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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깜깜이 전력’ 일본·타이완, 베일에 가린 金 변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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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1 (화) 07:22

                           
아시아경기대회마다 한국 야구대표팀을 위협한 팀은 항상 일본과 타이완이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서지만, 4년 전 경험을 돌이켜보면 절대 방심할 수 없는 게 야구다. 베일에 가린 일본과 타이완 전력을 분석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깜깜이 전력’ 일본·타이완, 베일에 가린 金 변수

 
[엠스플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사실상 대표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도하 참사’를 떠올린다면 방심은 금물이다. 항상 한국 야구를 위협하는 일본과 타이완이 있는 까닭이다.
 
시간을 4년 전으로만 돌려도 진땀을 흘린 대표팀의 생생한 기억이 있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타이완을 6대 3으로 힘겹게 꺾었다. 7회 말까지 타이완에 2대 3으로 뒤지고 있다가 8회 초 4득점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아찔했던 순간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을 위협할 팀은 일본과 타이완이다. 실업리그 선수로 100% 구성된 일본과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섞인 타이완이기에 두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으론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하지만, 프로 선수와 달리 전력이 크게 노출되지 않은 변수도 존재한다.
 
대표팀 이종열 전력분석팀장은 “차라리 프로 선수라면 상대적으로 영상을 구하기가 쉽다. 그런데 실업리그나 아마추어 선수들의 세밀한 플레이 영상을 구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상대 투수의 생소한 투구 자세나 공에 대처하는 게 큰 과제”라고 전했다.
 
한국은 타이완·인도네시아·홍콩과 함께 대회 B조에 속해 있다. 타이완과는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이다. A조(일본·중국·파키스탄·미정)에 속한 일본과는 각 조 1·2위가 출전하는 슈퍼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엠스플뉴스는 한국의 3회 연속 금메달 목표를 위협할 일본과 타이완의 전력을 분석해봤다.
 
‘투수전’ 노리는 일본, 에이스 요시카와·오카나 믿는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깜깜이 전력’ 일본·타이완, 베일에 가린 金 변수

 
‘영원한 숙적’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가장 위협할 팀이다. 이종열 팀장은 “이번 일본 대표팀을 사회인 야구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한국으로 치면 KBO리그 출범 전 ‘실업리그’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수준이 낮지 않단 뜻이다. 특히 대부분 투수진의 기량이 상당히 뛰어나다. 당장 프로팀에서 뛰어도 5선발 정도는 소화할 선수들”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일본 실업리그 파나소닉 소속 우완 투수 요시카와 순페이가 1순위 경계 대상이다. 요시카와는 2019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상위 순번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일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요시카와는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관심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1995년생인 요시카와는 간사이 대학교 3학년 때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185cm·80kg의 체격을 갖춘 요시카와는 140km/h 중후반대 속구와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날카롭게 구사한다.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투수 타자와 준이치 이후 10년 만에 실업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곧바로 진출할 선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매체 ‘NUMBER’는 요시카와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 “24세인 요시카와가 NPB(일본프로야구)로 가면 최소한 7년 동안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접어야 한다. 하지만, (요시카와가) 메이저리그로 곧바로 진출한다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희망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요시카와에게 아시아경기대회 한국전은 훌륭한 ‘쇼 케이스’가 될 수 있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다. 요시카와는 일본 대표팀이 소집된 8월 18일 지금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말할 때가 아니다. 모든 대표팀 선수가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달려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좋은 활약을 대회에서도 계속 이어가길 원한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깜깜이 전력’ 일본·타이완, 베일에 가린 金 변수

 
요시카와뿐만 아니라 도시바 소속의 우완 투수 오카노 유이치로도 위협적인 실력을 보유한 선수다. 1994년생으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동갑내기인 오카노는 140km/h 중후반대의 속구와 포크볼이 강점이다.
 
오카노는 18일 열린 일본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 참여해 “팀의 에이스로 평가받기에 더 확실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대회에서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면서 팀의 승리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종열 팀장은 요시카와와 오카노가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일본팀 에이스 투수들이다. 그런데 우리 팀에 좌타자들이 많으니까 좌완 투수로 맞춤 기용을 할 수 있단 얘기도 들리더라. 일본팀 투수 9명 가운데 2명이 좌완 투수다. 우선 조별예선 3경기를 지켜보면 일본이 우리를 상대로 어떤 투수를 생각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거기에 맞춰서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투수력에 있어선 일본이 절대로 밀리지 않는단 생각이다. 선 감독은 “일본팀이 6월부터 합숙 훈련을 꾸준히 했다고 들었다. 또 투수 9명이 모두 프로팀에 지명받을만한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 (일본이) 마운드에선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 아마도 투수전을 노릴 것”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일본 대표팀 이시이 아키오 감독도 선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시이 감독은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투수력을 먼저 고려해 대표팀을 구성했다. 완투와 연투 능력을 갖춘 투수들을 고루 뽑았다. 아무래도 한국이나 타이완을 상대로 (타선의) 힘과 속도가 밀리기에 마운드로 지키는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웨이중 빠진 타이완, 도깨비 방망이를 조심해라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깜깜이 전력’ 일본·타이완, 베일에 가린 金 변수

 
4년 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을 끈질기게 괴롭힌 타이완은 분위기를 타면 전력 그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도깨비 팀’이다. 물론 KBO리그 NC 다이노스 소속 좌완 투수 왕웨이중을 포함해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투수 랴오런레이 등 외국 무대에서 활동하는 에이스 투수들이 대거 빠진 여파는 분명히 있다.
 
특히 한국의 경계 대상이었던 왕웨이중의 이탈에 대한 대표팀의 시선은 엇갈린다. 왕웨이중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 4.04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간간이 위력적인 공을 보여준 왕웨이중이 빠진 게 다행이란 반응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왕웨이중의 공이 익숙한 데다 분석 자료가 많은 점은 한국 타자들에게 유리한 요소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오히려 왕웨이중이 나왔으면 좋았을 거란 선수들의 반응도 꽤 있더라. 아무래도 4년 전처럼 타자들에겐 처음 보는 생소한 타이완 투수들의 공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선동열 감독이 바라본 타이완의 강점은 분위기를 탄 방망이의 화력이다. 선 감독은 “주축 투수들이 빠졌지만, 타선에서 1번부터 5번 타자까지가 프로 선수라고 들었다. 분명히 방망이의 폭발력이 있다. 경기 초반부터 타이완 타자들의 기를 살려주면 안 된다. 조별예선 첫 경기인 타이완전에서 모든 투수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타이완의 ‘반한(反韓) 감정’도 변수로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타이완의 반한 감정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우리가 일본을 상대로 승리 욕구가 커지듯 타이완도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객관적인 전력상 부담이 없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한 쪽은 타이완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타이완 외 조별예선 상대인 인도네시아와 홍콩의 전력 분석은 사실상 어렵다. 프로리그도 제대로 안 갖춰진 나라인 까닭이다. 이종열 팀장은 “인도네시아와 홍콩은 경기 영상 하나도 찾기 힘들다. 인도네시아는 야구보단 소프트볼이 더 인기가 큰 것으로 안다. 두 팀 모두 대회 예선에서 처음으로 볼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한국팀의 에이스 좌완 투수 양현종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양현종은 대회 조별예선 첫 경기인 타이완전과 일본 혹은 타이완이 올라올 가능성이 큰 결승전에서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첫 단추와 마지막 단추를 꿰맬 양현종의 손에 한국의 금메달이 달린 셈이다. 양현종이 ‘깜깜이 전력’인 일본과 타이완을 제압하면서 3회 연속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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