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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누가 투수를 주겠나” 한숨 쉬던 염경엽, 발상을 전환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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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2 (목) 11:00

                           
[이동섭의 하드아웃] “누가 투수를 주겠나” 한숨 쉬던 염경엽, 발상을 전환하다

 
[엠스플뉴스]
 
올 시즌엔 트레이드가 쉽지 않을 겁니다.
 
6월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SK 와이번스 염경엽 단장의 말이다. 염 단장은 “모든 구단이 투수를 원하는 상황”이라며 “트레이드 시장에서 투수 가치가 폭등했다”고 분석했다. 
 
KBO리그 구단 모두가 불펜 불안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10개 구단 모두 투수를 원하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누가 투수를 내주겠습니까. 불펜 투수를 영입하려 해도, 카드가 잘 맞지 않아요. 염 단장의 하소연이다. 이때만 해도 염 단장은 트레이드를 단념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염 단장의 표정은 트릭이었다. 염 단장은 과감하게 발상을 전환했다. ‘불펜 구매자’에서 '불펜 판매자'로 돌변한 것. 7울 31일 SK는 우완 불펜투수 문광은을 LG 트윈스에 내주고, ‘군필 내야 유망주’ 강승호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완투수 문광은의 길을 터주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누가 투수를 주겠나” 한숨 쉬던 염경엽, 발상을 전환하다

 
염경엽 단장 말처럼 ‘2018시즌 KBO리그에 투수 자원이 풍족한 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도 마찬가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부터 SK 최대 약점으로 꼽힌 대목이 불펜이었다. 지난해 SK 불펜은 22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였다. 여기다 불펜진 WAR은 4.15로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시즌엔 상황이 달라졌다. SK 불펜엔 깊이가 생겼다. 올 시즌 SK 불펜은 평균자책 4.68(리그 3위)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신재웅, 김태훈, 박희수, 박정배 등이 불펜 핵심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서진용, 채병용, 윤희상 등 가용자원이 풍부해진 것 역시 사실이다. 
 
불펜 성적이 지난해보다 좋아지면서, 뜻하지 않게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투수도 생겼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7월 31일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된 문광은이다. 사실 시즌 전 문광은을 향한 SK의 기대는 컸다. 
 
지난해 가을 부임한 SK 손 혁 투수코치는 “팀 내에 유망한 투수 자원이 많다”며 문광은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당시에도 손 혁 코치는 애정을 갖고, 문광은 육성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 시즌 문광은은 단 한 차례도 1군 마운드에 등판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평균자책 3.38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누가 투수를 주겠나” 한숨 쉬던 염경엽, 발상을 전환하다

 
결국, 염경엽 단장은 문광은에게 기회를 열어주기로 결심했다. 기회를 얻지 못한 ‘아픈 손가락’ 문광은은 염 단장이 발상을 전환하게 만든 매개가 됐다.
 
문광은은 “야구를 그만두려는 생각도 했다”며 “SK에 정말 감사하고 미안하다”며 작별인사를 고했다. 
 
염경엽 단장님이 ‘네가 야구를 할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염 단장님 말씀이 새로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어요. LG에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문광은이 밝힌 트레이드 비화다. 그렇게 SK는 문광은과 아름다운 작별을 고했다. 
 
투수 내주고 '군필 내야 유망주' 강승호 얻은 SK, 미래를 본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누가 투수를 주겠나” 한숨 쉬던 염경엽, 발상을 전환하다

 
SK는 ‘금값이 된 투수’를 내줬다. 반대급부로 얻은 건 ‘미래 내야 자원’이었다. 염경엽 단장은 ‘센터라인 내야수’ 보강을 꾀했다. 염 단장의 선택은 군필 내야 유망주 강승호였다. 
 
강승호는 ‘2013 KBO리그 신인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여기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기도 하다. 센터라인 내야수 선수층이 얇은 SK로선 매력적인 카드다. 
 
SK 유니폼을 입은 강승호는 트레이 힐만 감독님이 ‘야구를 즐기라’고 조언했다새 팀에선 야구를 즐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SK 센터라인을 지키는 내야수는 최 항, 나주환, 김성현, 박승욱, 박성한이 대표적이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야수가 없는 상황. 그렇기에 SK엔 내야진 선수층에 깊이를 더할 선수가 필요했다. ‘그 적임자가 바로 강승호’란 게 염 단장 판단이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강승호를 주력 내야수로 육성하겠다”는 게 염 단장 의중이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누가 투수를 주겠나” 한숨 쉬던 염경엽, 발상을 전환하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준수한 타격 재능을 갖춘 우타자’ 강승호에게 빠른 성장을 기대해볼 만한 환경이다. SK 행복드림구장은 ‘우타자의 공이 멀리 뻗는 야구장’으로 유명하다. 투수 친화 구장인 잠실을 떠난 강승호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염 단장이 SK에 부임한 뒤 단행한 트레이드는 모두 세 건이다. 세 차례 트레이드의 공통점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염 단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미래의 퍼즐을 한 조각 맞췄다. 과연, 이번 트레이드가 SK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만하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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