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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이력서] (15) 연세대 천재민 “믿음 줄 수 있는 선수 되고 싶어”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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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 (월) 15:44

                           

[내가쓰는이력서] (15) 연세대 천재민 “믿음 줄 수 있는 선수 되고 싶어”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이력서. 15편의 주인공은 연세대 주장 천재민(22, 191cm)이다. 숱한 바람에도 긍정적인 성격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천재민이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아직 보여준 임팩트는 크지 않지만, 둥글둥글한 성격 덕분에 어느 팀에서든 빠른 적응력으로 융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에서 유일한 4학년인 만큼 우직하고, 팀을 하나로 아우르는 것만큼은 일등. 다가오는 대학리그 후반기에는 플레이로서도 듬직함을 보여줄 각오란다.

 

[내가쓰는이력서] (15) 연세대 천재민 “믿음 줄 수 있는 선수 되고 싶어” 

# 성장과정

천재민의 운동부 생활 첫 종목은 축구. 하지만 어린 마음에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 1년 동안 하던 축구부를 그만뒀다. 원체 뛰노는 걸 좋아했던 어린 천재민은 운동을 계속 하고 싶어 창원 LG 유소년 농구단에 가입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취미로만 하던 농구, 마침내 팔룡중 코치의 눈에 띄어 중3 초반에 농구부로 정식 등록하면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창원에 장석구 아저씨라고 계세요. 팔룡중에서 농구부 제의를 받았을 때, 아저씨께서도 권유하시더라고요. 중2 겨울방학부터 농구를 시작해서 정식선수가 된 건 3학년이에요. 여러 대회를 나갔었는데, 2008년 부산에서 열린 KBL 대회에도 참여 했어요. 8강까지 갔던 것 같은데, 뛰어다니는 게 재밌었어요.”

 

늦게 시작한 농구다 보니 채워야 할 점도 많았다. 그의 진가가 발휘된 건 부산중앙고 시절. 하지만 부산중앙고 하면 떠오르는 2012년 연맹회장기 헝그리 베스트5 시절은 아니다. 당시는 창원에서 부산으로 옮기면서 전학 징계를 받아 벤치에서 형들의 투혼을 지켜봤다.

 

“제가 부산으로 전학을 간 건 강양현 코치님의 제안 때문이었어요. 뭔가 믿음이 컸죠. ‘나랑 한 번 농구 안 해볼래’라고 부산 사투리로 말씀하시는데, 뭔가 믿음이 느껴졌어요. 동아고, 부산중앙고 지역 평가전도 자주 보러 갔었는데, (천)기범이 형도 멋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저도 이끌려서 창원에서 부산으로 전학을 갔어요.”

 

“저도 뛰어 보고 싶었죠”라고 부산중앙고의 전성기 시절을 회상한 그는 “저도 저렇게 조명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2학년 때 부상을 당했어요. 형들 졸업하고 저도 잘해봐야지 했는데, 2학년 때 여수에서 하는 스토브리그에 뛰다가 발날에 피로골절이 왔죠. 핀을 박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8개월 정도가 흘렀고,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하는데 1년정도 걸린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천재민의 인생경기는 2014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46회 대통령기에서 나왔다. 예선전에서 인헌고를 상대로 55득점(3점슛 6개 포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팀 승리(86-62)의 중심에 섰다. 강양현 코치가 강조하던 ‘우지원같은 슈터’로서의 면모를 보인 것.

 

“그때 왜 강양현 코치가 ‘우지원’이라고 강조했나”라고 묻자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코치님이 계속 ‘우지원같은 슈터가 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이충암이라는 형이 있었는데, 개인 훈련을 정말 많이 도와줬죠. 1대1, 드라이브인 등을 봐주셔서 (양)홍석이랑 (성)광민이랑 같이 연습하곤 했어요. 그때 농구가 좀 늘었던 것 같아요”라고 고등학교 시절을 되짚었다.

 

[내가쓰는이력서] (15) 연세대 천재민 “믿음 줄 수 있는 선수 되고 싶어” 

# 수상이력

- 2018년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우수선수상

 

‘슛’이 장점인 천재민은 목표로 했던 연세대에 진학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천재민도 쟁쟁한 선배들과 출전 시간을 놓고 경쟁을 펼쳐야만 했다. 천기범, 허훈, 최준용, 안영준 등 형들에게 밀려 3학년 때까지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데다 설상가상으로 함께하던 동기들이 모두 농구를 그만두게 되면서 15학번에서는 홀로 남게 됐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기량이 출중하다고 생각은 안해요. 잘하는 선배들도 많았고요. 처음에는 연세대 입학하는게 목표였는데, 1학년 때는 거기에 안주한 것 같아요. 이후론 그만둔다고 몇 번을 생각 했지만, (은희석)감독님을 믿고 버텼던 것 같아요. 학년을 거듭할수록 출전 시간을 조금씩 부여받았고, 그러다 보니 농구가 재밌어지고 그랬죠.”

 

4학년이 되고, 주장이 됐지만, 팀플레이를 중요시하는 연세대 팀 컬러 특성상 출전 시간을 고참이라고 해서 당연히 부여받는 것은 없다. 승부처에는 그보다 공격 성공률이 높은 동생들이 뛸 때가 더 많다.

 

“홀로 4학년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또 그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면 괜찮은 것 같아요. 제가 성격이 긍정적이거든요”라며 웃어 보인 그는 “신입생들을 보면 개성이 강해서 하나로 모으는데 어려운 점이 있을 때도 있지만, 그땐 (양)재혁이가 잘 도와줘서 크게 어렵지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슛이 장점이다 보니 밸런스 잡는 것에 집중해요. 수비에 집중하고, 찬스가 났을 때 던지는 게 제 역할이죠. 감독님이 주시는 과제를 수행하려 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내가쓰는이력서] (15) 연세대 천재민 “믿음 줄 수 있는 선수 되고 싶어” 

# 입사 후 포부

천재민은 아쉬웠던 경기로 지난 7월 상주에서 치렀던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를 꼽았다. 라이벌인 고려대에 발목을 잡혀 준우승에 그쳤고, 그 순간을 지켜봐야 했던 것이 그를 더 작아지게 했다. 프로에 가게 된다면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기전이나 고려대와의 경기를 보면 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건 제 탓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입을 뗀 그는 “박빙의 경기에서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보통 들어가는데, 그런 모습에서 제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감독님께 플레이로서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힘줘 말했다.

 

[내가쓰는이력서] (15) 연세대 천재민 “믿음 줄 수 있는 선수 되고 싶어” 

느지막이 농구를 시작해 기본기가 남들보다 뒤처지는 건 그가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부분. 일단 그로서는 장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천재민의 대학리그 전반기 기록은 평균 4득점 2리바운드 0.6어시스트. 앞서 이력서를 통해 장점을 ‘슛’이라고 적은 변준형, 배경식, 전현우, 권성진 등보다 득점력에서는 크게 메리트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기전 일정이 포함된 대학리그 후반기 일정이 중요할 전망.

 

“팀에 보탬이 되면서 4학년의 역할을 다하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진 그는 “정기전 승리, 대학리그 3연패를 이룬 후 프로에 진출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 사진_ 점프볼 DB(한필상, 홍기웅 기자)



  2018-09-03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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