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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NC전 통산 첫 승' 피어밴드, "엄상백에게 고맙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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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 (목) 22:22

                           
 
[엠스플 현장] 'NC전 통산 첫 승' 피어밴드, 엄상백에게 고맙다

 
[엠스플뉴스=수원]
 
‘121구 역투’가 결실을 맺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가 ‘천적’ NC 다이노스 상대로 10전 11기 만에 개인 통산 첫 승리를 따냈다. 
 
피어밴드는 8월 1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상대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경기 시작부터 난타당한 14일 NC 선발 로건 베렛, 15일 KT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달리 피어밴드는 1회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잡고 무실점으로 막을 열었다. 1회말 멜 로하스가 선제 투런포를 터뜨려 피어밴드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다.
 
피어밴드는 2회에도 내야뜬공 2개, 내야땅볼로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고 3회에도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손쉽게 2아웃을 잡았다. 2사후 9번 김형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전날 4안타 경기를 펼친 노진혁을 외야 뜬공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가 아쉬웠다. 1사 1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 상대로 던진 몸쪽 빠른 볼이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투런포가 돼 2-2 동점을 내줬다. NC 상대로 번번히 승리를 눈앞에 두고 동점을 내주고 했던 지난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KT 타선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4회말 2사 1, 2루에서 유한준이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월 3점포를 때려내 5-2를 만들어, 피어밴드의 NC전 첫 승 도전을 지원사격했다.
 
피어밴드는 5회를 삼진 2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아내 승리투수 요건을 완성했다. 1사후 김성욱의 좌익수쪽 깊은 타구가 실책성 2루타가 되면서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외야뜬공과 삼진으로 잡고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올라온 피어밴드는 선두타자 이상호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안타를 내줬지만 나성범을 초구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뒤 스크럭스를 3구 승부 끝에 병살타로 잡아내 6회를 12구로 마무리지었다. 7회도 투구수 11개로 삼자범퇴. 7회까지 투구수 99개의 경제적인 피칭을 선보인 피어밴드다.
 
피어밴드의 NC전 첫 승 도전에 마지막 고비는 8회초였다. 선두 김성욱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대타 권희동 상대로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가 됐다. 이미 투구수는 113개. 
 
많은 투구수에도 KT 벤치는 좌타자 노진혁 상대로 피어밴드를 계속 밀어 붙였다. 여기서 노진혁의 유격수쪽 땅볼 타구가 박기혁 오른쪽으로 흘러나가는 내야안타가 되면서 무사 만루가 됐고, 다시 이상호의 유격수쪽 깊은 타구가 이번에도 내야안타로 이어져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피어밴드의 투구수가 121개가 되자 KT 벤치는 나성범 타석에 엄상백을 마운드에 올렸다. 다 이긴 경기 막판에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날리곤 했던 지난 악몽이 또 한번 떠오른 순간. 
 
하지만 여기서 엄상백이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피어밴드가 남긴 주자를 한 명도 들여보내지 않고 8회를 막아냈다. 엄상백은 첫 타자 나성범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스크럭스와 모창민 상대로 150km/h대 강속구를 뿌려 연속 삼진으로 잡고 8회를 추가실점 없이 막아냈다. 최대 위기를 넘긴 KT는 9회 마무리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려 두 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KT의 5-3 승리. 
 
이로써 피어밴드는 KBO리그 데뷔 4년 만에 개인 통산 NC전 첫 승리를 따냈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피어밴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NC전에 10차례 등판해 승리없이 6패만 기록했다. 57.2이닝 동안 홈런을 12방 허용하며 39실점, 평균자책 5.46으로 통산 성적(4.16)보다 유독 NC전에 부진한 모습이었다.
 
피어밴드와 NC의 악연은 KBO리그 데뷔전부터 시작됐다. 넥센 시절인 2015년 4월 1일 데뷔전에서 NC 상대로 5이닝 동안 11피안타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5월 23일 재대결에서도 4이닝 9피안타 6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기껏 잘 던진 날에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넥센 시절인 2015년 8월 1일엔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 부재로 승리에 실패했다. KT 소속으로 치른 올해 6월 17일 마산 원정에서는 6회까지 3-1로 앞서 승리를 따내는가 했지만 7회말 2실점한 뒤 물러나 승리를 날렸다. 이날 전까지 통산 NC전 10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던 피어밴드다.
 
어렵게 NC전 첫 승을 장식한 피어밴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4년동안 야구하면서 드디어 NC에게 첫 승을 거뒀다. 내가 만든 위기를 엄상백이 구원등판해서 잘 처리해준 덕분이다. 엄상백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그간 NC전에서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데 대해선 “승패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팀이 이기는 데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계획으로 “푹 쉴 것”이라 답한 피어밴드는 휴식기 이후엔 팀의 순위 상승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단 각오를 밝혔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 목표다. 지금 9위인데 8위, 7위까지 올라갈 수 있게끔 하고 싶다. 9위로 만족하지 않을 생각이다.” 피어밴드의 말이다.
 
이날 피어밴드의 승리는 꼴찌 추락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한 승리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T는 NC에 한 경기차 앞선 9위였다. 만약 이날 패할 경우 게임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최하위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피어밴드의 호투와 엄상백의 완벽 구원에 힘입어 승리하면서, KT는 2게임차 앞선 9위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서도 의미있는 피어밴드의 승리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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