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자카르타/민준구 기자] 현역 NBA리거 조던 클락슨은 급이 달랐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바스켓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필리핀과의 8강전에서 91-82로 승리했다. 필리핀은 패했지만, 클락슨은 급이 달랐다.
지난 중국과의 경기에서 28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한 클락슨은 모든 적응을 마친 채 대표팀과 만났다. 전반까지 클락슨이 올린 기록은 4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질 자체가 달랐다.
경기 초반, 클락슨은 3점슛이 연속으로 실패하자 팀 동료를 살피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에이스 롤을 부여받은 선수들이 무리한 플레이로 일관할 수 있는 상황일 때, 클락슨은 한 번 더 생각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와 속공 전개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대표팀의 3-2 지역방어를 단 4분 만에 파악한 뒤, 좌우 코너로 찔러주는 패스 역시 일품이었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도 처음에는 고전한다는 대표팀의 지역방어를 1쿼터 만에 공략한 것이다.
후반 들어, 공격에 집중한 클락슨은 5분여 만에 9득점을 쏟아부었다. 전반까지 단 한 개도 들어가지 않았던 3점슛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수비가 몇 명이 붙든 상관하지 않았다. 한 번 불붙은 그의 손끝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3쿼터 종료 직전, 또 한 번 3점슛을 성공시킨 클락슨은 3쿼터에만 무려 15득점을 올리며 혀를 내두르게 했다.
체력적인 문제를 보인 4쿼터에는 비교적 위력이 덜했다. 대표팀의 3-2 지역방어는 노출된 허점을 보완했고 클락슨 이외에 공략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홀로 고군분투 했던 클락슨은 결국 영향력을 잃어갔다. 받쳐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기에 대표팀은 비교적 수월하게 막아낼 수 있었다.
대표팀은 라건아와 김선형이 폭발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지만, 클락슨의 위력을 충분히 지켜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클락슨의 이날 기록은 25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단 한 명의 선수로 대표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았다는 건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은 있었다. 한 명의 슈퍼스타도 팀을 이길 수는 없다는 걸 말이다. 클락슨은 급이 달랐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결국 ‘One Team’으로 나선 대표팀을 굴복시키지는 못했다.
# 사진_한필상 기자



  2018-08-27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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