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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최주환 “나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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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목) 07:22

                           
 ‘나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이 왜 이런 말을 꺼냈을까. 최주환은 스포츠 탈장 증세로 받는 고통보단 팀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을 먼저 말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최주환 “나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엠스플뉴스]
 
스포츠 탈장. 일반 탈장과 다르게 고강도의 운동으로 장이 복벽 밖까지 밀려 나오는 증상을 뜻한다. 치골 부근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프로 운동선수들이 자주 걸린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도 최근 스포츠 탈장 증상으로 고생 중이다. 타격할 땐 괜찮지만, 빨리 뛸 때 배에 통증이 느껴지는 최주환이다. 최주환은 어쩔 수 없이 수비에 나서지 못한다. 지명 타자나 대타로 출전하면서 스포츠 탈장 증세가 완화되길 기다리는 최주환의 상황이다.
 
‘커리어 하이’ 기세의 최주환 자신도 매우 아쉬운 상황이 됐다. 최주환은 올 시즌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1/ 123안타/ 19홈런/ 80타점/ 출루율 0.385/ 장타율 0.572를 기록 중이다. 최주환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3.21로 팀 내 야수 3위다. 생애 첫 20홈런·100타점까지 노리는 최주환의 분위기다.
 
물론 최주환은 스포츠 탈장 증세의 고통과 아쉬움보다 팀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을 더 크게 느낀다. 거센 폭염 속에서 고생하는 팀 동료들을 생각하면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최주환의 마음이다. 처음으로 팀과 개인 성적을 모두 다 잡는 시즌을 만들고 싶단 최주환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생애 첫 20홈런·100타점, 최주환에겐 새로운 동기부여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최주환 “나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참 버티기 힘든 여름입니다.
 
어떻게든 버텨야죠. 예전부터 먹어보려고 했던 ‘공진단’을 올 시즌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안 먹는 건보단 나은 것 같습니다(웃음). 체력 보충을 위해 소고기도 자주 먹습니다.
 
예전부터 여름 들어 떨어지는 체력이 고민이란 얘길 많이 들었는데요.
 
(고갤 내저으며) 사실 저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예?
 
스포츠 탈장 증상 때문에 수비에 못 나가고 있잖아요. 팀 동료들은 폭염 속에서 힘들게 수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요. 수비를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더 큽니다. (짧은 한숨 뒤)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요.
 
뛸 때 통증이 심한 거로 압니다.
 
방망이를 돌릴 땐 괜찮아요. 그런데 뛸 때 통증이 옵니다. (인상을 찡그리며) 누가 칼로 콕콕 찌르는 기분이에요. 어쩔 수 없이 전력 질주가 안 됩니다. 은근히 스트레스에요.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휴식을 취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든 팀에 도움은 줘야죠. 물론 바로 나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그래도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까지 버티는 게 중요합니다. 이 정돈 팀을 위해 참을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 기세였기에 더 아쉬울 것 같습니다.
 
사실 더 잘하고 싶습니다(웃음).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20홈런 달성은 의미 있는 기록 같아요. 인생 첫 100타점 달성도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20홈런·100타점이 시즌 전 세운 목표는 아니었는데 갑자기 새로운 목표가 생긴 거죠. 어느 정도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장타력이 급격히 증가한 게 눈에 띕니다. 지난해 시즌 7홈런이 ‘커리어 하이’었으니까요.
 
홈런 한 개만 더 치면 20홈런인 게 저도 얼떨떨합니다(웃음). 공을 더 자신 있게 강하게 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구 회전이 많이 걸려서 비거리가 늘어난 것 같네요. 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면 스윙 속도가 줄어들까 걱정도 했는데 이제 경험이 쌓이니 요령도 생긴 듯해요.
 
최주환의 뿌리 깊은 야구, 이제 시작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최주환 “나는 힘들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폭염 속에서 경기가 끝나고 ‘야간 특타’를 하는 사진을 봤습니다.
 
그날 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못 쳐서 타격 밸런스를 되찾으려고 야간 훈련을 했습니다. 절대 의도한 게 아닌데 구단 사진으로 찍혔더라고요(웃음).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거죠. 자신에게 아쉬움의 의미가 컸습니다.
 
이제야 야구에 확실히 눈을 뜨는 것 같습니다. 조금 늦게 핀 꽃이라도 더 아름답게 필 수 있지 않을까요.
 
(고갤 끄덕이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나무로 비유하면 전 뿌리가 깊게 박혀 있다고 봅니다. 단단하게 제가 하고 싶은 야구를 지금부터라도 펼쳐나가려고요. 또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요.
 
무엇인가요.
 
원래 FA 자격 취득이 3년 뒤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2020시즌이 끝난 뒤 FA더라고요. 물론 단순히 FA만 바라볼 건 아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서 나중에 제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지금까지 고생한 걸 수확하려면 제가 잘 쌓아나가야죠.
 
올 시즌 두산의 통합 우승 가능성은 정말 높습니다.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을 기회입니다.
 
우승은 언제 해도 좋은 일이죠.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은 우리 팀 모든 선수의 가슴속에 있을 겁니다. 달콤한 맛만보다 쓴맛을 본 거죠. 2년 전과 비교해도 올 시즌 전력이 정말 좋습니다. 그래도 왕관을 되찾으려면 더 노력해야 합니다.
 
남은 시즌 최주환이 더 보여주고 싶은 야구는 무엇일까요.
 
무언가를 더 보여주기보단 하던 대로 계속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올 시즌 처음 겪는 일이 많은데 시즌이 끝나고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선수가 됐으면 합니다. 끝날 때 웃는 게 의미 있는 거니까요.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치지 않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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