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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어차피 '0순위'는 이대은·이학주? 변수는 없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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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3 (월) 11:00

                           
| 결과를 미리 알고 보는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응답하라 1988’이 ‘어남류’가 아닌 ‘어남박’인줄 미리 알았더라면, 그 많은 시청자가 숨을 죽인 채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보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일찌감치 이대은, 이학주로 확정된 듯한 신인 2차 지명 1라운드 결과는 어떨까. 
 
[배지헌의 브러시백] 어차피 '0순위'는 이대은·이학주? 변수는 없나

 
[엠스플뉴스]
 
어차피 1순위는 이대은, 어차피 2순위는 이학주일까.
 
9월 10일 KBO는 2019 신인 2차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마감 시한(8월 11일) 전까지 드래프트 참가 희망서를 제출한 국외 유턴파 선수는 총 5명. 투수 이대은과 내야수 이학주, 포수 김성민, 외야수 하재훈, 투수 윤정현이 드래프트에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구계의 시선은 온통 이대은과 이학주의 행선지에 쏠려 있다. 이대은은 일찌감치 올해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각광을 받았다. 전년도 꼴찌팀이 이듬해 신인 2차 1순위 지명권을 갖는다는 점에 착안해 ‘2017 KBO 꼴찌 싸움은 이대은 리그’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이학주도 ‘즉시 전력감 유격수 자원’이란 평가 속에 큰 기대를 모았다. 상당수의 야구 관계자와 스카우트는 이대은과 이학주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2차 1라운드 1순위, 2순위 지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2차 1라운드 1번 지명권을 가진 팀은 KT 위즈다. KT는 해마다 즉시 전력감 국외파와 국내 아마추어 선수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 때는 김재영(한화), 최원준(KIA) 등을 거르고 국외 유턴파 남태혁을 선택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선 유턴파 김선기(넥센)를 염두에 뒀다가 강백호를 택했다.
 
이번엔 유턴파 이대은 지명이 유력하다. 이미 구단 관계자가 이대은과 면담까지 했다. KT 관계자들도 이대은 지명 가능성이 99%에 가깝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김진욱 감독까지 이대은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거들고 나섰다. 
 
1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팀은 삼성 라이온즈다. 연초부터 스카우트 사이에선 ‘삼성이 이학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잠시 국내 아마추어 선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단 얘기도 들렸지만, 최근엔 다시 이학주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만약 삼성이 지명하지 않더라도, 1라운드 5순위 안에는 이름이 불릴 거란 예상이 나온다.
 
어1이(어차피 1순위는 이대은), 어2이(어차피 2순위는 이학주). 아직 2차 지명까지 한 달이나 남았는데, 미리 결과가 정해진 듯한 분위기라 싱겁게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면 한 달 뒤 실제 드래프트에서 예상을 깨고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정말 없는 것일까.
 
이대은·이학주, 기존 유턴파 선수들과 레벨 다르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어차피 '0순위'는 이대은·이학주? 변수는 없나

 
구단들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국외 유턴파를 지명하는 건 ‘즉시 전력감’ 활약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국외 리그에서 수년간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국내 아마추어 선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프로에 적응할 거라고 예상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실제 국외 유턴파 중에 기대했던 대로 즉시 전력감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극히 드물다는 데 있다. 최근 4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12명 이상의 국외 유턴파가 지명받았지만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은 선수는 장필준(삼성)과 김재윤(KT) 정도다. 2차 1라운드에서 지명받은 김진영(한화), 남태혁(KT), 신진호, 정수민(이상 NC), 김선기(넥센) 등은 하나같이 1군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전직 스카우트는 “국내로 돌아오는 선수 중에 상당수가 방출 직전까지 팀에서 ‘방치’된 상태로 시간을 보내다 오는 경우가 많다. 또 2년 유예조항까지 있다 보니 실전 및 팀 훈련 공백 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팀 합류 뒤엔 다소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국내 야구 훈련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아마추어 선수보다 훨씬 많은 나이도 약점이다. 국외 유턴파는 수년간 국외에서 뛰고 2년 유예기간까지 거친 선수들이다. 이대은만 해도 1989년생으로 내년이면 30대가 되고, 1990년생 이학주도 내년이면 29세다. 에이징 커브에서 전성기를 지난 시점에 ‘신인’으로 데뷔하는 셈이다. 
 
하지만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는 이대은과 이학주는 그간 데뷔한 유턴파 신인들과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간 실패한 국외 유턴파 대부분은 루키리그, 아무리 잘해야 싱글 A 정도까지 올라갔다가 방출당한 선수들이다. 반면 이대은과 이학주는 구단 팜 랭킹에서도 상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고, 트리플 A 레벨에서 기량을 입증했던 선수들이다. 이대은 같은 경우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도 이대은·이학주에게 그간 지명받은 국외 유턴파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이 관계자는 “이대은은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구위와 경기운영, 몸 상태를 증명했다. 지난해 같은 시점 김선기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은 투수다. 이학주는 최근 공백이 있긴 하지만 그만한 수비력과 야구 재능을 갖춘 유격수 자원을 찾긴 쉽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2차 드래프트 대상 중에 지난해 강백호, 양창섭만큼 걸출한 신인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대은·이학주의 상위 지명이 확실한 이유다. 
 
지방 B구단 스카우트는 올해 지명 대상 중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지난해 1라운드에 비하면 수준이 떨어진다. 이대은, 이학주를 제쳐놓고 뽑아야 할 만큼 눈에 확 띄는 기량을 보여준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13일 대통령배 대회 결승이 끝나면, 신인 드래프트 앞두고 열리는 고교 전국대회는 15일 개막하는 봉황대기 하나만 남는다. 그 사이 20일엔 국외파 드래프트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트라이아웃이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지방 B구단 스카우트는 “이미 2차 지명 상위순번 윤곽은 어느 정도 나온 상태”라며 대세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눈’ 윤정현, 고교 선수는 노시환-송명기 주목
 
[배지헌의 브러시백] 어차피 '0순위'는 이대은·이학주? 변수는 없나

 
스카우트 사이에선 이대은, 이학주 외에도 2차 지명 상위 순번에 뽑히는 국외 유턴파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시카고 컵스 출신 외야수 하재훈은 뛰어난 스피드와 강한 어깨를 고루 갖춰 상위 순번 지명이 예상된다. 최근엔 세광고 출신 좌완 윤정현의 상위 지명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윤정현은 2012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롯데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에 진학한 뒤, 1년 만에 자퇴하고 2013년 7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2016시즌 방출당한 뒤 귀국해 최근 모교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하는 중이다.
 
지방 B구단 스카우트는 “윤정현의 현재 몸 상태나 구위가 나쁘지 않다고 한다. 좋은 체격조건(키 187cm)과 유턴파치고는 어린 나이(1993년생), 좌완이란 이점을 생각하면 상위 지명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윤정현이 2차 드래프트에서 조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내 아마추어 선수 중에는 경남고 3루수 노시환과 장충고 우완투수 송명기가 가장 유력한 상위 지명 후보로 언급된다. 일각에선 삼성이 이학주를 지명하지 않을 경우엔 노시환과 송명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노시환은 장타력과 강한 어깨, 수비력을 갖춘 3루수로 올해 경남고 간판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다만 최근 치른 경기에서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2차 지명대상 야수 가운데 최대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송명기는 뛰어난 신체조건(키 191cm)에 140km/h 후반대 강속구와 커터를 구사하는 우완투수다. 지난해 양창섭, 곽빈 등에 비하면 임팩트가 약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송명기 역시 2차 지명 대상 투수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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