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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계속 샘솟는 화성 화수분, ‘그다음’을 또 준비한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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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1 (토) 07:22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화수분 야구는 눈길을 끌만 한다. 주전 야수들의 장기 부상 속에서도 젊은 타자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 맹활약을 펼친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그다음을 항상 준비하는 넥센과 화성의 육성 얘길 들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계속 샘솟는 화성 화수분, ‘그다음’을 또 준비한다

 
[엠스플뉴스]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화수분 야구’는 기대 이상이다. 전반기 주전 야수인 서건창·박병호의 장기 부상과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끝없는 부진, 그리고 구단 안팎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에도 젊은 야수들의 깜짝 활약으로 버틴 넥센이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2년 차 징크스는 없었다. 송성문·김규민·김재현 등 중고 신인들도 깜짝 활약을 펼쳤다. 전략적으로 육성한 김혜성 역시 2년 차 시즌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끝없이 샘솟는 꿀단지인 화성 히어로즈에선 ‘그다음’을 준비한다. 올 시즌 신인인 예진원과 추재현이 차세대 히어로로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넥센 젊은 피의 활약상을 지켜본 한 현장 지도자는 “올 시즌 넥센을 보면 타자 육성이 정말 잘 되는 팀이라고 느껴진다. 선수마다 체계적으로 육성 계획이 있는 것 같다. 2군에서 부족한 점을 채운 뒤 1군 무대를 경험하고, 어느 시점에 1군에서 자리 잡을지가 딱딱 맞아떨어진다. 1군에 올라오는 타자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펜서 감독 “1군과 2군이 바라보는 방향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계속 샘솟는 화성 화수분, ‘그다음’을 또 준비한다

 
이렇게 칭찬 일색인 넥센 육성의 중심엔 화성 2군 쉐인 스펜서 감독이 있다. 스펜서 감독은 2016년부터 한국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내우외환에 시달린 넥센이 버틸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스펜서 감독이 지휘하는 화성의 육성 능력이다.
 
“올 시즌 몇몇 1군 주전 선수의 부상 기간이 길었다. 그 빈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스스로 잘해서 메웠다. 그런 걸 보면 정말 뿌듯하다. 2군 선수들이 1군으로 올라가는 횟수가 많아져야 우리가 제대로 일을 하는 거다. 2군에선 특별한 목표 설정보단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걸 우선순위로 생각한다.” 스펜서 감독의 말이다.
 
무엇보다 1군과 2군이 바라보는 방향이 같아야 한다. 방향뿐만 아니라 행동도 마찬가지다. 스펜서 감독은 1군과 2군이 한 페이지 안에서 같은 생각으로 운영해야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 있다.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 분배도 그렇다. 베테랑 선수와 어린 선수들의 출전을 각자 목적에 맞게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또 상황에 따른 팀 배팅이 가능해야 1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게 내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스펜서 감독이 올 시즌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선수는 바로 김규민이다. 2012년 넥센에 입단한 김규민은 지난해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 14경기 출전 타율 0.238 5안타의 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 김규민은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85안타/ 3홈런/ 39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스펜서 감독은 “1군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이 다 자랑스럽지만, 특히 김규민이 더 눈에 들어온다.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이었다. 2군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걸 보니까 기분 좋다. 오랫동안 1군에서 버티면서 살아남았기에 더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김규민이 느끼는 치열한 팀 내 생존 경쟁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계속 샘솟는 화성 화수분, ‘그다음’을 또 준비한다


김규민도 자신을 칭찬한 스펜서 감독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규민은 “내가 퓨처스리그 성적이 돋보이지 않았는데도 스펜서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용해주셨다. 그래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1군에 올라가기 전에도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규민은 스펜서 감독을 ‘속을 알 수 없으신 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스펜서 감독은 2군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김규민은 “감독님은 편하면서도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분이다. 속을 알 수 없어서 더 무서운 분위기가 있다. 실력을 제대로 발휘 못 하면 냉정하게 대우받는다. 조그만 부분이라도 대충할 수가 없다”며 고갤 끄덕였다.
 
젊은 타자들의 활약에 대해서 김규민은 ‘원래 잘 치는 타자가 잘 적응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규민은 (송)성문이나 (김)혜성이나 다 1군에 올라와서 정말 잘 친다. 솔직히 2군에 다시 내려가고 싶지 않은 건 다른 팀도 똑같지 않나. 화성이 먼 거리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정후도 그렇고 학창 시절 때부터 타격으로 소문난 선수들이 우리 팀에 온 거다. 그만큼 1군에서 과감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넥센 야수진의 평균 연령은 확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규민은 “주위를 둘러보면 다 젊은 야수뿐이다. 내가 1993년생인데 팀 내에서만 보면 많은 나이다. 그만큼 한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는 분위기다. 한 경기 못 하면 바로 2군행 걱정을 할 정도”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예진원·추재현, 넥센과 화성이 준비하는 ‘그다음’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계속 샘솟는 화성 화수분, ‘그다음’을 또 준비한다

 
김규민의 말처럼 호시탐탐 1군 선배들의 자리를 노리는 당찬 신인들도 화성에서 자라고 있다. 스펜서 감독은 “올 시즌 신인인 예진원추재현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을 유심히 지켜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예진원은 이정후의 부상으로 올 시즌 1군 콜업 기회를 얻기도 했다. 콜업 다음 날 곧바로 선발 출전한 예진원을 보면 넥센의 과감한 기용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2군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가 1군에 올라오면 선발 출전으로 기량을 확인하려고 한다. 대타로 나가면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젊은 야수의 과감한 기용은 넥센에 큰 이득으로 돌아왔다. 8월 창단 뒤 최다 연승 기록인 11연승으로 4위까지 치고 올라간 넥센은 9월 들어 가을야구 굳히기를 노린다. 특히 9월 확장 엔트리는 넥센의 화수분 야구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넥센과 화성이 함께 준비하는 ‘그다음’의 결과물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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