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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의 타임머신] 이상민의 남자 맥도웰, ‘람보’와 함께 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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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1 (금) 17:00

                           

[민준구의 타임머신] 이상민의 남자 맥도웰, ‘람보’와 함께 하다



[점프볼=민준구 기자] 이상민-맥도웰은 초창기 프로농구 흥행을 이끈 최고의 콤비로 꼽힌다. 그런데 영원한 단짝일 것 같던 맥도웰이 다른 이의 파트너로 주목받는다. 바로 문경은이다. 

2001-2002시즌, 맥도웰은 긴 현대 시절을 뒤로 한 채 인천 신세기로 이적, '람보슈터' 문경은과 한솥밥을 먹게 돼 눈길을 끌었다. 

2000-2001시즌 수원 삼성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문경은 SK 감독은 시즌 후, 신세기의 우지원과 트레이드됐다. 신세기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유재학 감독과 함께 우승을 위해 친정팀을 옮긴 것이다.

여기에 당대 최고의 외국선수로 꼽힌 남자가 새로 들어왔다. 바로 대전 현대 왕조를 이끌었던 맥도웰이 현대에서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한 채 트라이아웃을 통해 신세기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당시 맥도웰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1999-2000시즌까지 정점을 찍었던 그는 2000-2001시즌 현대의 6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더불어 200cm대 거구의 외국선수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190cm대 초반 맥도웰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전주 KCC의 신선우 감독은 4시즌을 함께한 맥도웰을 방출했다.

[민준구의 타임머신] 이상민의 남자 맥도웰, ‘람보’와 함께 하다

2001년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맥도웰은 전체 6순위로 신세기 빅스의 품에 안겼다. 당시 맥도웰은 “빅스에서 나의 전성기를 다시 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을 지켜냈다.

당시 신세기의 프런트로 근무했던 김성헌 전자랜드 사무국장은 “문경은 감독과 맥도웰이 오면서 우리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라섰다. 문경은 감독은 여전히 국내 최고의 슈터였고 맥도웰은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여전히 위력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외국선수 지명 순번이 6번째였기 때문에 맥도웰 정도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라며 “3라운드까지 정규리그 1, 2위를 다툴 정도로 전력이 좋았다. 아이크만 부상 당하지 않았어도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때였다”고 기억했다. 

문경은 감독과 맥도웰의 쌍포는 위력적이었다. 2대2 플레이가 가능했던 문경은 감독은 이상민-맥도웰 조합 부럽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2001-2002 시즌 문경은 감독은 평균 17.0득점 2.1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맥도웰은 22.8득점 12.1리바운드 5.8어시스트 2.0스틸을 올렸다. 문경은-맥도웰로 이어진 원투펀치는 신세기를 정규리그 4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2001-2002시즌은 문경은 감독과 맥도웰에게 있어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문경은 감독은 2002년 2월 3일 KBL 최초로 3점슛 700개 고지를 밟았다. 같은 달에 역시 국내선수로서는 가장 먼저 통산 4,000득점을 돌파하며 신바람을 냈다. 맥도웰은 2001년 11월 18일 KBL 선수로는 최초의 5,000득점을 달성했고 2002년 3월 9일에는 6,000득점과 자유투 1,000개 성공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김성헌 국장은 “문경은 감독과 맥도웰이 함께 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래도 KBL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콤비가 아닐까. 이상민 감독이 패스로 맥도웰을 살렸다면 문경은 감독은 맥도웰을 이용해 공격력을 극대화 시켰다. 서로 다른 스타일이지만, 두 콤비 모두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민준구의 타임머신] 이상민의 남자 맥도웰, ‘람보’와 함께 하다

반면 문경은 감독과 맥도웰을 떠나보낸 팀들은 웃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문경은 감독을 제외한 우승 멤버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24승 30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아티머스 맥클래리, 무스타파 호프 등 통합우승의 주역들까지 부상 여파로 잠시 팀을 떠나는 등 여러 악재 속에 무너진 것이다. 맥도웰의 친정 팀인 KCC 역시 3위로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지만, SK 서장훈과 조상현의 콤비 플레이에 밀리며 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

아쉽게도 문경은-맥도웰 콤비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 사람의 위력은 여전했지만,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조동현 등 주전 멤버 대부분이 줄부상에 시달렸고 맥도웰을 받쳐줘야 했던 얼 아이크 역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맥도웰은 팀을 떠나게 된다(맥도웰은 2003-2004시즌 모비스에 지명되지만, 4라운드를 채우지 못하고 방출된다).

이상민-맥도웰에 다다르지 못했지만, 문경은 감독과 맥도웰의 2001-2002시즌 임팩트는 강렬했다. 중위권으로 평가받던 신세기를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려놨고 KBL에 길이 남을 많은 대기록을 쌓았다. 이름만 들어도 딱 알 수 있을 정도의 유명세는 아니었지만, 한국농구를 빛냈던 콤비를 꼽을 때 이들의 이름이 빠지면 아쉬울 것이다.

# 사진_KBL 제공



  2018-09-21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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