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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샌즈 “넥센 장수 외국인 타자가 내 소망”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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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금) 13:00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는 그간 빛을 보기 어려운 자리였다. 국내 타자들의 기량이 원체 뛰어난 데다 외국인 타자들의 꾸준함도 부족했다. 하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야구 선수로서 성공에 절박한 제리 샌즈가 넥센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고자 한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샌즈 “넥센 장수 외국인 타자가 내 소망”

 
[엠스플뉴스]
 
8월 16일 잠실구장. ‘넥벤져스’의 마지막 퍼즐이 될지도 모르는 생소한 선수가 방망이를 가볍게 들고 그라운드로 향했다. 그리고 힘차게 돌아가는 그의 스윙에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과 현장 관계자의 눈길이 쏠렸다. 얼굴만 보면 당장이라도 전쟁터에 뛰어들 강인한 미(美) 해병대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주위의 시선을 집중케 한 주인공은 바로 넥센 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였다. 기존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를 웨이버 공시한 뒤 대체 선수로 영입된 샌즈는 8월 15일 넥센의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우투·우타인 샌즈는 1987년 미국 뉴욕 태생으로 193cm·105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25라운드 지명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한 샌즈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샌즈는 탬파베이 레이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샌즈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시즌 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8/ 100안타/ 10홈런/ 57타점/ 36득점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샌즈는 통산 11시즌 9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911안타/ 180홈런/ 609타점/ 583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넥센 이적 전 샌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리플 A팀인 새크라멘토 리버캐츠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끝내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샌즈는 메이저리그 재도전 대신 KBO리그를 향한 새 도전을 택했다.
 
샌즈가 한국행을 택한 이유 ‘가족과 성공’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샌즈 “넥센 장수 외국인 타자가 내 소망”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에서 한국, 그리고 비자 발급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샌즈의 얼굴은 다소 피곤해 보였다. 8월 16일 경기를 앞둔 넥센의 오후 훈련도 꽤 높은 기온에서 진행됐다. 샌즈는 “당분간 비행기는 그만 탔으면 좋겠다(웃음). 한국의 여름 날씨는 내가 어릴 적 있었던 미국 버니지아 주 리치먼드 지역과 비슷하다. 물론 경기장에서 뛸 준비는 됐다”고 말했다.
 
샌즈가 남은 시즌 뛸 경기 수는 30경기가 채 안 되는 상황이다. 넥센은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까지 총 118경기를 소화했다. 늦어도 너무 늦은 시점에서 총액 ‘10만 달러’라는 단발성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샌즈였다.
 
“이렇게 시즌 늦게 이적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시즌이 4개월 정도 남았을 때 샌프란시스코 산하 마이너리그팀인 새크라멘토로 이적한 적은 있다. 솔직히 메이저리그에서 나에게 기회를 더 안 줄 거로 생각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었다.” 샌즈의 말이다.
 
더 솔직한 이유는 가족에 있었다. 야구 선수로서 30대 초반으로 넘어간 나이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선 미국이 아닐지라도 ‘성공’이 꼭 필요했다. 샌즈는 “KBO리그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 두 명의 자식이 있다. 실력을 인정받은 뒤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을 부양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성공 의지를 내비쳤다. 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샌즈는 홀로 한국 생활을 할 예정이다. 오로지 가족만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넥센이 샌즈에게 바라는 건 자신의 장점인 타격의 ‘파워’를 시즌 막판이나 가을 야구의 결정적인 순간 보여주는 일이다. 기존 팀 타선도 원체 강력하기에 샌즈는 외야수와 1루수, 그리고 지명 타자 자리를 적절히 번갈아 하면서 소화할 계획이다. 다행히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8월 17일~9월 3일)가 샌즈에겐 KBO리그 적응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다.
 
KBO리그에 대한 얘길 많이 들었다. 상대 투수들이 변화구를 많이 구사한다고 하더라. 한국으로 오자마자 휴식기가 있어서 다행이다. 한국 투수들을 미리 경험하면서 전략을 짤 수 있다. 시차 적응도 필요하다. 최근 경기를 안 뛰었기에 2군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팀이 기대하는 부분이 ‘파워’인 걸 안다. 남은 시즌 홈런과 2루타를 최대한 많이 때리고 싶다.
 
샌즈는 넥센의 장수 외국인 타자가 될 수 있을까
 
 
사실 넥센이 외국인 타자 자리의 적임자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 비니 로티노·브래드 스나이더·대니 돈·마이클 초이스 등을 생각하면 그간 넥센은 외국인 타자 덕을 오랫동안 본 적이 별로 없었다. 샌즈는 그 아픈 징크스를 깨고자 한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샌즈 “넥센 장수 외국인 타자가 내 소망”

 
샌즈는 남은 시즌 좋은 활약으로 내년 재계약을 하는 게 가장 원하는 그림이다. 한국 무대에서 계속 뛸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 미국에선 나에게 돌아올 기회가 거의 없을 거다. 넥센의 장수 외국인 타자가 되고 싶은 게 내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구단 창단 뒤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달렸던 넥센은 리그 4위 자리 굳히기를 넘어 3위 한화 이글스(8월 17일 기준 3경기 차)의 자리까지 위협하는 분위기다. 가을 야구에서 일을 낼 수 있는 ‘언더 독’ 팀으로 넥센이 1순위로 꼽힌다. 샌즈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팀의 가을 야구를 돕고 싶단 마음이다.
 
“미국에서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한국에서 값진 경험을 할 것 같다. 넥센 팬들 앞에서 중요한 경기를 뛴다면 정말 흥미로울 거다.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힘을 계속 보태겠다.”
 
다행히 샌즈는 기분 좋게 첫 발걸음을 뗐다. 샌즈는 8월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8회 초 대타로 출전해 상대 투수 김승회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 안타를 때렸다. 이후 우익수 수비로 교체 출전해 무난한 수비를 보여준 샌즈였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휴식기 때 진행되는 서머리그 2군 경기에 샌즈를 계속 출전시킬 계획이다.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샌즈가 서머리그 동안 한국 야구 적응을 마친다면 ‘넥벤져스’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질 가능성이 커진다. 샌즈가 남은 시즌 맹활약으로 ‘넥센 장수 외국인 타자’라는 자신의 꿈을 이룰 발판을 마련할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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