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현우의 MLB+] 브라이언 도저, 다저스 타선의 구세주 될까?

일병 news1

조회 2,871

추천 0

2018.08.02 (목) 21:22

                           
[이현우의 MLB+] 브라이언 도저, 다저스 타선의 구세주 될까?

 
[엠스플뉴스]
 
천신만고 끝에 오른 1위 자리를 뺏기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5월 한때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꼴찌로 추락했던 다저스는 극적인 반등에 성공,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인 7월 16일(한국시간)부터 지난달 말까지 지구 1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 1일 다저스는 하루 만에 지구 3위까지 추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타선의 침체에 있었다. 전반기까지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줬던 맷 켐프와 맥스 먼시가 후반기 들어 급격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면서 후반기 다저스의 팀 타율은 .227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3경기에서 평균 1.0득점에 그쳤던 다저스는, 2일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경기 후반에만 4점(총 6점)을 뽑아내며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는 단연 브라이언 도저(31)였다. 도저는 4회까지 무안타로 다저스의 타선을 틀어막던 체이스를 상대로 야스마니 그랜달과 함께 백투백 홈런을 쳐내며 경기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깔끔한 좌익수 방면 안타를 쳐낸 후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역전 득점을 올렸다.
 
심지어 이 경기는 도저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뛴 첫 번째 경기였다. 도저에 대한 다저스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타율 & 홈런 부문 꼴찌였던 다저스 2루, 그리고 도저 
 
 
 
사실 다저스가 도저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에도 다저스는 당시 지구 꼴찌로 추락한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도저를 영입하려 했다. 하지만 2018년까지 2년 반 동안 연평균 500만 달러에 쓸 수 있는 2루수를 영입하기 위한 대가는 상상을 초월했다(당시 미네소타는 벨린저 또는 유리아스가 포함된 패키지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결국 거래는 무산됐었지만, 2년 뒤 다저스는 마침내 도저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대가는 2년 전 도저의 대체재로 포사이드를 영입할 때보다 오히려 저렴했다. 다저스가 도저를 영입하기 위해 치른 대가는 올 시즌 타율 .207 2홈런 13타점에 그친 포사이드(연봉 850만$)와 팀 내 유망주 랭킹 20위권 밖인 데빈 스멜저와 루크 레일리가 전부였다. 
 
물론 2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2년 새 도저는 만 31세가 됐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실력 대비 저렴한 계약이 끝난다. 게다가 올 시즌 도저의 타격 성적은 타율 .224 16홈런 52타점 wRC+ 91에 지나지 않는다. 
 
2018시즌 다저스의 2루수 성적
 
로건 포사이드 타율 .207 2홈런 13타점
체이스 어틀리 타율 .240 1홈런 14타점
브레이빅 발레라 타율 .172 0홈런 4타점
오스틴 반스 타율 .208 1홈런 7타점
[합계] 타율 .215 4홈런 38타점
vs 브라이언 도저 타율 .224 16홈런 52타점
 
하지만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도저 영입 전 다저스의 2루수들은 모두 합쳐 타율 .215 4홈런 38타점 wRC+ 66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타율과 홈런 부문에서 ML 꼴찌, 타점과 wRC+ 부문에서 ML 29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따라서 도저가 '전반기만큼만' 하더라도 다저스 타선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도저의 영입이 다저스 타선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도저가 지난 두 시즌 동안 후반기에 유독 강한 면모를 뽐내왔다는 것이다.
 
도저가 후반기 들어 반등 확률이 높은 이유
 
[이현우의 MLB+] 브라이언 도저, 다저스 타선의 구세주 될까?

 
도저는 지난 2016년 전반기 83경기에서 타율 .246 14홈런 43타점을 기록한 반면, 후반기에는 72경기에서 타율 .291 28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전반기까진 81경기 13홈런 41타점 타율 .242에 그쳤지만, 후반기에는 71경기 21홈런 52타점 타율 .304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2016년부터 '후반기의 도저'는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였다.
 
올해 역시 도저가 후반기 들어 반등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는 많다. 첫째, 지난 2년간 각각 .280, .300이었던 도저의 BABIP(인 플레이된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는 올해 .252에 그치고 있다.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을 기준으로 도저의 강한 타구 비율(35.3%)이 지난 2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전반기에는 운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둘째, 올해 도저는 지난 2년보다 존 바깥의 공에 스윙하는 비율(O-Swing%) 줄어들었고, 스윙 시 공을 맞힐 확률(Contact%)은 높아졌다. 한마디로 말해 도저는 파워(강한타구%)와 콘택트 능력이 오히려 지난 두 시즌보다 좋아졌음에도 전반기 성적이 나빴다는 것이다. 
 
도저의 연도별 BABIP/강한 타구/O-Swing%
 
2016년 BABIP .280/강한 타구 34.7%/O-Swing 29.1%
2017년 BABIP .300/강한 타구 34.1%/O-Swing 23.4%
2018년 BABIP .257/강한 타구 35.6%/O-Swing 21.9%
 
이런 지표들을 고려했을 때 다저스 이적 후 도저는 '적어도 전반기보단' 좋은 성적을 기록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도저의 반등은 후반기 들어 심각한 타격 침체를 겪고 있는 다저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당장 오늘만 해도 도저와 그랜달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NL 서부지구 공동 1위에 복귀할 수 있었다.
 
과연 도저는 지난 2년간 그랬듯이 후반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며, 다저스 타선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다저스가 1988년 이후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