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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인천 토박이’ 이재원 “고향에 남고 싶습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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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 (목) 07:00

                           
올 시즌 종료 뒤엔 국가대표 포수 두 명이 FA 시장으로 나온다. 바로 SK 와이번스 포수 이재원과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다. 특히 이재원은 지난해 극심한 타격 부진의 아쉬움을 씻고 올 시즌 펄펄 날고 있다. 인천 토박이로서 고향에 남고 싶은 이재원의 속내를 들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인천 토박이’ 이재원 “고향에 남고 싶습니다.”

 
[엠스플뉴스]
 
인천숭의초·상인천중·인천고·인천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 포수 이재원의 이력이다. 이 정도면 인천 토박이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인천을 떼놓고서 이재원을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재원이 이렇게 정든 고향인 인천을 떠날 수 있을까. 모든 주위 사람이 제가 당연히 인천을 안 떠날 거로 생각하더군요. 솔직히 제 바람도 그렇습니다(웃음).
 
이재원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다. 포수 구인난이 심각한 시대에 이재원은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와 동시에 FA 시장으로 나온다. 국가대표 포수들의 가치가 폭등할 전망이다.
 
물론 이재원이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내비칠 만한 분위기다. 올 시즌 이재원의 성적이 그 이유다. 이재원은 올 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0/ 100안타/ 14홈런/ 42타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521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KBO리그 포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부문에서도 이재원(3.31)은 양의지(5.68)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10개 구단 주전 포수들 가운데 양의지와 이재원만이 시즌 타율 3할을 유지 중이다. 이재원과 양의지는 나란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도 참가한다. ‘금메달’이라는 국위 선양과 더불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꿈꾸는 이재원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폭염 이겨낸 이재원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텼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인천 토박이’ 이재원 “고향에 남고 싶습니다.”

 
어느덧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가 찾아왔습니다. 아니 이재원 선수에겐 휴식기가 아니겠군요.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이 코앞까지 다가왔네요. 정말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지금까지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나름 괜찮아서 다행입니다. 휴식기 전까지 팀 동료들과 마무리를 잘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에서 어떻게 포수로서 버텼습니까.
 
오로지 정신력이죠. 최근엔 너무 덥고 힘들었습니다. 사실 ‘포수’라는 자리는 무더위와 상관없이 항상 힘든 곳이에요. 포수가 얼마나 정신을 차리고 앉아있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결정 납니다. 부담감도 다소 있지만, 책임감이 더 크기에 항상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특별한 더위 나기 비법이 있었나요.
 
사실 도핑 테스트가 있기에 함부로 보양식을 챙겨 먹긴 힘듭니다. 그냥 밥 잘 먹고 푹 쉬면서 몸 관리를 알아서 잘하는 수밖에 없어요. 앞서 말했지만, 정신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SK 박경완 배터리코치가 높은 훈련 강도로 유명한데요. 여름에 꽤 힘들었겠습니다.
 
코치님과의 훈련이 정말 힘들긴 힘들죠(웃음). 그런데 이번 여름 땐 너무 더워서 훈련 강도를 조금 낮췄습니다. 무조건 강한 강도로만 훈련하진 않아요. 코치님께서 체력 보충을 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주셨습니다.
 
다행히 개인 성적은 잘 풀리는 흐름입니다. 특히 출루율(0.412)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부진(타율 0.242)했던 게 팀에 정말 미안했어요. 그래서 비시즌 때 살을 많이 빼면서 준비를 제대로 했죠. 운이 좋아서 그런지 전반기부터 타격이 잘 풀리고 있습니다. 팀 성적도 괜찮으니까 더 만족스럽죠. 지난해 타격이 너무 안 풀리면서 무의미하게 들어서는 타석이 많았어요. 올 시즌엔 타석에 들어가기 전 상대 공략 계획을 제대로 세우고 들어갑니다. 출루율이 높게 나와서 기분이 좋아요.
 
장타율(0.524)도 만만치 않습니다. 홈런 6개만 더 때린다면 생애 첫 2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는데요.
 
제가 처음부터 홈런을 노리는 타자는 아닙니다. 그래도 올 시즌 흐름이라면 20홈런이 가능하겠단 생각도 들어요. 사실 20홈런 기록보단 팀이 2위 자리에 안착하게 만드는 홈런을 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이재원 “주장 스트레스? 이 정도도 못 버티면 안 돼.”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인천 토박이’ 이재원 “고향에 남고 싶습니다.”

 
포수로서 투수들을 리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요. 오랜 기간 ‘SK맨’이었기에 올 시즌 호흡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10년 넘게 한 팀에서 있었으니까요. 투수들도 편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계속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잘 알게 되니까요. 마음을 더 열게 되죠. 그 고마움에 더 배려하니까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게 아닐까요.
 
이재원 선수가 꼽은 올 시즌 가장 인상 깊은 SK 투수는 누구인가요.
 
(망설임 없이) (김)태훈이죠. 올 시즌 공만 보면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구위가 원래 괜찮은 데다 제구까지 좋아져서 제 리드대로 공을 잘 던지더라고요.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포수는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은 데 올 시즌 주장까지 역임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나요.
 
주장 자리가 힘들 거로 예상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어요. 스트레스를 받는 건 선배님들에게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도 못 이겨내면 프로 선수가 아니죠(웃음). 주장은 정말 가치 있는 자리입니다. 다른 것보단 최근 손가락이 안 좋아서 경기에 못 나갔는데 그게 마음에 걸리네요.
 
2012년 준우승 이후 가장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높은 시즌 같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 SK 왕조 시절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인가요.
 
예전엔 저도 그저 형들을 따라가는 분위기였죠. 백업 포수였지만, 마냥 좋기만 했어요. 사실 당시 제가 주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올 시즌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개인적으로 더 뜻깊을 거 같아요. 팀에 미안했던 마음을 조금 덜지 않을까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 찍힌 사진에 제가 나왔으면 합니다(웃음).
 
SK에 남고 싶은 ‘인천 토박이’ 이재원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인천 토박이’ 이재원 “고향에 남고 싶습니다.”

 
만약 올 시즌 개인 성적을 유지하면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하면 최고의 한 해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FA 대박을 노릴 수 있겠습니다(웃음).
 
그렇다면 구단이 잘 해주시지 않을까요(웃음). 전 인천 출신이니까요. 제 주위 사람들이 ‘이재원은 인천을 당연히 안 떠나겠지’라고 종종 말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거기에 편승해서 고향에 남고 싶습니다(웃음).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만할 것 같네요.
 
어느 정도 개인 성적은 나온 상황이라 마음의 부담을 덜 하겠습니다.
 
(고갤 끄덕이며) 확실히 시즌 초반보단 마음이 편해졌죠. 성적이 어느 정도 쌓였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여유 있는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8월부터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올 시즌엔 성적(8월 타율 0.500·15안타)이 좋아서 너무 기뻐요.
 
이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과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가 남았습니다. 남은 시즌을 향한 이재원의 각오가 궁금합니다.
 
대표팀에 가면 무엇이든 배우는 게 많잖아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처럼 웃으면서 금메달을 걸고 돌아오겠습니다. SK에선 해마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 같아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올 시즌엔 독하게 야구해서 저와 팀 모두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겠습니다. 이 말 꼭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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