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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김주형 “이젠 죄송하단 말도 못 하겠네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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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5 (토) 07:22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김주형은 올 시즌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년 전 커리어 하이 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건 사실이다.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자 김주형은 방망이를 놓을 수 없다.
 
[엠스플 인터뷰] 김주형 “이젠 죄송하단 말도 못 하겠네요.”

 
[엠스플뉴스]
 
올 시즌 KIA 타이거즈 1군에서 내야수 김주형의 이름을 찾기 어렵다. 김주형의 올 시즌 1군 등록 일수는 단 13일이다. 5월 15일 올 시즌 1군에 처음 올라온 김주형은 6경기 출전 타율 0.125(8타수 1안타)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27일 2군으로 내려갔다.
 
1군 말소 뒤 김주형에게 좀처럼 기회는 없었다. 젊은 야수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김주형이 빈자리를 찾긴 어려운 분위기다. 게다가 올 시즌 KIA 2군은 퓨처스리그에서 젊은 야수 위주의 기용을 이어오고 있다. 2군으로 내려간 베테랑 선수들은 주로 3군에서 훈련한다. 자연스럽게 김주형도 퓨처스리그 출전 기회까지 줄어들었다. 김주형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단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6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8월 중순 3군에서 2군으로 합류한 김주형은 8월 16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다. 최근 퓨처스리그 5경기에선 타율 0.357(14타수 5안타)를 기록한 김주형이다.
 
8월 24일 퓨처스리그 고척 화성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김주형의 표정은 담담했다. 김주형은 “계속 3군에 있다가 최근 2군으로 올라와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사실 스윙에 변화를 주려고 한 게 잘 안 풀렸다. 더 잘하려고 욕심낸 부분인데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실패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시 스윙 궤도를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2년 전 그때의 스윙을 되찾아야 한다. 김주형은 2016년 타율 0.281/ 19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만년 유망주에서 드디어 알을 깨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김주형은 5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0/ 출루율 0.233/ 장타율 0.217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2년 전 스윙을 되찾기가 정말 힘들다. 어느 정도 기억은 나긴 하는데 그 느낌이 안 나온다. 좋은 흐름을 지난해 이어가지 못했던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2016년보다 조금만 더 잘했어도 됐을 텐데 말이다. 또 지난해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에도 큰 실수를 했는데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었다. 결과 안 좋았으면 지금 순간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김주형의 말이다.
 
9월 확장 엔트리 임박, 김주형에게 마지막 기회가 올까
 
[엠스플 인터뷰] 김주형 “이젠 죄송하단 말도 못 하겠네요.”

 
지금까지 김주형을 지켜본 모든 지도자는 한목소리로 “욕심이 나는 타자인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KIA 박흥식 2군 감독도 마찬가지다. 박 감독은 “(김주형이) 지금 여기 있을 타자가 아닌데 지켜볼 때마다 아쉬운 심정이다. ‘하드웨어’는 정말 좋은데 중요한 순간 고비를 못 넘기더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멘탈’의 중요성에 대해 김주형 자신도 잘 안다. 주전이 아니기에 적은 기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김주형은 “계속 타석에 나가는 주전 타자와 가끔 나가는 백업 타자의 처지는 다르다. 주전 타자는 다음 타석이 있으니까 마음이 편한데 백업 타자는 한 타석에서 승부를 봐야 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멘탈’이 강해야 하는데 내가 그런 부분에서 약한 것 같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주형의 자기비판은 계속됐다. 김주형은 “그 고비를 이겨내는 선수가 야구를 잘하는 선수인데 나는 못 이겨냈기에 못 하는 선수다. 야구가 정말 어렵다. 어떤 선수는 정말 쉽게 안타를 치는데 나는 그렇게 못 하니까. 그래도 어떻게든 계속 야구를 붙들고 싶다. 만약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잘하니까 상황이 쉽진 않다”며 고갤 끄덕였다.
 
최근 김주형은 베테랑 선수로서 2군에서 조언을 해주는 역할도 맡았다. 어린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까닭이다.
 
“내가 야구를 못 하더라도 어린 선수들에게 보이는 부분은 조언해준다. 내가 경험한 게 있으니까 타격 자세나 상황에 대해 알려주려고 한다. 최근 그런 게 잘 보이는 것 같다. 잘하는 선수가 아니지만, 조금씩이라도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박 감독은 “김주형에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기에 2군으로 불렀다.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9월 확장 엔트리 때 1군의 부름을 받을 수도 있다”며 희망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에 대해 김주형은 “나보단 어린 야수들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물론 9월에 1군에서 불러주신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어떻게든 노력할 거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15년째 ‘애증의 관계’를 이어가는 KIA 팬들에게도 죄송한 마음뿐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단 건 김주형 자신도 잘 안다. 어떻게든 기회가 다시 온다면 죽을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
 
김주형은 이젠 팬들에게 죄송하단 말도 못 하겠다. 너무 죄송하니까 드릴 말씀이 없다.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잡는 게 쉽지 않다. 그 기회를 잡아내는 선수는 대단하지만, 나처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잡을 기회가 많았는데 내가 못 잡은 거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잘 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해도 해도 어려운 게 야구라며 방망이를 들고 배팅 케이지로 향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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