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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이적생’ 이우성 “두산도 NC도 경쟁은 마찬가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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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금) 11:00

                           
| NC 다이노스 외야에 ‘우타 마쓰이’가 등장했다. 7월 30일 투수 윤수호와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이적한 외야수 이우성이다. 대전고 시절부터 장타력을 갖춘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이우성은 NC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이적생’ 이우성 “두산도 NC도 경쟁은 마찬가지”

 
[엠스플뉴스]
 
6년. 참 긴 시간이다. NC 다이노스 ‘이적생’ 이우성이 프로에 입단해 1군 선수로 자리잡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에 지명받을 당시, 이우성은 고교 무대에서 손꼽히는 파워히터 기대주였다. 장타력과 정확성은 물론 강한 어깨,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어 차세대 거포 외야수로 성장할 거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1군 무대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입단 첫해 19살 나이로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6에 7홈런 50타점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고, 이듬해 상무에 입단해 2015년 타율 0.337에 8홈런 52타점 22도루로 ‘탈 퓨처스급’ 기록을 올렸다. 
 
그럼에도 1군 경기에서 이우성에게 주어진 기회는 2016년 2경기 5타석, 2017년 2경기 2타석이 전부였다. 두산 베어스의 막강한 선수층과 확고한 주전 외야는 2군 선수 이우성에게 좀처럼 비집고 들어갈 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은 2군 생활. 하지만 이우성은 두산 선배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2군 생활을 견뎠다. 김재환도, 박건우도, 허경민도, 하나같이 오랜 2군 생활을 딛고 20대 중후반에 1군 선수로 도약한 선수들이다. 형들처럼 열심히 노력하며 때를 기다리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NC 다이노스 선수가 된 지금, 이우성은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 보일 기회를 받고 있다. 이우성은 이 기회가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두산이나 NC나 경쟁은 마찬가지”라며 “두산 시절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이우성의 얘기에 엠스플뉴스가 귀를 기울였다. 
 
이우성 본 마산팬 첫 반응 ‘누구야?’ “잘 해서 만회해야죠”
 
[배지헌의 브러시백] ‘이적생’ 이우성 “두산도 NC도 경쟁은 마찬가지”

 
새로 입은 NC 유니폼이 잘 어울립니다. (웃음) NC에 온 소감을 듣고 싶은데요.
 
(싱긋 웃으며) 아주 좋습니다. 야구장에서 야구하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요. 
 
NC에 왔을 때 누가 제일 반겨주던가요. 원래 알고 지내던 선수가 있었나요.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은데... 권희동 형, 이상호 형, 강윤구 형과 상무 시절에 함께 생활했어요. 제가 선임이고, 형들이 후임이었죠. 여기 온 뒤에 형들이 잘 챙겨주세요. 제가 군 시절에 형들에게 워낙 잘했거든요. 진짜에요. (웃음) 또 장현식도 고등학교 때 청소년 대표팀 하면서 친하게 지냈구요. 
 
NC에 온 뒤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데, 이제는 창원 팬들도 얼굴을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을 것 같습니다.
 
처음 마산에 도착했을 땐 관중들이 ‘저 선수 누구야?’ ‘누구지?’하는 분위기였어요. 
 
요새는 좀 달라지지 않았나요.
 
아뇨. 여전히 ‘누구야?’에요. (웃음) 제가 잘 해서 만회해야죠. 
 
고교 시절까지는 대전에서 살다가 프로에 온 뒤엔 몇년째 서울에서 살았잖아요. 앞으로 살게 될 창원이란 지역의 첫 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에 있던 집을 빼고 마산에 집을 새로 얻어서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은 사람도 많고 시끌시끌하잖아요. 마산에 왔더니 조용하고, 앞에 바다도 있고 좋더라구요. 금방 적응할 것 같아요.
 
“두산엔 죄송한 마음 뿐, NC에서 잘해서 보답할 것”
 
[배지헌의 브러시백] ‘이적생’ 이우성 “두산도 NC도 경쟁은 마찬가지”

 
대전고 시절 파워와 컨택트 능력, 송구능력 등을 골고루 갖춘 타자로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두산과 상무 시절 퓨처스리그 성적을 보면 ‘여포’가 따로 없었는데요.
 
요새는 퓨처스에서 그렇게 잘 하지 못했어요. 지금보다 어릴 땐 잘 쳤었죠. (웃음) 23살, 24살 때 성적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퓨처스 성적에 비해 좀처럼 1군에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두산 1군 선수층이 워낙 두터워서 이우성 선수도 그렇고, 김인태 등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좀처럼 나질 않았잖아요. 오랜 2군 생활이 답답하진 않았나요.
 
솔직히 처음엔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내가 왜 1군에 못 가지?’하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정말 어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김)재환 형, (박)건우 형, (허)경민 형 등  두산 선배들께 많은 조언과 격려의 말을 들은 뒤부터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랬군요.
 
형들도 다들 26살, 27살 돼서야 뒤늦게 1군에 올라가서 자릴 잡았잖아요. 그에 비하면 이제 25살인 저는 2군에 오래 있었던 편도 아니죠. 이제는 제가 왜 그렇게 어린 생각을 했을까 싶어요. ‘어릴 때 더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할 걸’하는 후회도 들구요.
 
하지만 그 2군 생활을 못 견디고 중도 이탈하는 선수들도 있는 게 현실이잖아요.
 
간혹 ‘2군에서 안타치면 뭐하나, 1군에 불러주지도 않는데’라고 하는 선수들도 봤어요. 그런데 그런 얘길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찍 그만두더라구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2군에서 안타를 쳐도 안타잖아요. 2군에서 홈런쳐도 홈런은 홈런이구요. 
 
김인태 선수와 오랫동안 비슷한 처지였는데, 둘이 있을 땐 주로 어떤 얘길 나눴나요.
 
두산 선배들을 보면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저렇게 잘하는 형들도 늦게 올라갔는데, 우리가 불평해선 안 된다. 언젠가 때가 올 때까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하자.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다. 그런 얘길 주고받았어요.
 
두산에선 간혹 1군 출전 기회가 주어져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금새 다시 2군에 내려가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NC에 온 뒤에는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잖아요. 뭐가 달라진 건지 궁금합니다.
 
두산에서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워낙 저보다 잘하는 형들도 많고, 잘하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올해 초 콜업됐을 때는 활약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두산 와서 처음으로 1군에 오래 머물렀죠. 그때는 마음을 조금 비우고 경기에 임했어요. ‘한번 해보자, 못하면 다시 2군 내려가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결과가 좋더라구요.
 
NC에서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보면 되나요?
 
맞아요. NC에 와서도 ‘기회가 왔으니까 잘해야지’하는 생각보다는, ‘두산에서 배웠던 것들을 여기서 또 연습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또 경기장에서 소심하게 굴지 말고 당당하게 플레이하자고 스스로에게 주문도 합니다. 그 덕분인지 처음 왔을 때는 좋은 성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 좀 고민입니다. 
 
어떤 게 고민인가요.
 
계속 경기에 나가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조금씩 자꾸 생겨나거든요. 그래서인지 최근에 다시 안 맞고 있어요. 야구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두산에서 트레이드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서운하지 않았나요.
 
아뇨, 서운하기보단 죄송했죠. 김태형 감독님과 두산이란 팀에서 제게 기대한 바가 있었을 텐데, 아무것도 보여드린 게 없고 잘하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랬으니까 트레이드가 된 거겠죠. 죄송한 마음 뿐이고,  NC에서 앞으로 잘해야겠단 생각 뿐입니다. 
 
NC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긴 하지만, NC 역시도 주전 경쟁이 치열한 팀이긴 마찬가지입니다.
 
맞아요. 팀을 옮겼으니까 경쟁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NC에도 정말 잘하는 선배님들이 많고, 2군에서 잘하는 선후배들이 많이 있습니다. 두산이나 NC나 경쟁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NC 마쓰이’ 별명? 영광이죠”
 
[배지헌의 브러시백] ‘이적생’ 이우성 “두산도 NC도 경쟁은 마찬가지”

 
NC에 온 뒤 별명이 하나 새로 생겼던데, 뭔지 알고 있나요.
 
별명이요?
 
다른 선수들이 이우성 선수를 ‘NC 마쓰이’라고 부르는 걸 봤습니다. (웃음)
 
하하. 모창민 선배님이 허경민 형이랑 통화하다 그 얘길 들으신 모양이에요. 경민 형이 장난으로 절 마쓰이라고 했나 봐요. 그 뒤로 모창민 선배가 계속 그렇게 부르시더라구요. 저야 좋죠. 마쓰이가 야구 엄청 잘했던 선수인데, 영광입니다. (웃음)
 
두산 시절 어떤 목표를 갖고 야구했는지, NC에 온 뒤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한 게임 한 게임에 집중하려는 편이에요. 두산 시절엔 누구보다 절실하게, 매 경기와 타석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렀습니다. NC에서도 여전히 절실함을 갖고 야구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절실하군요. 
 
어떤 의미에서는 두산 시절보다도 더 절실하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는 만큼 하루하루 더 절실하게,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NC 외야의 한 자리가 제 자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꼭 그렇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이우성이 보여주고 싶은 야구, 어떤 야구입니까. 
 
말로는 홈런도 많이 치고, 안타도 많이 치고, 수비도 주루도 다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죠. 하지만 그보단 누구보다 간절하게 플레이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NC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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