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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프로야구인’ 송창식 “아프지 않으면 야구 계속해야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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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9 (수)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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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9.19 (수) 20:52

                           
| 한화 이글스 투수 송창식은 본의 아니게 ‘혹사’의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송창식은 혹사, 시련, 고난이 아닌 다른 이미지로 팬들에게 기억되길 원한다. 투철한 직업정신과 장인정신으로 '프로야구 기능인'이 아닌 '프로야구인' 소릴 듣는 송창식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프로야구인’ 송창식 “아프지 않으면 야구 계속해야죠.”


 


[엠스플뉴스]


 


야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제가 가진 100%의 공을 던질 겁니다.


 


한화 이글스 송창식이 야구를 대하는 자세는 한결같다. 2004년 데뷔 첫 시즌부터 오늘까지 송창식은 늘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잦은 등판이 힘에 부쳐도, 팔꿈치가 아파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핑계 삼지 않았다. 팀을 위해 희생할 누군가가 필요할 때, 그 누군가는 언제나 송창식이었다.


 


2015년 109이닝, 2016년 97.2이닝, 팔꿈치 뼛조각 수술 이듬해인 2017년에도 73.1이닝을 던졌다. 공교롭게도 수술 이듬해인 2017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평균자책 6.63). 


 


보통 사람들은 이럴 때 부상을 이유로 든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누군가를 원망한다. 송창식은 달랐다. “컨디션은 괜찮았다. 하지만 부상 이후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았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열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좀처럼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대부분 시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냈다. 박상원, 서 균, 박주홍 등 어린 후배들의 활약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다. 송창식은 말한다. 특별히 어디가 아팠던 것은 아니라고, 내 구위가 좋지 않아서 올라오지 못했던 것이라고.


 


“특별히 불편하거나 아픈 곳은 없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야구선수라면 다들 어느 정도 아픈 걸 안고 시즌을 치릅니다. 경기력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라면, 자기가 관리하면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거니까요.” 송창식의 말이다.


 


아프지 않은 이상, 야구를 계속해야죠. 숱한 역경과 시련을 통과한 뒤에도 여전히 송창식이 꿋꿋하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이유다.


 


“2군 선발등판? 하루빨리 감 찾고 싶어 자청했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프로야구인’ 송창식 “아프지 않으면 야구 계속해야죠.”


 


베테랑 선수가 특별한 이유 없이 2군에서 머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송창식도 다르지 않았다. 


 


2군에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제 구위 때문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구위가 안 좋다, 구위를 끌어올려야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송창식의 말이다.


 


2군에서 선발로 등판한 것도 하루빨리 구위를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송창식은 “타자를 많이 상대하면서  감을 찾고 싶어서 자청했다”고 말했다. 


 


송창식이 퓨처스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총 5차례. 5월 27일 상무전에서는 7이닝을 4피안타 비자책 1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를 펼쳤다.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도 3경기나 된다.


 


부단한 노력 끝에 시즌 초반보다 구위는 많이 올라온 상태다. “투수는 자기 공을 던져야 사는데, 그걸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7, 80% 정도는 올라온 것 같아요. 구위 자체는 이제 괜찮습니다.” 송창식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39.8km/h로 최근 5년 이내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아직 송창식은 자신의 공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 “제구가 문제인 것 같아요. 나올 때마다 제구가 많이 흔들렸어요.” 송창식의 말이다. “경기 때 제가 원하는 곳에 던져야 타자에게 맞지 않거든요. 그게 안 되다 보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실투가 가끔 나오곤 하는데, 역시 제구가 문제입니다.”


 


송창식 “혹사 이미지는 이제 그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프로야구인’ 송창식 “아프지 않으면 야구 계속해야죠.”


 


송창식이 퓨처스리그에서 자신과 싸움을 하는 동안, 한화는 선전을 거듭하며 리그 3위의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팀의 상위권 질주를 지켜보며 송창식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프로 데뷔 이후 아직 가을야구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송창식이다. 2006년과 2007년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정작 송창식에겐 가을야구 참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한화가 2007년 이후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앞둔 지금, 송창식의 가슴이 두근대는 것은 당연하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습니다. 그보단 팀이 지난 10여 년 동안 힘든 시기를 거쳐 왔잖아요. 그 시기를 잘 극복하고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다는 게 기뻐요. 송창식의 말이다. 단기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잖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질 겁니다.


 


남은 정규시즌에서도 개인 목표보단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게 송창식의 바람이다. “일 년 풀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수들이 체력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몇 경기 안 남았지만, 동료들이 체력을 안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송창식은 의지의 사나이다. 데뷔 첫 시즌 팔꿈치 수술로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도, 희귀병으로 잠시 야구장을 떠났을 때도, 송창식은 강한 의지로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돌아왔다. 비록 올 시즌 힘겨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송창식은 아직도 팬들에게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고 자신한다. 


 


아직 제가 가진 100%의 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송창식이 힘줘 말했다. 야구 그만두는 날까지 항상 최선을 다해서,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입니다.


 


‘송창식’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르는 ‘혹사’ ‘희생양’ ‘고난’ 같은 이미지도 이제는 떨쳐내고 싶은 게 송창식의 솔직한 마음이다. 송창식은 “절 보며 ‘혹사’ 얘기를 많이들 하신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간 투수 중에 저만 많이 던진 건 아닙니다. 리그에서 몇 년 동안 저만큼 많이 던진 중간 투수들이 많이 있거든요. 너무 혹사당한 투수로만 비치는 건 좀 아쉬워요. 그런 이미지보다는 정말 제 공으로, 제 실력만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송창식의 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게 있다. 송창식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가슴 깊은 곳이 뜨거워지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한화 팬들의 반응까지 막을 순 없는 일이다. 한화 팬들은 송창식의 1군 복귀를 진심으로 반긴다. 그가 등판할 때마다 커다란 박수와 환호로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항상 온 힘을 다해 한화 마운드를 지킨 송창식에게 한화 팬들의 성원은 무엇보다 큰 ‘상’이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제 좋은 결과로 보답해 드려야죠.” 한화 팬들에게 전하는 송창식의 진심이다.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송창식은 주저하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 100%를 다해 공을 던질 것이다. 그게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는 송창식의 방식이다. 말 많고, 탈 많은 프로야구계에서 우리가 송창식을 '프로야구인'으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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