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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투수 유망주 수집한 KIA, ‘42세 임창용 선발’은 이제 그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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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9 (수) 10:00

                           
|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수 유망주를 대거 지명한 KIA 타이거즈, 42세 노장 임창용이 선발투수로 나서는 우울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엠스플 이슈] 투수 유망주 수집한 KIA, ‘42세 임창용 선발’은 이제 그만

 
[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는 2017시즌 막강한 선발투수진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헥터 노에시와 팻딘으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발 듀오는 10개 구단 최고의 높이를 자랑했다. 에이스 양현종과 사이드암 임기영이 버티는 국내 선발진도 어느 구단보다 강력했다. 막강 4인 선발을 앞세운 KIA는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재패하며 통합 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KIA의 선발투수진이 예년만큼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양현종만 홀로 제 활약을 펼칠 뿐, 나머지 선발진의 성적은 실망스런 수준이다. 
 
리그 최고였던 외국인 듀오는 단 1년 만에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 임기영도 좀처럼 작년만큼의 구위가 나오지 않는다. 5선발은 아무나 한번씩 올라와 던지는 자리가 됐다. 17일까지 KIA 선발투수진의 평균자책은 5.38로 리그 9위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 불과 한 해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 밖으로 밀려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저 일시적 부진이라면 나아진다는 희망이라도 있다. 그러나 현재 KIA의 선발진 상황을 보면 그런 희망을 품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외국인 듀오는 올 시즌 뒤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100만 달러 제한 규정 아래서 2017버전 헥터-팻딘 듀오를 능가하는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 
 
양현종은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으려면 2년을 더 뛰어야 하지만, 한치앞도 모르는 게 야구다. 42세 노장 임창용이 계속 선발로 등판하는 현실은 암담하다. 임창용 개인에겐 행복한 일일지 몰라도, 팀의 미래를 생각하면 우울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KIA도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차세대 선발투수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선발 육성’을 위한 KIA의 고민과 노력이 잘 드러난다. KIA는 1차 지명 포함 상위 5장의 지명권을 전부 투수를 뽑는데 사용했다. 잠재력 있는 투수 유망주를 지명해 미래 선발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드래프트 결과를 통해 나타난 셈이다.
 
1차 지명에서 뽑은 광주동성고 좌완 김기훈은 ‘포스트 양현종’으로 평가받는 대어급 투수 유망주다. 타격 재능도 뛰어나지만, 140km/h 후반대 강속구와 게임 운영 능력을 갖춰 투수로 대성할 재목감이다. 스카우트 사이에선 “빠르면 내년 시즌에도 1군 투입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이 나온다. 
 
2차지명 1라운드 10순위로 뽑은 덕수고 우완 홍원빈도 좋은 신체조건과 야구 재능을 갖춘 유망주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홍원빈은 150km/h대 강속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투수 경력이 길지 않음에도 변화구 등 기술 습득 속도가 빨라 앞으로가 기대된다. 1라운드 10순위에서 좀처럼 건지기 힘든 재능을 손에 넣은 KIA다. 
 
3라운드에서 지명한 장안고 투수 이태규도 스타일상 선발투수가 잘 어울린다. 이태규는 키 188cm에 호리호리한 체형에서 140km/h 후반대 빠른 볼을 던진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수준급이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우면 더 힘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 그외 9라운더 경기고 투수 이호현도 제구와 공의 움직임,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 육성하기에 따라 선발로 기대할 만한 투수다.
 
불펜에 힘을 보태줄 투수도 있다. 2라운드에서 뽑은 성남고 장지수는 키가 179cm로 다소 작은 편이지만, 150km/h대 광속구를 자랑한다. 체격조건이나 구질로 볼 때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좋은 피칭이 기대되는 투수다. KIA 관계자는 “1군 무대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투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4라운드에서 지명한 원광대 투수 양승철도 ‘즉시전력감’에 가까운 투수다. 193cm에 108kg의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양승철은 대학야구에서 최정상급에 속하는 150km/h대 빠른 볼을 던진다. 1992년생으로 다소 많은 나이가 단점이지만, 대신 다른 대학 선수들과 달리 이미 군복무를 마쳤다는 장점도 있다. 제구만 보완하면 빠르게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란 평가다. 
 
KIA 관계자는 “올해는 10순위 지명이라 여러모로 쉽지 않은 조건이었던 건 분명하다”면서 “선수가 지닌 신체조건, 잠재력,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명을 했다”고 밝혔다. 또 “투수가 어떤 보직을 맡게 될지는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명한 투수 중에 분명 선발로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있다”고 전했다.
 
KIA가 지명한 투수들이 계획대로 잘만 성장한다면, 몇 년 뒤 KIA는 ‘42세 임창용 선발’의 현실을 벗어나 선발 왕국의 위용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한 KIA의 선발 육성 프로젝트가 향후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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