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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사실은] ‘힐만 팔찌’를 아시나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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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토) 07:44

                           
 
[엠스플 사실은] ‘힐만 팔찌’를 아시나요

 
[엠스플뉴스]
 
“Give me that some more (좀 더 줘봐)”
 
기자는 그날도 평소처럼 야구장으로 출근 중이었다. 기자실로 들어가는 출입구 앞에 거의 다다른 그때, 많은 사람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SK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힐만 감독은 다가오는 SK 팬들에게 무언가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형광색 스포츠 팔찌였다. 들고 있던 팔찌가 금세 동이 나자 통역을 담당하는 김민 매니저에게 ‘Give me that some more(좀 더 줘봐)’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곧바로 비닐봉지에서 한 움큼 꺼내 힐만 감독에게 전했다.
 
힐만 감독은 다가오는 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팔찌를 나눠줬다. 팬들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선물’이었다. 힐만 감독은 팔찌를 모두 나눠주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경기장으로 출근하는 선수나 감독이 기다리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 응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팬들에게 직접 무언가를 나눠주는 장면은 이제껏 보지 못했다.
 
팬들은 싱글벙글이었다. 선물을 받은 한 팬에게 ‘원래도 팔찌를 나눠 주시느냐’고 물었다. SK를 10년째 응원하고 있다는 임예슬 씨는 “팔찌는 처음 받아봤다. 며칠 전 힐만 감독님이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데 관심이 많은데, 그런 의미로 팔찌를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힐만 감독은 8월 11일 오후에 열린 ‘2018 희망더하기 소아암아동돕기’ 행사에서 머리카락을 기부할 당시부터 해당 팔찌를 차고 있었다. 기자는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해 곧바로 현장에 있는 SK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관계자는 ‘팔찌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본다’며 ‘확인 후 다시 알려 주겠다’고 했다.
 
“소아암 아동 돕기에도 적극적, 머리카락 잘라 기부도”
 
[엠스플 사실은] ‘힐만 팔찌’를 아시나요

 
사실은 이랬다. 의문의 팔찌는 힐만 감독이 직접 주문 제작한 것이었다. 총 1000개를 주문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인 ‘Faith, Hope, Love(믿음, 소망, 사랑)’을 넣었다고 했다. 가까운 지인부터 경기장을 찾아주는 팬까지 본인이 직접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SK의 팬이 생각했던 소아암 어린이 후원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힐만 감독의 세심한 ‘팬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힐만 감독의 팬들 사랑은 이전부터 유명했다. 올해 5월 6일에는 송도의 한 쇼핑몰에서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팬 싸인회를 개최했다. 힐만 감독이 구단에 직접 제의해 열린 행사였다.
 
지난해 5월 27일에는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이날 최정, 김도엽 등 SK 선수들과 힐만 감독은 특별한 의상을 입고 팬들과 소통했다. 힐만 감독은 ‘의리’로 유명한 배우 김보성 씨의 분장을 하고 팬들 앞에 나타났다. ‘팬들이 즐겁다면 언제든지 망가져도 좋다’며 밝게 웃던 힐만 감독이었다.
 
[엠스플 사실은] ‘힐만 팔찌’를 아시나요

 
평소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야구단의 일원이라면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힐만 감독. 덕분에 올해 SK 와이번스의 팬들은 경기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신이 난다.
 
박재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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