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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구승민이 꿈꾸는 ‘피칭 라이크 손승락’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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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목) 08:22

                           
-첫 풀타임 구승민, 롯데 필승조 신데렐라가 되다
-상무야구단에서 갈고 닦은 슬라이더·스플리터 통했다
-“롤 모델은 손승락, 마무리 꿈 있다.”
-“(손)아섭이 형과 닮은 꼴? 정말 영광이다.”
 
[엠스플 인터뷰] 구승민이 꿈꾸는 ‘피칭 라이크 손승락’

 
[엠스플뉴스]
 
“(손)아섭이 형을 닮았다고요? 저야 정말 영광이죠.”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은 올 시즌 사직구장에서 가끔 팬들에게 오해를 받는다. 오해의 사유는 팀 선배 외야수 손아섭의 얼굴을 닮은 것이다. ‘손아섭 선수 사인 해주세요’라는 팬들의 부탁에 구승민은 “저는 구승민입니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물론 머지않아 롯데 팬들의 오해가 줄어들 분위기다. 구승민이 데뷔 첫 풀타임 시즌 활약으로 자신의 얼굴을 서서히 각인하는 까닭이다. 2014년 롯데 입단 뒤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구승민은 지난해 상무야구단에서 제대했다. 절치부심해서 준비한 올 시즌부터 구승민은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했다.
 
구승민은 올 시즌 52경기(62.2이닝)에 등판해 6승 2패 9홀드 평균자책 3.30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20으로 ‘필승조’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제 롯데의 차세대 마무리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구승민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롤 모델인 팀 선배 손승락을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우면서 ‘피칭 라이크 손승락’이라는 꿈을 그린다.
 
상무야구단에서 성장한 구승민을 선보이다
 
[엠스플 인터뷰] 구승민이 꿈꾸는 ‘피칭 라이크 손승락’

 
롯데에서 올 시즌 가장 ‘핫’한 투수를 만났습니다(웃음).
 
과찬입니다(웃음). 사실 제 개인 성적보단 팀 성적이 더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쉬워요. 다행히 벤치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첫 풀타임 시즌을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제대 뒤 첫 시즌인데 이렇게 잘 풀릴 거로 예상했나요.
 
지난해 바로 1군 등록이 안 됐지만, 비시즌 동안 기대한 부분은 있었어요. 군대에서 성장한 구승민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시즌 초엔 적응 시간이 다소 걸렸어요. 그래도 계속 경험이 쌓이니까 제가 던지고 싶은 공이 나오네요.
 
군대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거군요.
 
아무래도 제가 속구 위주의 투구라서 단조로운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상대 타자들이 쉽게 대응하는 것 같아서 군대에서 변화구를 많이 연습했죠. 시즌이 진행될수록 속구 구위가 좋아지니까 변화구도 위력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변화구를 장착한 건가요.
 
새 구종을 연마한 건 아니에요. 원래 제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구사했는데 군대에서 완성도를 더 끌어 올렸죠. 컨디션이 좋은 날엔 속구 구속이 150km/h 가까이 나오니까 변화구도 더 잘 통하고 있습니다.
 
속구와 변화구 모두 잘 통한 덕분인지 롯데 1군 투수진 가운데 평균자책 기록(3.30)이 가장 좋습니다. 시즌 전 기대 이상의 결과라고 보면 될까요.
 
시즌 전에 제가 세운 첫 번째 목표는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거였어요. 그래서 5월에 갈비뼈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아쉬웠죠. 그것 빼곤 1군 무대에서 무언가 보여주고 싶단 목표는 이룬 것 같아서 기뻐요. 솔직히 기대 이상의 결과죠.
 
데뷔 첫 홀드와 첫 승도 올 시즌에 모두 경험했습니다.
 
첫 홀드 달성 때 팀 동료들이 정말 축하를 많이 해줬어요. 구원승이지만, 첫 승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죠. 올 시즌은 거의 모든 게 처음이라 다 뜻깊은 순간이에요. 사실 1군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쁩니다.
 
그렇게 첫 홀드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쌓은 기록이 어느덧 9홀드가 됐어요. 생애 첫 두 자릿수 홀드가 눈앞입니다.
 
처음엔 홀드 개수 목표가 없었죠.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다 보니까 9홀드까지 왔네요. 아무래도 ‘9’라는 숫자가 있으니까 사람 심리라면 하나를 반드시 더 하고 싶잖아요(웃음). 욕심은 조금 납니다. 남은 경기에서 자연스럽게 10홀드를 달성할 거로 믿어요.
 
‘차세대 마무리’ 구승민, 손승락을 바라보며 자란다
 
[엠스플 인터뷰] 구승민이 꿈꾸는 ‘피칭 라이크 손승락’

 
올 시즌은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요. 반대로 선발을 향한 욕심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군대 가기 전에 선발 등판을 몇 차례 경험했어요. 그땐 멋모르고 던졌던 시절이었죠. 상무야구단에서 불펜 투수로 시즌 내내 공을 던져보니까 저는 불펜이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마무리를 향한 욕심은 있나요.
 
퓨처스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를 해보니까 그 자리만의 매력이 있더군요. 솔직히 나중에 마무리를 해보고 싶긴 해요. 큰 위기 상황을 막고 경기를 매듭짓는 거잖아요. 1군 무대에 더 적응하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바로 옆에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가 있단 게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손승락 선수가 최근 7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잖아요.
 
(엄지를 치켜세우며) 손승락 선배님은 제 롤 모델이라 배울 게 정말 많아요. 마무리로서 그렇게 꾸준한 세이브 기록을 세우는 게 대단하세요. 사소한 걸 물어봐도 자기 일 같이 조언을 열정적으로 해주세요. 슬럼프에 빠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배웠죠. 정말 손승락 선배님처럼 공을 던지고 싶습니다.
 
‘피칭 라이크 손승락’을 꿈꾸는군요. 사실 1군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활약하는 건 처음이잖아요. 이전에 느꼈던 감정과 다른 게 있나요.
 
저는 높은 순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한 게 아니잖아요. 하위 라운드(2차 지명 6라운드)로 입단해서 그저 1군 무대에 서보고 싶단 꿈만 컸죠. 늦게라도 올라와서 다행이에요. 여기서 자만하지 않고, 더 겸손하게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대졸 선수(홍익대학교 졸업)로서 늦게나마 빛을 발하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최근 대학야구 침체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해가 갈수록 대졸 선수 지명 숫자가 떨어지는 추세에요.
 
최근 학생 선수들이 대학 진학을 잘 안 하려고 하잖아요.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야수였는데 대학교에 가서 투수로 전향했죠. 대학교에서 투수로 쌓은 경험이 있었기에 프로 입단이 가능했어요. 분명히 대학교에서도 잘 배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제 야구 인생에선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구승민 “(손)아섭이 형과 닮은 꼴? 정말 영광이다.”
 
[엠스플 인터뷰] 구승민이 꿈꾸는 ‘피칭 라이크 손승락’

 
보면 볼수록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손)아섭이 형 말인가요.
 
맞습니다(웃음). 팬들이 손아섭 선수와 얼굴이 정말 닮았다고 얘길 많이 하더라고요.
 
저도 (손)아섭이 형을 닮았단 말을 많이 들었어요. 팬들이 제가 아섭이 형인 줄 알고 사인 요청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웃음). 그래도 시즌 초반보단 저를 더 많이 알아봐 주시네요.
 
자신이 더 잘생겼다고 생각합니까.
 
(손)아섭이 형을 닮았단 말은 정말 영광이죠. 일단 신장(181cm)은 아섭이 형(174cm)보다 제가 더 큽니다(웃음). 아직까진 아섭이 형이 야구를 더 잘하니까 저보다 더 미남이세요. 야구를 더 잘해서 아섭이 형을 따라 가보겠습니다.
 
야구를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1군에서 공을 던져야죠.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면 무조건 막았단 생각이 들게 하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설령 실점하더라도 이해가 되는 게 필요하죠. 팬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투수가 되면 야구를 더 잘하는 게 아닐까요.
 
올 시즌보단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것도 있습니다.
 
팬들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질 테니까 해마다 더 발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지금 만족하면 거기서 끝나는 거죠. 아프지 않고 등판마다 최선을 다해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또 기록적인 부분도 지금보다 더 잘하자는 다짐을 계속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좋은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 말대로라면 올 시즌에 10홀드를 달성한 뒤 내년 시즌엔 20홀드에 도전하는 건가요.
 
너무 숫자가 확 올라간 게 아닐까요(웃음).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투수가 되겠단 약속을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1군 마운드에서 항상 눈에 들어오는 믿음직한 투수가 돼야죠. 롯데 팬들에게 계속 사랑받는 구승민이 되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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