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엠스플의 눈] 김응용은 ‘쓴소리’ 할 자격없는 구태·무능 회장

일병 news1

조회 264

추천 0

2018.09.18 (화) 10:22

                           
-김응용 KBSA 회장, KBO 향해 돌연 '쓴소리' 작렬
-아마추어 선수 없는 대표팀 묵인하고, 아시안게임 땐 침묵했던 김 회장
-논란 때는 숨죽이고 있다가 논란 잦아들자 숟가락 얹기
-김 회장은 혁신의 주체가 아닌 혁신 대상, 비판 아닌 반성이 먼저
 
[엠스플의 눈] 김응용은 ‘쓴소리’ 할 자격없는 구태·무능 회장

 
[엠스플뉴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김응용 회장이 위기의 한국야구를 향해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최근 김 회장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최근 제안한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두고 근본적인 혁신이 우선이다. 기존 위원회를 정리하고 참신한 인물을 주축으로 새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덧붙여 프로-아마추어 상생과 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야구계 전체 자성을 촉구했다.
 
내용만 보면 틀린 얘기는 하나도 없다. ‘자연인 김응용’ 시절이었다면, 한국야구의 미래를 걱정한 야구 원로의 쓴소리로, 깊은 울림을 줬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김응용은 자연인 신분이 아니다. 한국 아마추어 야구의 수장인 KBSA 회장 신분이다. 정확히 말해 김 회장은 현재 한국야구가 겪는 위기의 원인 제공자이자 중요 책임자이며 혁신의 주체가 아닌 혁신의 대상이다. 김 회장의 고언이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유다.
 
김응용의 비판대상은 김응용 자신이고, 그는 쓴소리할 처지가 아니라 쓴소릴 들어야할 구태 야구인일 뿐이다
 
[엠스플의 눈] 김응용은 ‘쓴소리’ 할 자격없는 구태·무능 회장

 
지금 한국야구는 위기다. 위기는 누적된 것이다. 그 누적된 위기가 발화한 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AG)' 야구 대표팀 엔트리 논란이 일면서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이 지금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아마추어 대회에 프로 선수들을 데려다 노골적으로 ‘병역 혜택’을 노렸다는 의구심이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당시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그간 관례를 깨고 아마추어 선수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선 감독은 김응용 회장께 ‘금메달 꼭 따야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며 이미 김 회장과 얘기가 끝났다는 식으로 말했다. 닭 잡는 대회에 소 잡는 칼만 가득한 대표팀이 탄생한 덴 김 회장의 묵인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걸 선 감독이 폭로한 셈이다.
 
아마야구 수장의 책무를 망각한 김 회장의 행태에 대학야구 감독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는 성명서를 냈고, 홍익대 장채근 감독 같은 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옛 스승(김 회장)과 옛 동료(선 감독)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러한 아마야구 감독들의 목소릴 아예 외면했다. 감독들의 면담 신청에도 지금껏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엠스플뉴스 보도를 통해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 세계야구선수권대회(U-23) 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의 온갖 의혹이 제기된 뒤에도 김 회장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 KBSA의 막장 행정 실태가 낱낱이 드러났지만, 김 회장은 또 침묵하고 있다. 
 
AG 대회 기간 말 그대로 ‘잠수’ 상태였던 김 회장은 대표팀 논란이 어느 정도 잦아든 뒤, 11일 슬그머니 ‘실업야구 부활’을 들고 나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업야구팀 창단 MOU를 체결했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합의문 내용을 살펴보면 말만 화려하지 알맹이는 없다. '실업팀 창단'이란 구호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아무것도 없다. 운영비용은 어디서 조달할지, 야구장은 어떻게 구할지, 심판은 어디서 충원할지 산적한 문제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이 없다. 한마디로 노회한 정치인을 상기시키는 ‘한건주의’ 발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기지개를 켠 김 회장은 이번엔 KBO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야구미래협의회는 새롭고 추진력 있는 인물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지나가던 소가 웃고, 그걸 보던 하마다 덤블링 할 일이다.
 
'새롭고 추진력 있는 인물' 타령을 하기 전에 김 회장은 자신이 KBSA에 누굴 불러 들였는지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KBO 행정을 막장으로 이끌었던 ‘김기춘의 보좌관 출신’ 양해영 전 KBO 사무총장을 KBSA 실무 부회장으로 앉힌 건 김 회장 자신이다. 그런 김 회장이 '새롭고 추진력 있는 인물' 타령을 한다? 야구계와 야구팬을 개, 돼지로 알지 않으면 감히 할 소리가 아니다. 
 
‘프로와 아마의 상생’도 마찬가지다. AG 대표팀에 아마야구 선수가 완전 배제됐을 때 김 회장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AG 현장엔 근처도 가지 않았다. 그런 김 회장이 이제와서 상생을 얘기한다? KBO가 국민적 욕받이가 된 틈을 타 숟가락을 얹으려는 잔술수에 불과하다. 
 
야구계 전체의 자성을 촉구했다는 발언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야구계를 이 모양으로 만든 김 회장 자신부터 공개 반성할 일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작금의 사태를 두고 반성한다거나, 사과의 뜻을 밝혔다는 얘기는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처럼 김 회장의 발언은 고스란히 김 회장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다. 김 회장 안에서 두 개의 자아가 치열한 대결을 하는 듯한 모양새다.  
 
김응용은 쓴소리할 처지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릴 대변하는 현장에서 쓴소릴 들어야 하는 처지다 
 
[엠스플의 눈] 김응용은 ‘쓴소리’ 할 자격없는 구태·무능 회장

 
한 대학야구 감독은 김응용 회장이 취임 당시 내세운 공약 가운데 실천된 게 뭐가 있느냐고 목소릴 높였다. KBSA 개혁을 외쳤지만, 실상은 양해영 부회장을 정점으로 관리단체 수준의 행정 파탄만 거듭하고 있다. 기존 사무국 ‘고인 물’ 직원들에 둘러싸여 제대로 된 상황 인식과 의사 결정이 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KBSA 안팎에선 회의 주재조차 제대로 못 하는 회장이 무슨 회장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야구 원로’ 김응용 회장의 때늦은 쓴소리가 일선 지도자와 원로들 사이에서 비웃음만 사는 이유다. 
 
김응용 같은 인물이 한국야구계에서 원로 대접을 받고, 그의 유체이탈 화법이 '쓴소리'로 둔갑하는 현실. 이것이 대한민국 야구계의 비극일지 모른다.
 
김응용은 쓴소릴 할 처지가 아니다. 다음 달 열릴 국정감사에서 쓴소릴 들어야 할 처지다. 국민의 목소릴 대변하는 현장에서도 김응용이 지금처럼 추상 같은 쓴소릴 할지 지켜볼 일이다. 누구의 조언을 받아 '아프리카행'으로 국민의 목소릴 회피하려는 꼼수는 부리지 않았으면 한다.
 
배지헌, 박찬웅 기자 [email protected]
 
+제보를 받습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심판과 용품(KBO 지원 용품)과 관련해 제보주실 분은 [email protected]로 연락부탁드립니다.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