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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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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0 (목) 21:22

                           
[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 2018 정규시즌이 막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날은 선선해졌지만,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 다툼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개인상 경쟁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각축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단연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이다. 올 시즌 NL에는 누가 사이영상을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세 선수가 있다. 
 
[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제이콥 디그롬
 
 
 
제이콥 디그롬(30·뉴욕 메츠)은 시즌 평균자책점 1.68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있다. 이는 마운드의 높이가 10인치로 낮아진 1969시즌 이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5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한편, 디그롬은 ERA+(시대 및 구장 효과를 조정한 평균자책점) 219와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2.07에서도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디그롬은 이닝(NL 3위), 9이닝당 삼진(NL 2위), 9이닝당 볼넷(NL 4위), 9이닝당 홈런(NL 공동 1위),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팬그래프 기준 1위) 등 세부 지표에서도 모조리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개인 성적'만 놓고 봤을 때, NL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투수가 디그롬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1969시즌 이후 규정이닝 평균자책점 순위
 
1. 1985시즌 드와이트 구든 ERA 1.53
2. 1994시즌 그렉 매덕스 ERA 1.56
3. 1995시즌 그렉 매덕스 ERA 1.63
4. 2015시즌 잭 그레인키 ERA 1.66 
5. 2018시즌 제이콥 디그롬 ERA 1.68 (진행 중)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그롬이 다승 부문에서는 8승으로 공동 44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세이버메트릭션들 사이에선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다승'는 더이상 중요한 지표가 아니게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일부 예외 케이스(2010년 AL 사이영상)를 제외하면, 다승은 여전히 사이영 투표권자들이 표를 행사함에 있어 비중을 두고 있는 지표 중 하나다.
 
따라서 올해 디그롬의 사이영 수상 여부는 개인 커리어를 넘어 세이버메트리션과 전통론자 가운데 어느 쪽이 '현 시점에서 선수 평가에 있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맥스 슈어저
 
[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올해 디그롬이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아이돌이라면, 전통론자들의 아이돌은 맥스 슈어저(34·워싱턴 내셔널스)다. 슈어저는 비록 평균자책점을 비롯한 각종 비율 지표에서 디그롬에게 뒤처져 있지만, 다승·이닝·탈삼진이라는 주요 누적 지표에서 디그롬을 앞서고 있다. 전통적인 기준에서 NL 투수 가운데 가장 사이영에 부합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단연 슈어저다.
 
슈어저는 다승(16승), 이닝(186.2이닝), 탈삼진(249탈삼진)에서 모두 NL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세부 지표에 있어서도 생각보단 다른 두 후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한편, 2016-2017시즌 2년 연속 NL 사이영상을 포함해 통산 3차례나 사이영을 받은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름값'에 있어서도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문제는, 지난 2년 연속 사이영 수상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3년 연속 사이영 수상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렉 매덕스(1992-1995 4년 연속)와 랜디 존슨(1999-2002 4년 연속)밖에 이루지 못한 대업이며, 통산 사이영 4회 수상 역시 앞선 두 선수와 로저 클레멘스 그리고 스티브 칼튼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따라서 올해 투표권자들이 슈어저에게 요구하는 기준치는 다른 후보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슈어저가 득표를 하기 위해선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성적을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디그롬과 놀라의 성적이 너무도 좋다.
 
애런 놀라
 
[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애런 놀라(25·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이름이 덜 알려진 선수다. 놀라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번째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됐고 이듬해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규정이닝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잘 것없는 경력과는 달리, 올해 놀라가 거두고 있는 성적은 결코 다른 두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
 
놀라는 평균자책점 2.10으로 디그롬에 이은 NL 2위에 올라있다. 한편, 다승 부문에서도 슈어저에 이은 NL 2위에 올라있다. 탈삼진 부문은 177개로 NL 4위, 팬그래프 기준 WAR은 5.7승으로 NL 3위다. 어느 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진 못하지만, 다른 두 후보에 비해 균형 잡힌 성적을 기록 중인 것이 놀라의 장점이다.
 
[이현우의 MLB+] 디그롬 vs 슈어저 vs 놀라, NL 사이영 승자는?

 
한편, 디그롬은 전통적인 지표인 '다승'에 약점이 있다. 슈어저는 연속 수상에 따른 투표권자들의 눈높이 상승이라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놀라는 두드러진 약점이 없다. 디그롬과 슈어저에게 1위 표가 분산된다면, 사이영상 특유의 투표 방식(1위 7점, 2위~5위는 4-3-2-1점)에 따라, 2위 표를 과점할 확률이 높은 놀라가 사이영을 수상하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한편, 후반기 놀라가 보이는 상승세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놀라는 최근 한 달간 3승 0패 42.0이닝 평균자책점 1.07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그중 두 번은 슈어저와의 맞대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 기세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시즌이 끝날 무렵 놀라는 평균자책점과 다승, 양쪽에서 각각 디그롬과 슈어저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2018시즌 NL 사이영상은 누구의 품으로 돌아갈까?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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