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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한동희의 성장통 “친구 백호의 자신감 배워야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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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1 (금) 08:22

수정 1

수정일 2018.09.21 (금) 08:58

                           
-다소 아쉬운 데뷔 시즌, 한동희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고등학교와 수준이 다른 1군 무대, 심리적인 압박감 심했다.”
-“‘절친’ 강백호의 자신감을 닮고 싶다.”
-한동희는 ‘우상’ 이대호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


 


[엠스플 인터뷰] 한동희의 성장통 “친구 백호의 자신감 배워야죠.”


 


[엠스플뉴스]


 


첫인상으로 그 사람의 모든 걸 단정 지을 수 없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데뷔 첫해 기록만으로 그 선수의 잠재력을 모두 파악할 수 없다. 농익은 베테랑 선수도 한 땐 설익은 신인 선수였다.


 


보통은 해마다 성장통을 겪으면서 진짜 프로 선수로 거듭나는 법이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한동희가 그 성장통을 겪고 있다. 물론 1군 기록만 언뜻 보면 고갤 갸우뚱거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한동희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 1군 무대 경험이 계속 쌓일수록 무섭게 발전할 거란 뜻이다.


 


무엇보다 2군 무대를 평정한 숫자가 한동희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한동희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438/ 53안타/ 15홈런/ 43타점/ 출루율 0.511/ 장타율 0.884로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2군에서 더 보여줄 건 없는 셈이다.


 


한동희가 느낀 1군 무대의 심리적인 압박감


 


[엠스플 인터뷰] 한동희의 성장통 “친구 백호의 자신감 배워야죠.”


 


다만, 이상하게도 1군 무대에선 2군 성적만큼 화끈한 방망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8/ 42안타/ 3홈런/ 24타점에 그친 상황이다. 생각보다 빠르게 온 기회에 심리적인 압박감이 한동희를 감쌌다.


 


“시즌 전엔 1군에 한 번 정도 올라갈 거로 생각했어요. 예상보다 1군에 빠르게 올라와서 길게 있었죠. 시즌 초반엔 잘해야 한단 부담감이 없이 편하게 임했던 게 결과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타격감이 안 좋아졌어요. 타석과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 심리적인 압박감이 심하게 느껴진 거죠.” 한동희의 말이다.


 


1군 무대는 학창 시절 겪었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타석으로 날아오는 상대 투수의 공과 자신에게 날아오는 상대 타자의 타구 모두 처음 겪는 수준이었다.


 


“구위와 제구 모두 고등학교 때와 차원이 달랐어요. 특히 변화구 대처가 어려웠습니다. 투수마다 각자 주 무기인 변화구가 하나 이상은 있어요. 수비도 시즌 초반엔 괜찮았는데 갈수록 타구가 조금씩 더 빠르고 힘 있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실책도 자주 나오기 시작했죠. 2군에 내려갔을 땐 ‘잘해야 한다’가 아니라 ‘편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뛰어서 성적이 좋았어요. 그런데 1군에선 그게 잘 안 된 거죠.” 씁쓸한 한숨을 내쉰 한동희였다.


 


한동희는 ‘절친’ 강백호의 자신감을 닮고 싶다


 


[엠스플 인터뷰] 한동희의 성장통 “친구 백호의 자신감 배워야죠.”


 


한동희의 ‘절친’은 KT WIZ 외야수 강백호다. 강백호는 ‘신인’이라는 단어를 잊게 할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백호는 올 시즌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129안타/ 25홈런/ 71타점을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강백호는 9월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고졸 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동희는 압도적인 신인왕 후보인 강백호가 더 잘하길 친구로서 응원했다.


 


“(강)백호는 고등학교 때부터 실력이 남다른 친구였어요. 서로 잘하자고 응원해주는데 백호가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어요. 친구지만, 정신력이나 자신감이 저보다 훨씬 좋죠. 특히 백호의 자신감을 정말 닮고 싶습니다. 만날 때마다 어떤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서는지 물어봐요. 전화로도 종종 백호에게 조언을 얻죠.”


 


한동희는 이번 부산 원정에 내려온 강백호에게 밥을 산단 얘길 털어놨다. 밥을 사는 이유는 데뷔 첫 안타 내기에 진 까닭이었다.


 


“시즌 개막 전에 (강)백호와 첫 안타 빨리 치기 내기를 했어요. 제가 첫 타석에 2루타를 치고 이어서 백호가 홈런을 쳤죠. 시간상으론 제가 빨리 쳤는데 백호가 홈런을 쳤으니까 자기가 이겼다고 주장하더군요(웃음). 그래서 백호가 먹고 싶은 거로 부산에서 밥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비싼 걸 사줘야 할 것 같은데 둘이서 정말 많이 먹어요. 청소년 대표팀 땐 고깃집에서 10인분 이상을 각자 먹기도 했어요.” 친구 얘기가 나오자 미소를 되찾은 한동희였다.


 


현장에선 강백호를 향해 ‘신인답지 않은 배짱’, 한동희를 향해선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을 특징으로 꼽는다. 그라운드 안에서 한동희의 급격한 표정 변화를 찾긴 힘들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리 잡은 한동희의 차분함이었다.


 


“학창 시절 때부터 야구장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반대로 (강)백호는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었죠. 겉으로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보이는데 최대한 긴장한 티를 안 내려고 합니다. 실수를 빨리 잊어버려야 할 때 표정까지 드러나면 안 되니까 최대한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한동희 “이대호 선배님의 부드러운 스윙을 배우고 싶다.”


 


[엠스플 인터뷰] 한동희의 성장통 “친구 백호의 자신감 배워야죠.”


 


올 시즌 다소 아쉬운 결과 속에서도 한동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우상’인 팀 선배 이대호를 옆에서 보고 배우는 까닭이다. 이대호의 부드러운 스윙을 장착하고 싶은 게 한동희의 간절한 마음이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이대호 선배님을 닮고 싶었어요. 바로 옆에서 보니까 더 와 닿는 게 있어요. 이대호 선배님이 힘을 빼고 부드럽게 스윙하는 걸 정말 배우고 싶습니다. 힘을 뺄 수 있어야 잘 칠 수 있다고 얘기해주시는데 실전에선 쉽지 않은 얘기죠. 그래도 선배님께서 저를 잘 챙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언젠간 저도 이대호 선배님처럼 칠 날이 오겠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는 건 아니다. 사회초년생이 업무를 하나씩 배우듯 한동희도 서서히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동희의 우상인 이대호도 데뷔 시즌(2001년)엔 1군 6경기 출전 기록뿐이었다. 지금의 성장통이 미래의 한동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계기가 될 것이다.


 


공 한 개라도 더 간절한 마음으로 치려고 해요. 타석에서 최대한 제 스윙을 하고, 수비에서도 더 집중해야죠. 솔직히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저를 향한 관심과 비판 모두 더 잘하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응원이라고 생각해요.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좋은 결과를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롯데 팬들의 응원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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