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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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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4 (금) 17:22

                           
'1승'을 향한 황덕균의 집념은 뜨거웠다. 숱한 좌절에도, 황덕균은 포기하지 않았다. 불굴의 의지는 '통산 1승 투수'가 되는 밑바탕이 됐다. 이제 황덕균은 두 번째 승리를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황덕균이 두 번째 승리를 사냥할 무대는 더 이상 그라운드가 아니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엠스플뉴스]
 
누구보다 간절히 ‘1승’을 바라던 투수가 있었다.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집념의 투수 황덕균의 이야기다.
 
2016년 9월 19일 사직 야구장에서 펼쳐진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우완투수 황덕균은 구원투수로 등판해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황덕균 호투에 힘입어 넥센은 롯데에 5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 투수는 황덕균이었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거둔 첫 승이었다. 누구에겐 흔할 수 있는 1승이 황덕균에겐 성공의 징표였다. 황덕균은 수 없는 좌절을 이겨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밑바닥부터 다시 도전했다. 그 끝에서 맛본 달콤한 열매가 바로 ‘통산 1승’이었던 셈이다.
 
이제 황덕균은 ‘통산 2승’에 도전한다. 그 무대는 사회다. 'DK 베이스볼 아카데미' 황덕균 대표가 꿈꾸는 ‘두 번째 승리’와 관련한 이야기.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황덕균이 추억하는 1승… "지진 때문에 '1승 소감 인터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야구 팬들의 마음을 울린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이제 ‘제2의 인생’의 첫 발을 뗐습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친동생과 함께 재능기부 형식으로 야구 아카데미를 차리게 됐어요. 야구를 했기 때문에, 두 번째 인생 역시 야구와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인생이 그렇더라고요(웃음).
 
그토록 염원하던 ‘1승’을 거둔 뒤 은퇴하게 됐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남들 다하는 건데, 저만 유별나게 ‘1승’에 집착한 것 같아서요(웃음). 그래도 '목표를 이뤘다'는 뿌듯함은 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죠. 이 마음가짐이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의 원동력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상적인 말입니다.
 
‘야구는 인생과 비슷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 그런 듯합니다. 절실한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 언젠간 좋은 날이 올 겁니다. 
 
‘투수 황덕균’의 야구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었던 동시에 ‘도전의 역사’였습니다. 선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기분 역시 남다를 듯합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덕에 도전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야구 자체가 제게 큰 힘이 된 거죠. 이젠 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2군, 3군 혹은 그라운드 밖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후배들에게요.
 
누군가에게 1승은 정말 흔한 일입니다. 반면, 황덕균에게 1승은 그 무엇보다 '특별한 목표이자 꿈'이었는데요.
 
그렇습니다. 구단에서 방출을 당할 때마다 “그만 두라”고 말하는 주변인들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오기가 생겼죠. 왜 안돼? 하면 되지. 보여주겠다. 이런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황덕균은 이제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결과로서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걸 증명할 만한 결과가 바로 ‘1승’이었던 셈입니다.
 
2016년 9월 19일이죠.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펼쳐졌는데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전. 넥센 히어로즈 구원투수로 등판해 1군 데뷔 첫 승을 맛봤습니다.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납니다. 제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 공을 던졌죠. 동료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모든 게 맞아떨어요. 그러더니 ‘1승’이란 큰 선물이 덜컥 제 품에 안겼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아쉬운 점이요?
 
1승을 올린 뒤 인터뷰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든요. (머리를 긁적이며)마침 그날 큰 지진이 나서… 멘트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 말하지 못했어요. 그게 아직 정말 아쉽습니다(웃음).
 
이 인터뷰를 빌어 ‘못다한 1승 소감’을 털어놓는 건 어떻습니까(웃음). 
 
아휴(손사레치며). 너무 늦었죠. 
 
프로 통산 유일한 승리 소감인데요. 타이밍이 크게 중요하진 않을 듯합니다. 
 
그런가요(웃음)? 먼저 ‘훈치과’를 운영하는 박세훈 원장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힘들었던 날의 연속이었지만, 박 원장님이 있었기에 끝까지 야구공을 놓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제공해준 귀인이죠.
 
그렇군요.
 
‘원장님이 없었다’면, 1승 투수 황덕균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가끔 용돈 챙겨준 것도 너무 감사해요(웃음). 여기에 “할 수 있다”고 저를 격려해준 이상훈 선배님, 전승남 선배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황덕균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안 될 거야' 대신 '할 수 있다'란 마음으로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뒤늦은 ‘1승 소감’, 정말 뭉클합니다. 이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 사회에 터를 잡았습니다. 선수 시절이 많이 떠오를 시기인데요. ‘투수 황덕균’의 선수 인생. 성공이었습니까. 아니면, 실패였습니까.
 
답변이 다소 역설적일 수 있습니다. 실패했기에, 성공했다고 봐요. 저는 소위 말하는 ‘정상에 오른 투수’가 아닙니다. 실패를 이겨내며, 밑바닥부터 일어선 투수죠. 그 과정 자체가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기에 어린아이들에게 ‘즐기는 야구, 재밌는 야구’를 전수할 자신이 있어요.
 
‘실패했기에 성공했다’라… ‘DK베이스볼아카데미’ 곳곳에 붙어 있는 문구와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실패하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 이 문구요. 
 
야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입니다. 그 문구엔 ‘미래를 섣불리 단언해선 안 된다’는 의미도 있어요. 오늘 실패하더라도, 무언가를 배워야 합니다. 그렇다면, 큰 성공을 손에 쥘 내일이 펼쳐질 수 있어요. 제가 ‘1승’을 거둔 것처럼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통산 1승 투수’ 황덕균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그렇다면, 제2의 인생에서 황덕균이 꿈꾸는 미래는 무엇인가요?
 
통산 두 번째 승리는 사회에서 거둬야죠(웃음). ‘사회에서 거두는 승리’는 다른 게 아니에요.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멋지게 자라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걸 보는 게 전부입니다. 어린아이들이 환한 미래를 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1승 투수’ 황덕균이 사회에서 두 번째 승리를 이뤄내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웃음). 

세상엔 수없이 많은 스포츠 스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 없이 사라지는 엘리트 체육인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인데요. 이름 없는 엘리트 체육인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희망의 메시지’가 있을까요? 
 
음… 중요한 건 “안 될 거야”라는 생각 대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는 거예요. 여기다 ‘선수 생활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이유로 도전을 두려워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해답은 '도전'이군요.
 
그렇습니다. 끊임없이 도전할 때 느끼는 ‘떨림’이 있습니다. 많은 체육인이 그 떨림을 느끼며, 성공적인 두 번째 인생을 개척하길 기원합니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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