는 무언가에 끌려서 그걸 클릭하게 되더라. 그리고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 영상도 이어 봤다. 그런 영광을 순간을 한 번 더 만끽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그 기회를 놓쳤다. 기회가 다신 안 올 수도 있었다. 특히 첫 우승 때 내가 우는 장면을 보니까 예전 열정이 되살아난 느낌이었다.
 
다행히 김재호가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늦어도 추석 연휴 안으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이 전망된다. KBO리그 잔여 경기 일정상 한국시리즈는 11월 3일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한 달이 넘는 준비 기간이 두산에 주어질 분위기다.
 
“만약 정규시즌 우승을 빨리 확정지으면 한 달이 넘게 쉰다. 그렇다면 어깨를 더 관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준비를 더 철저히 할 수 있다. 지난해와 다른 결말을 두산 팬들에게 꼭 보여드리겠다. 반드시 우승의 그 순간을 또 느끼고 싶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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