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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디아즈 vs 트레이넨, AL 최고 마무리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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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2 (수) 21:22

                           
[이현우의 MLB+] 디아즈 vs 트레이넨, AL 최고 마무리는?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 2018 정규시즌이 막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날은 선선해졌지만,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 다툼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개인상 경쟁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제이콥 디그롬(8승 8패 ERA 1.71)과 맥스 슈어저(17승 6패 ERA 2.31), 애런 놀라(16승 4패 ERA 2.29)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에게 주어지는 마리아노 리베라상이다. 올 시즌 AL에는 누가 마리아노 리베라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두 선수가 있다. 에드윈 디아즈(24·시애틀 매리너스)와 블레이크 트레이넨(30·오클랜드 어슬레틱스)다.
 
에드윈 디아즈 
0승 4패 54세이브 69.1이닝 119탈삼진 ERA 1.95 FIP 1.38 WAR 3.7승
 
 
 
시애틀의 마무리 디아즈는 12일(한국시간)까지 54세이브로 MLB 전체 세이브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NL 세이브 부문 1위 웨이드 데이비스의 세이브 횟수는 39회, AL 세이브 부문 2위 크레익 킴브렐의 세이브 횟수는 38회다.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올 시즌 디아즈의 세이브 횟수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알 수 있다.
 
디아즈의 54세이브는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5위에 해당한다. 더 대단한 점은 여전히 소속팀 시애틀은 시즌 종료까지 18경기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디아즈는 앞으로 한 개의 세이브만 더 기록하면 존 스몰츠(2002년)와 에릭 가니에(2003년)가 세운 기록(55세이브, 역대 공동 3위)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역대 2위인 바비 티그펜(1990년)이 세운 57세이브까지는 3번, 역대 1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008년)가 세운 62세이브까지는 8번이 남았다. 디아즈는 올 시즌 2.7경기당 1세이브를 거두고 있다. 이를 남은 경기에 대입해보면 디아즈는 61세이브로 시즌을 끝마치게 된다. 조금만 운이 따라준다면 로드리게스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MLB 역대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순위
 
1위 62세이브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008)
2위 57세이브 바비 티그펜(1990) 
3위 55세이브 존 스몰츠(2002), 에릭 가니에(2003)
5위 54세이브 에드윈 디아즈(2018) 
6위 53세이브 트레버 호프먼(1998), 마리아노 리베라(2004), 랜디 마이어스(1993)
 
심지어 디아즈는 단순히 세이브 횟수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지표에서도 두드러지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디아즈는 5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부문 AL 4위(1.95), 탈삼진 부문 AL 1위(119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AL 1위(0.79명),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AL 1위(1.38),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AL 1위(3.7승)에 올라있다.
 
이 정도면 어느 시즌에 가져다 놓더라도 여유 있게 마리아노 리베라상을 받을 수 있는 성적이다. 문제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는 디아즈에 못지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또 다른 괴물 불펜 투수가 있다는 것이다. 얄궃게도 두 선수는 소속 지구마저 같다.
 
블레이크 트레이넨 
6승 2패 37세이브 72.1이닝 94탈삼진 ERA 0.87 FIP 1.79 WAR 3.3승
 
[이현우의 MLB+] 디아즈 vs 트레이넨, AL 최고 마무리는?

 
트레이넨은 12일까지 평균자책점 0.87로 올 시즌 5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AL 평균자책점 2위 호세 르클럭(1.71)과 비교해도, 거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만약 이대로 시즌을 끝마칠 경우 트레이넨은 단일 시즌 불펜으로만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가운데 역대 6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디그롬이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다승'은 중요한 지표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는 불펜 투수에게도 그대로 접목할 수 있다. 불펜 투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세이브'는 적합한 지표가 아니다. 왜냐하면, 투수별로 주어지는 세이브 기회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올 시즌 디아즈에겐 약 59번(54세이브 5블론)의 세이브 기회가 주어졌다. 반면, 트레이넨에겐 세이브 기회가 약 41번(37세이브 4블론)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단순히 세이브 횟수만 놓고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런데 현대 세이버메트릭스에는 세이브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스탯이 있다. 바로 셧다운(Shutdown)과 멜트다운(Meltdown)이다.
 
2018시즌 AL 불펜 WPA(승리확률 기여도) 순위
 
1위 5.97 블레이크 트레이넨(41SD 3MD)
2위 4.59 에드윈 디아즈(42SD 8MD)
3위 3.28 크레익 킴브렐(29SD 6MD)
4위 3.16 루 트레비노(25SD 8MD)
5위 2.92 아롤디스 채프먼(23SD 4MD)
SD: 셧다운 MD: 멜트다운
 
셧다운과 멜트다운은 세이브와 블론 세이브를 대신해 '한 불펜 투수가 팀의 승리 확률(Win Expectancy, WE)을 높이는 데 기여를 했는지, 아니면 손해를 끼쳤는지'를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셧다운은 한 투수가 등판해서 마운드에 있는 동안 팀의 승리 확률을 6% 이상 높였을 때 주어진다. 반대로 멜트다운은 승리 확률을 6% 이상 낮췄을 때 주어진다.
 
이런 측정 방식으로 인해 셧다운과 멜트다운은 한 투수가 얼마나 자주 중요한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는지, 또는 경기를 망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트레이넨은 두 지표에서 41셧다운(3멜트다운)으로 42셧다운(8멜트다운)을 기록 중인 디아즈를 앞서고 있으며, WPA(승리확률기여도)에서도 5.97로 압도적인 1위(2위 디아즈 4.59)를 기록 중이다.
 
 
 
요약하자면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를 놓고 펼쳐지는 경쟁은 현재까지 세이브와 탈삼진 등 그동안 마무리를 평가하는데 주로 쓰였던 지표에선 디아즈가, 반대로 평균자책점과 승리확률 변화를 접목한 최신 세이버메트릭스 지표에선 트레이넨이 우위를 보인다. 
 
따라서 그간 투표 성향을 고려했을 때 올해 마리아노 리베라상의 영광은 디아즈에게로 돌아갈 확률이 높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올 시즌 누가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지에 대해선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펼쳐지는 이러한 논쟁이야말로 메이저리그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 가운데 하나다.

과연 두 투수 가운데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투수는 누구일까?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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