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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AGAIN 2008’ AG 브레이크, 순위 판도 뒤흔들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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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 (목) 11:00

                           
|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2008년, 프로야구 정규시즌도 25일 동안 멈췄다. 휴식기가 모두 끝난 뒤 한 팀은 끝모를 추락을 경험했고, 다른 한 팀은 반전을 이루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18일간의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주어지는 올 시즌에도 얼마든지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AGAIN 2008’ AG 브레이크, 순위 판도 뒤흔들까

 
[엠스플뉴스]
 
2018 KBO리그 ‘중반기’가 어느덧 1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8월 16일 경기를 끝으로 10개 구단은 17일부터 9월 3일까지 18일간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갖는다. 이후 9월 4일부터 본격적인 진짜 ‘후반기’가 시작된다.
 
휴식기까지 가지면서 정규시즌을 중단하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시즌까지 중단해가며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리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분명 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된 살인 폭염에 지친 현장 지도자와 선수들은 휴식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부상에서 회복하고,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18일은 많은 것을 바꿔놓기 충분한 시간이다.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가 주어졌던 2008 시즌만 봐도 안다. 당시 휴식기를 앞둔 7월 31일까지 한화 이글스는 56승 46패 승률 0.549로 2위 두산(0.554)과 승차없는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에이스 류현진과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의 활약, 여기다 외국인 타자 덕 클락의 활약이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이 초반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하고, 웨스 오버뮬러와 탐 션이라는 ‘훌륭한’ 외국인 투수들이 활약한 덕분에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기 삼성의 성적은 50승 49패 승률 0.505로 5할 승률은 넘었지만,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25일간의 휴식기가 끝난 뒤 모든 게 달라졌다. 삼성이 후반기 15승 12패 승률 0.556으로 비교적 선전한 반면, 한화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4패 뒤 류현진 선발경기 1승, 4패 뒤 류현진 경기 1승 패턴을 거듭했고 결과는 8승 16패로 후반기 최하위. 
 
결국 시즌이 끝났을 때 한화와 삼성의 순위는 뒤바뀌어 있었다. 한화는 64승 62패 승률 0.508을 기록하며 1게임차 뒤진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10년 암흑기’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반면 삼성은 65승 61패 승률 0.516으로 4위를 차지했고, 어렵게 올라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3전전승으로 제압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악의 외국인 선수진과 부상 선수들을 데리고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당시 한화의 추락은 노장 선수들의 기량 쇠퇴,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 저하도 있지만 올림픽 휴식기를 효과적으로 보내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18일간의 휴식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막판 스퍼트의 추진력을 얻을 수도 있고, 날개 없는 추락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하락세’ 한화와 LG 휴식기에 ‘반색’
 
[배지헌의 브러시백] ‘AGAIN 2008’ AG 브레이크, 순위 판도 뒤흔들까

 
휴식기를 가장 반기는 팀은 한화, LG 등 최근 눈에 띄는 하락세를 겪은 팀이다. 해마다 여름만 되면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한화는 올해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0승 14패(9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전반기 내내 타이트한 접전을 치른 투수들의 체력 저하는 물론, 주축 선수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18일간 휴식은 천군만마와 같다.
 
마운드가 무너진 LG도 휴식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팀이다. LG는 15일 6위 삼성과 맞대결 승리로 어렵사리 5위 자리를 지킨채 휴식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후반기 최다실점(196점)으로 대책없이 망가진 마운드를 재건할 기회다. 마운드만 자리잡히고 분위기만 잘 만들어지면, LG도 충분히 상위권으로 재도약할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반면 한창 상승세인 넥센, KIA, 롯데는 분위기 좋을 때 잠시 쉬어가는 게 아쉬울 수 있다. 특히 최근 매 경기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며 창단 이후 최다 11연승을 달리는 중인 넥센은 특히 더 그렇다. 
 
하지만 넥센 관계자는 “야구엔 사이클이 있고 연승 행진은 언제든 끝날 수 있다”며 “다르게 생각하면 연승이 끝나고 내려갈 수 있는 타이밍에 정확하게 휴식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휴식기가 끝나면 마무리 김상수가 부상을 털고 합류하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와 서건창도 본격적으로 전력에 가세한다. 넥센으로선 잠시 쉬어가도 나쁠 게 없다. 
 
한편 최근 타선이 한창 상승세인 KIA 타이거즈, 마운드 안정화에 성공한 롯데 자이언츠는 휴식기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후반기 마지막 승부를 걸 예정이다. KIA와 롯데는 17일부터 사흘간 선수단에 휴식을 준 뒤 팀 훈련과 연습경기 등을 통해 휴식과 실전감각 유지를 병행할 예정이다. 
 
16일 현재 2위 SK부터 4위 넥센까지 게임차는 4.5게임차. 5위 LG부터 8위 롯데까지 간격도 1.5게임차로 촘촘하다. 휴식기 이후 치르는 30여 경기 결과에 따라 가을야구 대진표가 확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같은 가을야구라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하는 것과 준PO, PO부터 시작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18일간의 휴식기가 모두 끝난 뒤, 각 구단이 어떤 표정과 결의로 마지막 승부를 맞이하게 될지 궁금하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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