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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아델만이 백조가 된 비법 ‘줄이고 세우기’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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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1 (토) 07:22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은 기복이 심했던 전반기를 보냈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하자 아델만은 백조가 됐다. 과감한 변화를 택한 아델만은 삼성의 외국인 잔혹사를 깔끔하게 없애 줄 주인공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아델만이 백조가 된 비법 ‘줄이고 세우기’

 
[엠스플뉴스]
 
매미가 울자 사자가 포효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여름 진격에 나섰다. 전반기 내내 하위권에 머물렀던 삼성은 후반기 들어 급격한 상승세로 5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 대반격 중심엔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이 있다. 전반기 기복 있는 투구로 아쉬움이 컸던 아델만은 과감한 투구 자세 변화로 후반기 반등을 만들었다.
 
아델만을 바라보는 삼성 김한수 감독의 입가에도 이제 웃음꽃이 핀다. ‘건강만 하길’ 빌었던 김 감독의 절실한 소망을 뛰어넘어 압도적인 구위까지 보여주는 아델만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와 다르게 외국인 투수들이 아프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니 다행이다. 후반기로 갈수록 더 잘해주고 있다. 특히 아델만은 투구 자세를 수정하면서 구속이 올라왔다. 지금보다 저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며 미소 지었다.
 
아델만은 올 시즌 22경기(123.1이닝)에 등판해 7승 8패 평균자책 4.74 WHIP(이닝당 평균 출루율) 1.48을 기록 중이다. 특히 바꾼 투구 자세가 자리 잡은 후반기부터 아델만은 4경기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 1.33 WHIP 0.96으로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안주가 아닌 과감한 변화를 택한 것이 아델만이 백조로 변한 원동력이었다. 아델만은 시즌 도중 투구 시작 과정에서 멈춤 동작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상체를 곧추세우는 투구 자세로 수정을 꾀했다. 그 결과가 후반기 맹활약을 펼치는 아델만이다. 아델만에게 투구 자세에 변화를 준 과정과 한국 야구 적응에 대한 얘길 들어봤다.
 
투구 자세 수정이 이끈 후반기 아델만의 마법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아델만이 백조가 된 비법 ‘줄이고 세우기’

 
전반기 아델만과 후반기 아델만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KBO리그의 수준이 높았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무엇보다 5년여 만에 투구 자세를 교정하고 시즌에 돌입했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기 땐 기복이 심했다. 외부 요인이 아닌 나 자신의 문제였다.
 
결국, 미국 무대에서 사용했던 투구 자세로 되돌아갔다고 들었다.
 
예전의 투구 자세로 완전히 돌아간 것보단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줬다. 먼저 투구를 시작할 때 한번 멈췄다가 던지는데 그 멈추는 시간을 약간 줄였다. 또 상체를 조금 세워서 던지니까 몸이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일직선이 되더라. 자연스럽게 릴리스 포인트가 안정화되면서 제구도 좋아졌다.
 
미국 무대에서도 시즌 중반 투구 자세를 이렇게 바꾼 경험이 있나.
 
메이저리그에서 바꾼 적은 없었다. 마이너리그에선 시즌 도중 투구 자세에 변화를 준 적이 한 번 있었다. 그때 시즌 성적이 안 좋았다(웃음). 하지만, 올 시즌엔 투구 자세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투구 자세 변화 속에서 변화구 구사율도 높아졌다. 후반기 들어 커터 사용이 잦아졌고, 커브도 전반기보다 위력적이다.
 
최근 2~3년간 커브 비율을 높이고 싶었다. 이렇게 좋은 후반기 분위기에서 커브와 커터 등 변화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코치진과 전력분석팀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타자마다 특정한 변화를 주기보단 달라진 내 공에 타자들이 먼저 반응하게 만들고 싶었다.
 
아델만 “대구에서 삼성 팬들과 오랫동안 볼 수 있길.”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아델만이 백조가 된 비법 ‘줄이고 세우기’

 
엄청난 폭염이 최근 한반도를 강타했다. 일명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의 더위는 어떤가.
 
솔직히 시즌 중에 덥다고 하면 덥고, 춥다고 하면 춥다고 느끼기에 특별한 느낌은 없다. 확실한 건 미국보단 한국이 더 덥다(웃음).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가 대구랑 비슷한 날씨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신시내티도 매우 습한 도시다. 이제 날씨는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4일 휴식 뒤 등판을 몇 차례 자청한 것으로 안다.
 
미국에서 어릴 때부터 4일 휴식 뒤 등판으로 뛰어왔다.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모두 4일 휴식 뒤 등판 루틴이 이어졌다. 5일 휴식 뒤 등판보다 오히려 마음이 더 편안하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KBO리그가 마이너리그보다 구단 버스나 이동 거리, 야구장 시설 등 환경이 훨씬 훌륭하다.
 
음식도 이제 적응됐을 것 같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일주일이 넘도록 저녁에 고기만 먹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한국에서도 고기를 먹으러 외식을 자주 다닌다. 특히 가브리살이 최고다(웃음).
 
(삼성 관계자는 “아델만이 곱창이나 막창 등 내장을 못 먹는데 지방이 많은 삼겹살도 안 먹는다. 오로지 가브리살만 먹는다”고 전했다)
 
삼성 팬들이 최근 아델만 선수의 팬 서비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구단 버스로 이동할 때마다 사인과 사진 찍기 등 팬 서비스를 제대로 해주고 있다고 들었다.
 
삼성 팬들이 있기에 내가 이 자리에서 야구할 수 있는 거다. 2대 16으로 지던 1대 0으로 이기던 팬들은 항상 응원해주신다. 그런 팬들을 위해 사인을 해드리고 같이 얘길 나누는 건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야구장 안에선 그물망 때문에 팬들과 소통하기 힘들다. 그래도 버스로 가는 길에서 팬들과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야구장 안에서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한국 야구의 매력이다.
 
한국 야구장 응원 문화는 정말 매력적이다. 미국에서도 팬들의 응원이 있지만, 한국에선 5점 차로 지고 있던 이기고 있던 똑같이 열정적으로 응원한다. 가장 무더운 여름 시기에 평일 경기가 있으면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많지 않다. 그런데 한국은 이렇게 팬들이 많이 와서 깜짝 놀랐다. 시끌벅적한 게 좋다.
 
후반기 상승세로 팀이 5위권을 위협하면서 3년 만의 가을 야구를 노리고 있다. 삼성 팬들의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포스트시즌을 향한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팀 경기 결과다. 이건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른 팀 경기 결과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당장 앞에 있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삼성 팬들의 응원이 항상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대구에서 오랫동안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열심히 공을 던지면서 올 시즌 최선의 결과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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