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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반슬라이크·가르시아, 같은 듯 다른 아킬레스건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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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6 (월) 06:22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올 시즌 공통점은 외국인 타자 덕을 못 보고 있단 것이다. 부진과 부상으로 큰 아킬레스건이 된 두 팀의 외국인 타자 자리에 대해 짚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반슬라이크·가르시아, 같은 듯 다른 아킬레스건

 
[엠스플뉴스]
 
위압적인 4번 타자, 그리고 번쩍하고 넘어가는 짜릿한 홈런. 올 시즌에도 맹활약하는 외국인 타자들을 떠올릴 수 있는 표현이다. 치열한 상위권 다툼을 펼치는 팀들도 외국인 타자들의 덕을 톡톡히 본다. 2위 SK 와이번스와 3위 한화 이글스는 각각 제이미 로맥과 제러드 호잉이 팀 중심 타선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나란히 외국인 타자라는 아킬레스건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물론 같은 듯 다른 느낌이다. 두산 스캇 반슬라이크는 적응의 문제, LG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건강의 문제다. 폭염으로 빠듯해진 팀 야수진 운영 속에서 두 선수의 부재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자기 스윙 되찾아야 할 반슬라이크, 아직 100%는 멀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반슬라이크·가르시아, 같은 듯 다른 아킬레스건

 
외국인 타자를 향한 선두 두산의 속앓이는 시즌 내내 심하다. 시즌 전 두산이 야심 차게 영입한 지미 파레디스는 21경기 출전 타율 0.138/ 9안타/ 1홈런/ 4타점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6월 1일 방출됐다.
 
파레디스 대신 영입한 반슬라이크도 두산의 큰 고민거리가 됐다. 어느 정도 ‘이름값’이 있었기에 기대가 컸지만, 반슬라이크는 1군에서 6경기 출전 타율 0.105/ 2안타/ 1타점의 기록만 남기고 7월 19일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결국, 기약 없는 2군행이 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누가 봐도 정상적인 밸런스가 아니다. 2군에서 보내주는 반슬라이크 스윙 영상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 자기 스윙을 되찾은 뒤에 후반기 늦게라도 잘해주면 좋은 일”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분명히 1군에서 보여준 반슬라이크의 스윙은 정상이 아니었다. 당시 반슬라이크는 하체 중심 이동으로 힘이 전달되지 않고 오로지 상체로만 타격했다. 2군으로 내려간 반슬라이크는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보여줬던 자기 스윙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타격 수정에 돌입했다.
 
두산 관계자는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2군행 통보에 불만을 조금이라도 가진다. 그런데 반슬라이크는 정말 평온한 느낌이다. 묵묵히 훈련에 집중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스윙 자체는 개선되고 있다. 허리 회전이 좋아지면서 타구에 힘이 조금씩 실린다. 하지만, 실전 경기에 임하는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좋았던 스윙과 몸 상태를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반슬라이크의 퓨처스리그 성적도 신통치 않다. 반슬라이크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5/ 8안타/ 2홈런/ 4타점/ 9삼진/ 7사사구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가장 최근 경기인 8월 5일 퓨처스리그 경찰야구단전에서 홈런 하나를 포함해 멀티 히트 경기를 펼친 게 위안거리다.
 
최근 내야수 오재일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반슬라이크의 존재가 필요 없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폭염 속 2연전 체제가 시작되면서 야수진의 체력 저하가 시작됐다. 몇몇 타자의 타격감이 떨어지는 흐름에서 중심 타자인 외야수 박건우가 옆구리 통증으로 오랜 기간 결장할 전망이다. 반슬라이크가 최대한 빨리 자기 컨디션을 되찾아야 1군 야수진 운영에 숨통이 트인다.
 
또 다친 가르시아, 과도한 의욕은 자제해야 한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반슬라이크·가르시아, 같은 듯 다른 아킬레스건

 
LG도 두산과 같이 외국인 타자 속앓이에 답답한 심정이다. 가르시아는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3개월여 동안 장기 결장했다. 하지만, LG는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시아를 기다렸다. 원체 타격에서 보여준 가르시아의 힘이 매력적이었다.
 
4월 17일 부상 이전까지 가르시아는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6/ 26안타/ 3홈런/ 15타점/ 출루율 0.412/ 장타율 0.521를 기록했다. 가르시아는 잠실구장과 잘 어울리는 ‘스프레이 히터’로서 질 좋은 직선 타구가 많았다.
 
LG 양상문 단장은 “시즌 초반 보여준 가르시아의 기량이라면 충분히 기다릴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류중일 감독의 생각도 그렇고 다른 선수를 찾아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건강하게만 돌아오면 가르시아가 가장 큰 파괴력을 보여줄 거로 생각했다”고 긴 기다림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7월 11일 돌아온 가르시아는 구단의 기대대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가르시아는 부상 복귀 뒤 타율 0.410/ 25안타/ 4홈런/ 12타점으로 시즌 초반보다 더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
 
하지만, ‘부상’이라는 시한폭탄이 문제였다. 복귀 뒤에도 허벅지 통증으로 종종 경기 중간 빠진 가르시아는 8월 1일 잠실 두산전에서 2루 도루 도중 허벅지를 다시 다쳤다. 검진 결과 가르시아는 오른쪽 허벅지 대퇴부 인대 손상 판정을 받고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햄스트링 부상 부위와는 다른 부분이지만, 결장 기간은 짧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르시아는 일본 이지마 의료원에서 치료 및 재활을 고려 중이다.
 
최근 5연패에 빠진 LG엔 충격적인 가르시아의 검진 소식이다. 류중일 감독의 ‘고정 라인업’에서 외야수 김현수와 함께 가장 큰 존재감을 뽐낸 가르시아였다. 가르시아의 복귀로 겨우 야수진 운영에 숨통이 트였지만, 다시 기존 야수진의 부담감이 커졌다.
 
가르시아의 과도한 의욕이 만든 아쉬운 장면이기도 했다. 다리가 완전치 않기에 류 감독은 가르시아에 ‘도루 자제령’을 내렸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부상 복귀 뒤에도 도루를 세 차례 시도해 모두 다 성공했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부상 재발이라는 악영향을 끼친 셈이다.
 
류 감독은 도루를 자제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가르시아가) 다치게 돼서 정말 아쉽다. 선수 자신은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그런 건데 어쩔 수 없지 않나. 또 유독 가르시아한테 전력 질주해야 하는 타구 상황도 많이 나오더라. 당분간 양석환이 다시 3루수로 이동해 가르시아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것 같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부상에서 복귀하더라도 가르시아는 수비와 주루에서 과도한 의욕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례와 같이 적극적인 주루가 오히려 가르시아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또 수비에서도 간간이 결정적인 실책(시즌 9실책)을 범한 가르시아였다. 현장에서 가르시아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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