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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105일 만에 복귀전을 앞둔 류현진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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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5 (수) 21:22

                           
[이현우의 MLB+] 105일 만에 복귀전을 앞둔 류현진

 
[엠스플뉴스]
 
LA 다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64승 57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3위이자, NL 와일드카드 5위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 시즌을 끝마치면 다저스는 2013년부터 이어오던 5년 연속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마감하게 된다. 현재 다저스의 페이스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원인을 파악하긴 어렵지 않다. 뒷문 단속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연속으로 9회에 실점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7회에만 2실점을 허용하며 4-5로 역전패를 당했던 11일 경기를 더 하면 5경기 연속 역전패다. 
 
이에 다저스의 수뇌부는 강수를 빼어들었다. 팀 내 투수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2, 3위인 로스 스트리플링(8승 3패 110.0이닝 ERA 2.62 WAR 2.5승)과 마에다 켄타(7승 7패 109.0이닝 ERA 3.80 WAR 2.3승)을 불펜으로 돌린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론 지난 10일 심장박동 이상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마무리 켄리 잰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런 다저스의 파격적인 결정에 혜택을 본 선수도 있다. 8일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두 번째 재활 등판을 마친 류현진(31·LA 다저스)이다.
 
[이현우의 MLB+] 105일 만에 복귀전을 앞둔 류현진

 
류현진은 지난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내전근 부상을 입고 꾸준히 재활에 매진해왔다. 이달 3일 싱글A 경기에 재활 등판해 4이닝 무실점, 8일 트리플A 경기에선 5이닝 1실점으로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으나, 향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3일 마에다-스트리플링의 불펜행과 함께 류현진의 빅리그 복귀 일정도 정해졌다.
 
류현진은 16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이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내전근 부상 이후 105일 만이다.
 
류현진, '팔색조'로 돌아올 수 있을까?
 
 
 
류현진은 올 시즌 부상 전까지 6경기에 등판해 3승 0패 29.2이닝 평균자책점 2.12 WAR 0.6승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전성기였던 2013-2014시즌을 오히려 뛰어넘을 기세였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지난해 약점으로 꼽혔던 9이닝당 피홈런이 0.91개까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어깨 수술에서 복귀한 지난해 HR/9 1.56개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올해 초 류현진은 어깨 수술 복귀 후 첫해였던 지난해에 보였던 구위 하락을 극복한 상태였다. 게다가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부상 이전에는 던지지 않았던 세 가지 구종을 추가해 구사하고 있었다. 바로 컷 패스트볼(이하 커터)과 투심 패스트볼(이하 투심), 마지막으로 스파이크(너클) 커브다.
 
커터는 변형 패스트볼의 일종으로 포심 패스트볼처럼 보이다가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날카롭게 횡으로 꺾이는 구종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현역 좌완 가운데 대표적인 기교파 투수인 댈러스 카이클(30·휴스턴)의 비디오를 참고해 커터를 장착했고, 커터는 수술 이후 구위가 약화된 포심 패스트볼의 훌륭한 보완재가 되어줬다(순수 피장타율 0.086, ML 3위).
 
한편, 올해부터 류현진은 기존에 던지던 '슬로우 커브'에 더해 '회전수가 많은 커브(일명 스파이크 커브)'도 던지고 있다. 너클 커브를 포함한 '회전수가 많은 커브'는 최근 빅리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구종이다. 커브 특유의 공을 던진 직후 떠오르는 듯한 움직임이 없앤 이 구종은 지난해 MLB 구종별 성적 합계에서 가장 낮은 피안타율(.215)과 피장타율(.356)을 기록했다.
 
[이현우의 MLB+] 105일 만에 복귀전을 앞둔 류현진

 
스파이크 커브를 장착한 올해 류현진의 커브(슬로우 커브 포함)는 구사율(17.1%)과 탈삼진 비율(46.7%), 피장타율(.333)에서 체인지업을 앞서는 제1 구종으로 급부상했다. 게다가 새로 장착한 투심 패스트볼은 생각만큼 위력을 발휘하진 못하고 있지만(피안타율 .273), 대신 땅볼 비율(56.7%, 커리어 하이)을 높이는 데 톡톡히 일조하고 있다.
 
올해 초 류현진은 기존에 던지던 포심-체인지업-슬로우 커브-슬라이더와 새로 추가한 3가지 구종을 섞어 던지는 '팔색조' 투수였다. 이런 모습을 재현해낼 수만 있다면 류현진의 복귀는 다저스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야구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복귀전
 
[이현우의 MLB+] 105일 만에 복귀전을 앞둔 류현진

 
이번 류현진의 복귀전은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팀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경기다. 우선 마에다와 스트리플링을 불펜으로 보내긴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치일뿐이다. 복귀전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한다면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얼마든지 재편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류현진의 계약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한편, 류현진이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치면 다저스 수뇌부로서도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다저스는 현재  NL 서부지구 3위에 머물고 있다. 여유를 갖고 이것저것 실험할 상황이 아니다. 류현진이 부진할 경우엔 재빨리 대책을 찾으려 할 것이 분명하며, 높은 확률로 마에다 또는 스트리플링을 다시 선발 로테이션으로 불러들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류현진의 이번 등판이 105일 만에 치르는 복귀전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1, 2주 만에 복귀하는 투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8월 들어 두 차례 재활 등판을 갖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상대로였다. 류현진이 한 차원 높은 실력을 지닌 빅리그 타자를 상대로도 호투를 펼칠 수 있을지는 경기를 치르기 전까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따라서 16일 경기는 류현진의 커리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도,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과연 류현진은 야구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류현진의 복귀전은 오전 11시 10분 MBC SPORTS+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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