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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묵묵한 소년가장’ 최원태의 AG 합류가 반갑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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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4 (화) 13:00

                           | 늘 묵묵히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를 지킨 '소년가장 에이스'는 최원태다. 그의 아시안경기대회 야구 대표팀 합류가 반갑다. 
 
[엠스플 이슈] ‘묵묵한 소년가장’ 최원태의 AG 합류가 반갑다

 
[엠스플뉴스]
 
얼떨떨하지만 행복하다. 반드시 금메달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 최원태의 당찬 각오다. 최원태는 8월 13일 발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최종 엔트리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1997년 1월생인 최원태는 아직 ‘군 미필’인 상태다. 이번 대회는 최원태에게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병역 혜택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최원태는 2개월여 전 대표팀 탈락의 아쉬움을 제대로 씻었다.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6월 11일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 최종 명단 24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최원태의 이름은 없었다. 발표 당시 최원태는 올 시즌 12경기(77.2이닝)에 등판해 6승 6패 평균자책 4.27을 기록하고 있었다. 국내 우완 정통파 투수 중 수준급 성적이었다.
 
최원태는 올 시즌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던 넥센의 부진 속에서도 꿋꿋이 마운드를 지키며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끝내 최원태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최원태의 대표팀 승선 탈락 소식에 의문의 시선이 존재했던 건 사실이다. 묵묵히 제 몫을 다 해준 선수가 바로 최원태였던 까닭이다.
 
그 이후 변한 건 없었다. 아니 이를 더 악물었다. 최원태는 팀의 토종 에이스로서 항상 묵묵히 마운드에 올랐다. 6월 중순 이후 넥센도 서서히 상승세를 탔다. 최원태도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이후 등판한 10경기에서 7승(1패)을 따내면서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최원태가 선발 투수로서 승패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내려간 경기도 7월 19일 LG 트윈스전(3이닝) 단 한 경기뿐이었다. 그 외 9경기 등판에선 꾸준히 5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며 책임을 다한 최원태였다.
 
‘지성이면 감천’ 이 악물고 버텨낸 최원태
 
[엠스플 이슈] ‘묵묵한 소년가장’ 최원태의 AG 합류가 반갑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서서히 기회가 보였다. 이미 대표팀에 승선한 몇몇 투수가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까닭이다. 경쟁 선수의 ‘코스 이탈’로 선동열 감독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묵묵히 코스를 유지하며 달려온 최원태로 향했다. 결국, 최원태에게 자카르타로 향하는 막차 티켓이 주어졌다. 최원태는 “기대하지 않았기에 얼떨떨하다”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최원태는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단 걸 스스로 입증했다.
 
최원태는 2015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했다. 당시 최원태는 역대 구단 최고 계약금(3억 5,000만 원)에 계약하면서 기대를 한껏 받았다. 하지만, 최원태는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재활에만 전념해야 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1군 무대에서 데뷔할 기회는 날아간 셈이었다.
 
최원태는 2016년에서야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뒤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최원태는 2016년 5월 27일 KT WIZ전에서 3.2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원태는 데뷔 시즌을 17경기 등판 2승 3패 평균자책 7.23으로 마무리했다.
 
숨어있던 날개가 돋아난 건 지난해부터였다. 지난해 팀의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최원태는 25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 평균자책 4.46으로 토종 에이스로서 활약을 톡톡히 펼쳤다. 최원태는 지난해 넥센에서 유일하게 시즌 풀타임을 소화해낸 국내 선발 투수였다. 동시에 프로 2년 차 만에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는 동시에 어린 선수답지 않은 완숙함을 선보였다. 소년가장이란 별명도 붙은 최원태였다.
 
최원태는 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받는 토종 선발이다
 
[엠스플 이슈] ‘묵묵한 소년가장’ 최원태의 AG 합류가 반갑다

 
올 시즌 최원태는 지난해 돋아난 날개를 펴고 더 훨훨 날고 있다. 지난해보다 더욱 세밀해진 제구를 선보인 최원태는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외에도 커브와 슬라이더를 추가했다.
 
게다가 최원태는 4월 18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완투 경기를 소화했다. 타순 침묵으로 패하면서 ‘완투패 투수’라는 불운의 주인공이 됐지만, 최원태가 팀의 에이스로 완벽히 자리매김했음을 알리는 경기였다. 이후 꾸준한 투구를 펼친 최원태는 올 시즌 8월 13일 기준 13승 7패 평균자책 3.97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35를 기록 중이다.
 
최원태는 KBO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받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KBO 최고의 토종 선발 투수지만, 비교적 언론의 관심이 적게 받는 최원태다. 국내 투수진으로만 성적 비교 범위를 좁히면 최원태는 다승 1위(13승)·평균자책 3위(3.97)·WHIP 4위(1.35)·이닝 소화 4위(129.1이닝)다. 국가대표 투수의 성적으로 손색이 없다.
 
[엠스플 이슈] ‘묵묵한 소년가장’ 최원태의 AG 합류가 반갑다

 
최원태는 항상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좋은 성적을 칭찬하면 최원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또 최원태는 “감독님과 팀 동료가 많이 도와준 덕분이다”며 공을 돌린다.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 명단 발표 뒤에도 최원태는 “어차피 내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우선 맡아야 할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의젓한 태도를 보였다.
 
선발 투수는 그라운드 내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다. 토종 에이스 투수를 향해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원태는 그런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그저 앞에 놓인 길을 걸어간다. 최원태는 늘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성실히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았다. 그리고 노력의 결과를 주워 담았다. 이번 아시아경기대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태원의 대표팀 승선이 반가운 이유다.
 
박재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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