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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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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3 (목) 21:22

                           
[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엠스플뉴스]
 
서울고 우완 투수 최현일(18)이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현일은 최근 LA 다저스와 30만 달러(3억 3000만 원)에 입단 합의를 마쳤다. 아직 계약 세부 사항 조율 및 신체검사 등을 남겨놓고 있으나, 특별한 변동 사항이 없다면 곧 공식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최현일은 다부진 신체 조건(189cm 91kg)과 최고 150km/h에 달하는 빠른 공이 돋보이는 쓰리쿼터형 우완투수. 패스트볼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볼, 스플리터를 던질 수 있으며, 부드러운 딜리버리를 기반으로 한 제구력도 수준급이다.
 
최현일의 트라이아웃을 지켜본 한 다저스 스카우트는 "최현일은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편안한 투구폼으로 높은 회전수의 빠른 공을 던진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 팔 높이 교정을 거친다면 구속이 더 빨라지고 회전 효율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최현일은 고교 2년 차였던 지난해 5경기 1승 1패 21.1이닝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올해 고교리그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3.27로 평이했지만, 이는 지난해 황금사자기 등판 중 옆구리 부상을 입은 여파가 컸다.
 
그 증거로 최현일은 부상 여파에서 벗어나 구속이 회복된 올여름부터 다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9일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성지고전에선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최현일은 올해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 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었으며, 다저스 외에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비롯한 여러 메이저리그 팀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현일의 미국 무대 진출을 둘러싼 여론은 생각만큼 호의적이지 않다.
 
미국 직행 선수들, 그리고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거
 
[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최현일의 미국 무대 진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신분에서 미국 무대에 진출한 유망주들의 실패에서 기인한다. 2001년 시카고 컵스와 160만 달러에 계약한 류제국 (덕수상고) 이후 메이저리그 팀과 국제 유망주 계약을 맺은 29명 가운데 빅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는 최지만(2009년/동산고/43만) 한 명뿐이다.
 
마이너리그에 남아있는 선수조차 2014년 이후 계약을 맺은 박효준(2015년/야탑고/116만), 권광민(2016년/장충고/120만), 배지환(2018년/야탑고/125만)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 25명은 늦은 나이에 KBO리그로 복귀하거나(또는 시도 중이거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이는 KBO리그와 한국 야구팬 입장에선 심각한 '유망주 유출'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
 
미국 직행을 시도하는 유망주는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권에 뽑힐만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 일부는 KBO리그에 복귀하지만, 그땐 이미 기량이 절정에서 내려오는 시기인 경우가 많다. 이들이 만약 처음부터 KBO리그에서 뛰었더라면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진 몰라도, 적어도 KBO리그에선 스타 선수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2013년 류현진의 진출을 시작으로 KBO리그에서 성장해서 빅리그를 밟은 선수는 8명(임창용, 강정호, 오승환,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 황재균)에 달한다. 물론 류현진과 오승환 그리고 강정호를 제외한 6명은 빅리그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KBO리그에 복귀했지만, 이들은 미국 무대에 직행한 유망주들과는 달리 적어도 빅리그 무대를 밟긴 했다.
 
[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이런 '미국에 직행한 한국 유망주들과 KBO리그에서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의 비교 사례'는 니혼햄 파이터즈가 오타니 쇼헤이를 설득하는 자료로 쓰이기도 했다. 한국 야구팬의 입장에서 유망주가 어느 쪽을 선택하길 바랄지는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2018년 현재 기준에선 미국 직행으로 인한 유망주 유출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감이 없지 않다. 
 
8명이나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었던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미국 무대에 직행한 선수는 7명으로 1년에 채 1명이 안 되는 수준이다.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유망주들이 1라운드 상위권 재능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정도 규모를 가지고 유망주 유출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과장에 지나지 않는다. 
 
최현일, 미국 직행 후 빅리거가 된 11번째 선수 될까
 
[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한편, "100만 달러 이상 계약금을 받지 않고 가는 선수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말도 이젠 잘못된 통설이다. 국제 유망주와 계약을 맺는데 제한이 없었던 2011년 이전과는 달리, 2012년부터 각 메이저리그 구단은 국제유망주와 계약하는데 쓸 수 있는 돈에 제한이 있다(2018-2019 기준 최고 602만 5400달러, 징계 구단 제외 평균 394만 9000달러).
 
게다가 2017년부터는 국제 유망주 계약금 제한선을 넘길 경우 처벌이 강화되면서, 일본 무대를 평정한 후 빅리그에 진출한 오타니조차도 계약금은 231만 5000달러밖에 받지 못했다(처벌이 강화되기 전이었던 2015년, 요안 몬카다는 사치세 포함 6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단순히 계약금액을 놓고 최현일과 이전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다저스의 2018-2019 국제 유망주 계약금 총액은 498만 달러다. 해당 기간 30만 달러 이상을 주고 영입하는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포함해도 10명을 넘기 어렵다. 최근 기준에서 30만 달러 정도면 높다곤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볍게 무시할 수도 없는 금액이다. 
 
미국 무대에 직행하는 것에도 장점은 있다.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다. 포스팅 자격을 얻기 전까지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그땐 빅리그에 도전할 기회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보단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도전하는 것이, 전성기를 오롯이 미국 무대에 쏟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처음부터 빅리그를 목표로 하는 선수에겐 더 나을 수 있다.
 
[이현우의 MLB+] 한국 유망주의 미국 진출, 그리고 최현일

 
미국 직행을 선택하는 선수라면 그간 있었던 빅리그 진출 실패 사례에 대해서 모를 리가 없다. 세금과 마이너리그의 열악한 급여 수준을 감안하면 미국에 직행하는 것이 KBO리그 팀에 드래프트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아니란 사실도 마찬가지다. 최현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택했다. 그는 과연 미국 무대에 직행해 빅리거가 된 12번째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최현일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은 어릴 적부터 꿈이었습니다. KBO리그를 거쳐서 진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30만 달러가 적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신 걸 알고 있지만, 저는 적은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마이너 생활부터 열심히 해서 꼭 빅리그에 진출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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