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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시아리그 CEO 맷 베이어 “슈퍼8, 아시아 대표 이벤트로 키우고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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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0 (금) 14:22

                           

[매거진] 아시아리그 CEO 맷 베이어 “슈퍼8, 아시아 대표 이벤트로 키우고파”



[점프볼=손대범 기자] “NBA 서머리그처럼, 매년 7월이 되면 생각나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아시아리그 CEO 맷 베이어의 포부다. 이지엔리엔의 통역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농구 경력’은 어느덧 아시아의 대표 농구리그들이 교류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관장하는 CEO로 이어지고 있었다. 아시아 농구가 기술적, 재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맷 베이어를 만나보았다.

▲이지엔리엔 통역, 대형리그 CEO되기까지

맷 베이어 대표가 처음 알려진 건 중국의 NBA 스타 이지엔리엔의 통역으로서였다. 10년 전, 20대였던 그는 영어와 중국어에 모두 능통하고, 또한 커뮤니케이션에도 자신이 있었다. 어린 시절 그의 부모가 중국인 출신 아이를 입양한 덕분에 중국 문화에 대해서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대학생이 된 뒤에는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동시에 본인도 중국어를 전문적으로 익혔다. 현장에서 만난 그는  기자회견도 중국어로 진행할 정도로 중국어에도 능통했다. 이런 배경은 그가 아시아 무대에서 ‘농구’를 이용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지난 11년간 중국에서 지내왔어요. 농구도 오래 접해왔기에 자연스럽게 이쪽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게 됐죠.” 베이어 대표의 말이다.

처음 서머 슈퍼8, 아니 아시아리그를 계획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기자가 ‘아시아리그’에 대한 브리핑을 처음 들은 건 2017년 1월이었다. 당시 마카오 관광청에서 귀띔해주길 “아시아리그가 창설되고 KBL과 CBA 등 아시아의 대형 리그팀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업 설명회가 있었다. 그리고 약 8개월 뒤였던 2017년 9월 20일, 마카오에서 'SUPER 8'이라는 단기 대회가 개최됐다. 국내에서는 고양 오리온과 서울 삼성이 출전했다.

이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베이어 대표는 이 대회를 토대로 마카오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마카오 정부 스포츠국으로부터 3년 계약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NBA 서머리그로부터 영감을 얻었어요. 예전에도 아시아 농구팀들끼리 치르는 대회가 있었지만 저예산으로 치러진 대회가 대부분이었죠. 저는 이걸 브랜드화 시키고 싶었습니다. 양적, 질적으로 대회 수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충분히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물론 도전은 쉽지 않았다. 우선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했다. 아시아리그는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대만 등 프로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이에 따라 구단이 소속된 각 국 농구협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 국제농구연맹(FIBA)의 협조도 구해야 했다. FIBA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각 국 협회도 섣불리 팀을 파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 베이어 대표도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모두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각 나라와 긴밀한 관계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모두 찾아가서 대화를 하는 수밖에 없었죠.”

그가 대표로 있는 아시아리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19명을 투입했다. 그 중에는 KBL 및 아시안게임 대표팀 통역으로 활동했던 한기윤 팀장을 비롯해 각 국을 전담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은 각 국 연맹은 물론, 참가팀들을 케어하며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매거진] 아시아리그 CEO 맷 베이어 “슈퍼8, 아시아 대표 이벤트로 키우고파”

▲새로운 수익모델 제시하고파

베이어 대표의 명확했다. 아시아리그가 주관하는 대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궁극적으로는 FIBA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인터리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FIBA와 긴밀한 협조 속에서 아시아 클럽들이 리그를 치르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필수다. 아시아 농구는 여전히 발전 단계에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여전히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리그가 많다. 중국프로농구도 호황기를 누리며 수백만 달러 연봉을 받는 NBA선수들을 외국선수로 불러들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적자 예산으로 운영 중인 구단도 많다. 임금 체불이 국제적 이슈가 된 적도 있다. KBL과 B리그도 그 행보가 조심스럽다. 베이어 대표는 “우리가 수익을 발생시켜 구단과 연맹의 재정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 같이 이득을 취하는 것이지요. 재정은 아마도 각 리그 커미셔너들의 공통적인 걱정일 겁니다. 그들을 위한 모델을 개발해 조금이나마 돕고 싶습니다. 그러만 우리도 더 발전하지 않을까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조금의 성과가 있었다. 일단 마카오로부터 3년간 대회 개최에 대한 지원을 약속받았다. 장기 리그로 가기에 앞서 ‘서머 슈퍼8’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서머리그로 정착시키는 것이 단기 목표다. 2018년 대회의 경우, 중국의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에서 NBA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 베이어 대표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컨텐츠를 수백만의 새로운 농구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어 대표와 아시아리그는 서머 슈퍼8을 마치기가 무섭게 9월의 터리픽 투웰브(Terrific Twelve) 준비에 돌입했다. 이번에는 12팀이 출전한다. 서머 슈퍼8과의 차이점도 명확하다. 서머 슈퍼8이 코치클리닉, 심판 캠프 등 ‘농구 교류’에 포커스를 두었다면, 터리픽 트웰브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하다. 9월은 각 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 베이어 대표는 외국선수들까지 출전하는 만큼 프리시즌 이벤트로 자리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각종 문화 공연까지 계획하고 있어 마카오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베이어 대표는 ‘당장 관중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왜일까. “지금은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2~3년은 관중 수익을 내기가 힘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차근차근 나아갈 것입니다. NBA 서머리그도 처음에는 작은 체육관에서 시작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모든 팬들이 7월의 라스베이거스에서 어떤 대회가 열리는지 다 알지 않습니까? 우리도 규모를 키워가며 하드코어 팬들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한편 그는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농구도 이 대회에 접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유소년 캠프, 외국선수 테스트 등 농구를 통해 교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이곳을 통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회에 출전하는 KBL 팀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국팀의 플레이를 대단히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코너 3점슛은 모든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적극적인 참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경기로 아시아 농구의 재미를 전역에 팬들에게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BONUS ONE SHOT | 서머 슈퍼8이 마카오에서 열린 이유

지난해부터 아시아리그가 개최한 서머 슈퍼8, 터리픽 투웰브 등은 모두 마카오에서만 열리고 있다. 과연 베이어 대표가 마카오를 거점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마카오 입장에서는 '카지노'의 이미지 대신 '관광'의 이미지를 더하고 싶었다. 라스베이거스가 '씬 시티' 이미지를 바꾸고자 각종 문화, 스포츠 행사를 적극 유치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시아리그 입장에서 마카오는 '중립'을 의미한다. "마카오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장소입니다. 우선 비행기로 오기가 쉽고, 비자를 발급받는 번거로움이 없습니다. 또한 '중립'이 주는 상징성도 있습니다. 저는 대회에 참가하는 어느 팀도 '홈팀이 아니라 불이익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 사진=홍기웅 기자

# 본 기사는 2018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2018-08-10   손대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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