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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성숙한 아이돌’ 정수빈 “KS MVP, 다시 노려야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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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7 (월) 07:22

                           
잠실 아이돌의 화려한 귀환이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경찰야구단 제대 뒤 외국인 타자 못지않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에 무언가 부족했던 퍼즐 한 조각을 제대로 맞췄다. 이제 정수빈은 3년 전처럼 한국시리즈 MVP라는 화려한 해피엔딩을 꿈꾼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성숙한 아이돌’ 정수빈 “KS MVP, 다시 노려야죠.”

 
[엠스플뉴스]
 
“저는 이제 아이돌이 아니죠(웃음).”
 
‘잠실 아이돌’로 잠실구장 외야를 뛰어다니면서 여성 팬들의 함성을 이끈 지도 벌써 10년째다. 이제 풋풋함보단 성숙함이 더 풍기는 주인공은 바로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다. 사실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에서도 성숙함이 풍긴다. 경찰야구단에서 보낸 2년이 있었기에 정수빈은 야구 선수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성숙한 잠실 아이돌의 실력을 확인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9월 7일 경찰야구단에서 제대한 정수빈은 8일 곧바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년 만의 1군 복귀전을 앞두고 다소 긴장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정수빈답게 곧바로 1군 무대에 적응하는 활약(17일 기준 8경기 타율 0.370/ 10안타/ 2홈런/ 11타점)을 펼쳤다. 무엇보다 복귀 뒤 7타석 만에 나온 시즌 첫 안타가 정수빈의 답답했던 마음을 완전히 뚫리게 했다.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지미 파레디스와 스캇 반슬라이크 모두 처참한 성적으로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정수빈의 복귀가 무언가 부족했던 두산의 갈증을 채웠다. 시즌 막판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셈이다. 무엇보다 정수빈은 3년 전처럼 ‘한국시리즈 MVP’라는 최고의 해피엔딩을 내심 꿈꾼다.
 
두산이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성숙한 아이돌’ 정수빈 “KS MVP, 다시 노려야죠.”

 
두산이 시즌 막판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단 반응입니다(웃음). 그만큼 인상적인 활약이에요.
 
사실 운이 좋은 거죠. 외국인 타자가 부진해서 저에게 기회가 온 거니까요. 행운이자 기회입니다.
 
2년의 공백 기간에도 그리 긴장하는 느낌은 없었어요.
 
저도 이제 프로 10년 차잖아요(웃음). 오랜만에 나선 1군 무대라 첫 경기 땐 긴장을 조금 했지만, 바로 적응했습니다. 안타가 바로 안 나와서 답답했지만요.
 
7타석 만에 올 시즌 첫 안타가 나왔습니다.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가 나오니까 마음에 여유가 없더라고요. 다행히 7번째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서 답답했던 마음이 확 풀렸습니다.
 
그 기세를 이어서 9월 1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데뷔 첫 연타석 홈런까지 달성했어요.
 
시즌 첫 안타가 나오면서 확실히 여유가 생겼어요. 홈런 두 개 모두 스윙 타이밍이 정확하게 맞았어요. 저는 가끔 장타도 나오는 타자입니다(웃음).
 
정수빈 선수가 중견수로 복귀하면서 박건우 선수가 우익수로 이동하게 됐습니다. 공·수 모두 제대로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에요.
 
저는 중견수나 우익수나 어디에서 뛰어도 상관없어요. 아무래도 (박)건우가 최근까지 중견수로 뛰어서 더 편안해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감독님께서 구상하신 대로 뛰어야 하니까 서로 잘 적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재회한 ‘90년생 동기’들도 반가웠겠습니다.
 
‘어제 봤던 얘가 오늘 온 것 같다’는 반응이었어요. 남의 군 생활은 빨리 가는 거죠(웃음). (허)경민이와 (박)건우가 계속 잘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부럽기도 했죠. 제대한 뒤에 저도 함께 잘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젠 입단 동기들과 함께 팀 야수진의 주축이 됐어요. 그만큼 시간이 흘렀단 의미입니다.
 
(고갤 끄덕이며) 예전처럼 그저 어린 선수들이 아니죠. (오)재원이 형이나 (김)재호 형이 가장 위에 있지만, ‘90년생’ 동기들이 중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이젠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까지 다 해야 할 위치에요. 책임감이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정수빈 “경찰야구단에서 야구에 대한 흥미를 되찾았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성숙한 아이돌’ 정수빈 “KS MVP, 다시 노려야죠.”

 
경찰야구단 얘길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팀 동기들보단 조금 늦게 입대한 느낌이었는데요.
 
솔직히 저는 정말 좋은 타이밍에 군대를 다녀왔다고 생각해요. 2016시즌 성적(타율 0.242)이 안 좋았는데 그 흐름이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분위기였죠. 타격을 재정립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입대 전 세웠던 목표가 궁금합니다.
 
타격 향상은 당연한 목표였죠. 가장 큰 목표는 야구에 대한 흥미를 되찾는 거였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1군에서 뛰면서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계속 받은 상황이었어요. 편안하게 제 야구만 생각할 여유가 필요했습니다.
 
최근 활약을 보면 야구에 대한 흥미 되찾기는 성공인 것 같습니다.
 
(고갤 끄덕이며) 경찰야구단에서 제가 하고 싶었던 야구를 다 재밌게 해본 것 같아요. 복무 기간에 타격 자세를 많이 바꿨습니다. 제대 전에 저만의 스타일을 정립하려고 노력했는데 나름대로 잘 풀렸어요. 저에게 적합한 스윙 타이밍이 나와서 만족스럽습니다.
 
올 시즌 두산 타자들의 홈런 기세가 대단합니다. 장타에 대해 고민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런 고민을 안 한 건 아니죠. 그런데 제 스타일이 홈런 타자는 아니잖아요. 억지로 장타를 노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장타보단 정확성과 주루, 그리고 수비에 더 집중하는 게 제 스타일이죠. 그게 가장 ‘두산’다운 야구가 아닐까요.
 
경찰야구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곰곰이 생각 뒤) 아무래도 논산 훈련소를 갔다가 자대로 처음 들어갔을 때가 떠오르네요. 아득했죠(웃음). 제대를 한 달 정도 앞뒀을 때도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사실 제가 어디 가나 적응을 잘하는 스타일이라 여기가 우리 집이라고 생각하면서 잘 지냈어요. 고립된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친하게 지낸 동기는 누구인가요.
 
(박)진우와 (이)대은이 형, 그리고 (이)흥련이 형과 (홍)성민이 형이랑 가장 친했어요.
 
홍성민 선수의 말로는 이대은 선수가 가장 이미지와 달랐다고 하던데요(웃음).
 
(이)대은이 형 이미지는 지켜줘야 합니다(웃음). 정말 잘생겨서 처음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동기들 가운데 가장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잘했어요. 내년 1군에서 맞붙을 순간이 기대됩니다.
 
‘원조 잠실 아이돌’ 정수빈이 택한 후계자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성숙한 아이돌’ 정수빈 “KS MVP, 다시 노려야죠.”

 
정수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별명이 있는데요.
 
(고갤 갸우뚱거리며) 설마 잠실 아이돌인가요.
 
맞습니다(웃음). 두산 팬들에겐 영원한 잠실 아이돌이 아닐까요.
 
이제 저에겐 아이돌은 부담스러운 단어죠(웃음). 더 어리고 잘생기고 잘하는 후배들이 많아요. ‘아이돌’이라는 단어는 그런 후배들에게 어울리지 않을까요. 물론 팬들께서 아직 그런 얘길 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따로 군대에서 외모 관리를 한 건 아닌가요.
 
군대에서 특별한 관리는 안 했어요. 그저 꾸준히 세안하고 스킨이랑 로션을 잘 바르는 것밖에 없었죠. 무엇보다 저는 이제 (외모가) 죽었어요(웃음). 야구를 잘해서 더 사랑받아야 할 처지입니다.
 
그렇다면 직접 ‘잠실 아이돌’의 후계자를 지명할 수 있을까요.
 
우선 (함)덕주나 (박)치국이가 제 눈에 들어오네요. 외모가 풋풋하고 야구도 잘하니까 가장 사랑받을 때죠.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별명뿐만 아니라 남·여 팬들이 함께 부르는 응원가도 유명했습니다. 아쉽게도 저작권 문제로 이젠 들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저도 제 응원가를 못 쓴다고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복귀전 때도 얼핏 들렸는데 제대로 부르지는 못하는 상황이더라고요. 문제가 잘 해결된다면 나중에 다시 들을 날이 오지 않을까요.
 
다시 KS MVP 노리는 정수빈 “겨울에 바쁘게 돌아다니고 싶어요.”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성숙한 아이돌’ 정수빈 “KS MVP, 다시 노려야죠.”

 
올 시즌 두산은 2016년 통합 우승 시절과 많이 비교되고 있습니다. 입대 전인 2016시즌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인가요.
 
2년 전에도 잘했지만, 올 시즌에도 팀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팀이 더 강해져서 이제 빈틈이 전혀 없어요. 당연히 저도 확실한 주전이 아니죠. 살아남고자 더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올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도 중요합니다. 더 성숙한 정수빈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국시리즈에서 정수빈의 결정적인 ‘슈퍼 캐치’도 기대됩니다.
 
일단 남은 경기에 집중해서 정규시즌 우승을 빨리 확정 짓도록 도와야죠. 한국시리즈에 간다면 제가 가을야구 경험이 많으니까 큰 도움을 줄 거로 확신합니다. 오히려 큰 경기에서 긴장을 안 하고 더 즐기는 스타일이에요.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순간이 기대됩니다.
 
3년 전처럼 한국시리즈 MVP도 노릴 수 있지 않을까요.(정수빈은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타율 0.571/ 8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당연히 올 시즌에도 한국시리즈 MVP를 노리고 싶습니다. 한 번 해본 경험이 있잖아요. 겨울에 바쁘게 돌아다니고 싶습니다(웃음).
 
2년 동안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은 두산 팬들에게도 할 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2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저를 잊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니까 책임감이 더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더 잘하고 싶단 오기도 생겼어요. 앞으로 더 좋은 활약으로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계속 꾸준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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