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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오치아이 “왕조 시절과 지금 삼성은 다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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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0 (목) 07:22

                           
-“선발진, 이상적인 그림과 비교해 부족하다.”
-“확고한 마무리는 없다. 최충연 성장세 가장 돋보인다.”
-“‘라팍’ 피홈런이 홈런보다 적어야 한다. 볼넷도 더 줄일 수 있다.”
-“올 시즌 삼성은 젊은 선수 육성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
-“삼성이라면 당연히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오치아이 “왕조 시절과 지금 삼성은 다르다.”

 
[엠스플뉴스]
 
삼성 라이온즈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그만의 매력이 있다. 목소리 톤의 큰 변화가 없이 조곤조곤 나오는 그의 말속엔 날카로움이 스며들어있다. 툭 던지는 그의 한마디에 ‘강단’이 확실히 느껴진다.
 
오치아이 코치는 2010년대 초·중반 삼성 왕조의 기틀(2010년~2012년 투수코치)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아무리 예쁘게 활짝 핀 꽃이라도 시드는 순간이 찾아온다. 왕조가 무너진 뒤 삼성은 2년 연속 9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왕조 재건에 나서야 할 삼성은 오치아이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삼성 팀 평균자책(5.88)은 리그 최하위였다. 하지만, 오치아이 코치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그 손을 망설임 없이 잡았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올 시즌 스프링 캠프까지 오치아이 코치는 단내가 나는 지옥 체력훈련으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키웠다. 그 결과 올 시즌 삼성 팀 평균자책은 리그 5위(5.18)까지 올라왔다. 그래도 오치아이 코치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고갤 내저었다. 투수들이 더 잘할 수 있단 믿음이 있는 까닭이었다.
 
오치아이 “선발진은 이상적인 그림과 비교해 부족한 게 사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오치아이 “왕조 시절과 지금 삼성은 다르다.”

 
이미 오래전에 경험했겠지만, 올 시즌 여름이 유독 더웠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날씨를 버틸 만했나(웃음).
 
나는 오히려 올 시즌이 옛날 시민구장 시절보다 낫다. 시민구장은 에어컨 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웃음). 라이온즈파크 시설이 정말 좋아서 더위를 크게 못 느꼈다.
 
무더위 속에서도 마운드 성과는 확실히 있었다. 외국인 투수를 중심으로 선발진이 버텼고, 불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스프링 캠프 때 세운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 분위기다. 사실 힘든 시즌이 될 거로 예상했다. 시즌 중반 어려움이 찾아와도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계획한 대로 잘 대처한 것 같다.
 
선발진에선 외국인 투수진인 리살베르토 보니야(141이닝)와 팀 아델만(135.1이닝)이 이닝을 길게 소화해주는 역할을 잘했다.
 
내가 봤을 땐 (두 외국인 투수가) 이닝을 길게 소화하는 느낌보단 감독님이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길게 쓴단 느낌이 더 강하다.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들보다 낫지만, 아직까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윤성환(20G 4승 7패 평균자책 7.04)과 장원삼(8G 3승 1패 평균자책 6.16) 등 토종 베테랑 선발진의 부진은 다소 아쉽다.
 
윤성환은 나이의 영향이 있어서 언젠간 힘든 시기가 찾아올 거로 봤다. 그게 올 시즌이 됐다. 지난해도 안 좋았던 장원삼은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선발진은 가장 이상적인 그림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시즌 전에 투수들을 어느 정도 돌려가면서 선발진 운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우규민(35G 1승 1패 9홀드 평균자책 3.20)도 원래 선발 자원으로 생각했다가 시즌 중반 불펜으로 보직이 바뀐 것으로 안다.
 
우규민은 올 시즌 선발 투수로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할 거로 기대했다. 그런데 허리를 다치면서 어디로 기용해야 팀 전력에 도움이 될지 고민했다. 지금 같이 중간에서 어느 정도 이닝을 소화해주는 역할이 맞을 것 같았다. 올 시즌 정말 잘해주고 있지만, 내년엔 다른 자리에서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
 
신인 양창섭(12G 5승 3패 평균자책 4.63)이 그나마 선발진의 희망이 됐다.
 
(눈을 부릅뜨며) 올 시즌 양창섭은 신인이라 어느 정도 봐주는 게 있다. 내년엔 2년 차 투수다. 요구사항이 많아질 거고, 등판 결과도 더 좋아야 한다. 양창섭을 더 성장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뿐이다.
 
오치아이가 본 최충연의 미래는 선발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오치아이 “왕조 시절과 지금 삼성은 다르다.”

 
이제 불펜 얘길 해보자. 6년 전엔 ‘끝판왕’ 오승환이 있었는데 올 시즌엔 심창민(16세이브)이 9회를 책임진다.
 
올 시즌 9회엔 심창민이 가장 많이 등판했다. 이기는 순간 9회에 고정적으로 나가는 게 마무리인데 현재 상황에서 내 생각으론 오승환처럼 확실한 마무리 투수는 없다고 본다. 남은 시즌 경기에선 심창민·장필준·최충연·우규민 등 투수 네 명의 컨디션을 보면서 괜찮은 투수를 더 중요한 순간에 쓰려고 한다. 물론 내년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나와야 한다.
 
무엇보다 최충연(58G 1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 4.21)의 성장세가 확연하게 돋보인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가 됐다.
 
이미 스프링 캠프에서 최충연의 공을 봤을 때 올 시즌 활약을 예감했다. 사실 선수의 미래를 봐선 선발 투수를 해야 한다. 일단 어디서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붙이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올 시즌엔 중간에서 뛰면서 좋은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불펜 필승조로서 최충연이 올 시즌 너무 많은 이닝(68.1이닝)을 소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까지 최충연이 출전한다.
 
개인적인 생각엔 아직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같이 어린 나이에선 공을 많이 던지면서 경험을 쌓게 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몸 상태를 항상 확인하면서 관리를 철저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라이온즈파크는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곳이다. 올 시즌 라이온즈파크에서 피홈런 개수(66개)가 홈런 개수(57개)보다 많다. 투수코치로 처음 경험하는 라이온즈파크는 어땠나.
 
솔직히 라이온즈파크에서 우리가 친 홈런보다 상대 팀이 친 홈런 개수가 더 많으면 부끄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우리 홈구장인 까닭이다. 그만큼 투수들이 제구력 부족으로 실투를 많이 던진 거다. 앞으로 홈런이 나오기 힘든 바깥쪽 낮은 코스 제구에 더 신경 쓰도록 주문하겠다.
 
KBO리그의 전반적인 타고·투저 흐름도 영향이 있다고 보나.
 
최근 KBO리그는 타자들이 유리한 환경이다. 스트라이크 존도 그렇지만, 실책 같은 타구가 안타로 기록이 잘 되더라. 투수에게 불리한 판정도 자주 나오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제구력이 떨어지는 투수가 리그 전체에 너무 많은 게 가장 큰 타고·투저 요인 같다.
 
엠스플뉴스와의 스프링 캠프 인터뷰에서 볼넷을 줄이고 도망가지 않는 마운드를 목표로 얘기했다. 실제로 9이닝당 볼넷 허용 개수가 지난해 3.85개(10위)에서 올 시즌 3.02개(5위)로 확 줄었다.
 
(고갤 내저으며) 여전히 볼넷 숫자가 많다고 본다. 제구에 신경 쓰면 볼넷을 더 줄일 수 있다. 안타를 맞는 건 크게 지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볼넷을 내줄 땐 엄격하게 지적해야 한다. 아직 만족스럽지가 않다.
 
오치아이 “가을야구, 삼성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오치아이 “왕조 시절과 지금 삼성은 다르다.”

 
6년 전과 비교해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었을 때 다른 느낌이 있나.
 
삼성 유니폼을 입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다만, 왕조 시절과 지금 삼성은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6년 전을 생각하면 다른 팀에 온 것 같아서 다소 어색한 게 있다.

어떤 점이 다른가.
 
예전과 비교해서 목표 자체가 다르다. 6년 전엔 무조건 이 팀은 우승해야 한다는 게 있었다. 지금 삼성은 젊은 선수를 잘 키워야 한단 생각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올 시즌이 젊은 투수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거로 생각한다. 해마다 젊은 투수진이 점점 강해질 거다. 거기에 나도 힘을 잘 보태야 한다.
 
SNS를 통해 젊은 투수들과 많이 소통하는 것으로 안다. 다른 세대와 교감을 나누는 한 방법으로 보면 되는 건가.
 
맞다. 어린 나이의 선수들과 소통하려는 방법으로 SNS를 이용한다. 그렇게 신경 써서 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최충연은 내 계정에서 차단했다. 다른 뜻은 없고 최충연에겐 보여주기 싫다(웃음).
 
모든 팀이 이번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로 본다. 삼성 마운드도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솔직히 나는 휴식기가 지나갈수록 불안해지는 느낌이다. 우리 팀은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지금까지 잘 싸워왔다. 4개 팀이 5위권 싸움을 하는데 남은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투수들에게도 목표를 확실히 제시했다. 개인적으론 4위까지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인지 약간 불안한 느낌이 조금씩 커지는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하니까 말이다.
 
오치아이 코치가 돌아온 첫해에 3년 만의 가을야구를 하는 의미도 클 것 같다.
 
당연히 가을야구를 목표로 남은 시즌 동안 싸워야 한다. 무엇보다 그리 좋지 않은 시즌인데도 삼성 팬들이 응원을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그 응원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포스트 시즌에 꼭 진출해야 한다. 그건 삼성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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