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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KIA 유승철의 무기는 '자신감'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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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7 (금) 13:22

                           
| KIA 타이거즈 불펜에 혜성처럼 나타난 우완 투수 유승철.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과 위력을 더해가는 유승철은 먼 훗날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가 되는 게 목표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KIA 유승철의 무기는 '자신감'이다

 
[엠스플뉴스]
 
올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선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유승철, 문경찬, 황인준 등 생소한 이름의 투수들이 일제히 1군 무대에 올라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팀 순위는 6위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는 미래 KIA 마운드를 기대하게 하는 희망적인 부분이다.
 
새롭게 솟아난 영건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투수는 유승철이다. 2017 신인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유승철은 입단 2년 차인 올해 풀타임 1군 투수로 급성장했다. 힘 있는 패스트볼을 앞세운 자신감 있는 피칭이 유승철의 장점이다.
 
유승철의 구위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한다. 6월 이후 허용한 실점은 단 2점뿐. 평균자책 2.77은 팀 내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이제 3년째. 유승철의 초고속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타이거즈 유니폼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는, 먼 훗날 KIA와 한국의 우완 에이스를 꿈꾸는 유승철을 엠스플뉴스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호투 비결? 내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이죠"
 
[배지헌의 브러시백] KIA 유승철의 무기는 '자신감'이다

 
요즘 투구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6월 이후론 13경기 17.2이닝 동안 단 2점만을 내주면서 평균자책 1.02를 기록 중인데요. 경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잘 던지는 비결이 뭔지 궁금합니다.
 
자신감이죠. 제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신감이라.
 
제가 볼넷을 줘서 그렇지 피안타는 별로 없거든요. 저 스스로 ‘잘 맞았다’ 느낄 만큼 정타로 맞은 안타가 별로 없어서, 그런 점에서 제 공이 통한다는 걸 느껴요.
 
사실 유승철 선수의 빠른 볼 평균구속은 142.6km/h로 무시무시한 ‘강속구’까지는 아닙니다. 그런데 타자들이 제대로 쳐내지 못하는 걸 보면, 공 끝의 움직임이나 힘이 굉장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대진 코치님께서 격려를 많이 해주세요. 제 빠른 볼은 다른 투수들의 빠른 볼과 다르다, 특별하다, 그러니까 빠른 볼 위주로 던져도 된다는 말씀을 자주 들려주십니다. 장기적으로는 변화구도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나이 어릴 땐 빠른 볼을 많이 던지고 빠른 볼 하나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하는 그런 투수가 되라는 게 코치님 말씀이에요.
 
그런데 빠른 볼 구속이 경기마다 편차가 있더군요. 어떤 경기는 평균 140km/h에 머물 때도 있고, 24일 한화전처럼 145km/h 이상을 던지는 날도 있구요.
 
제 스피드가 잘 나올 때는 굉장히 잘 나오는데, 안 나오는 날은 또 되게 안 나와요. 기복이 좀 심한 편인 것 같아요. 분명한 건 제가 빠른 볼을 던지면,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파울이 될 때가 많았다는 겁니다. 그걸 보면서 더 자신감이 커지죠. ‘내 빠른 볼은 2-0에서 노리고 있어도 못 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빠른 볼 비율이 69.1%로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5.2이닝 던진 심동섭(73.3%)을 제외하면 KIA 투수진 중에 가장 높은 빠른 볼 구사율을 기록 중인데요.
 
빠른 볼이 좋은 날은 거의 빠른 볼만 던져요. 패스트볼 노리는 상대에게 패스트볼 던져주면 당연히 치겠죠. 그래도 제 빠른 볼에는 정타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으니까. 자신감을 갖고 빠른 볼을 던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까도 얘기했듯이 볼넷 허용률이 아직까진 다소 높은 편입니다. 9이닝당 볼넷 5.54개로 김윤동(5.55개) 선수와 팀 내 1, 2위를 다투고 있는데요.
 
볼넷도 어떤 상황에서 주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타이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서 불리한 카운트를 만들고, 그러다 볼넷을 주면서 투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건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하구요. 또 어떤 경우엔 욕심이 너무 많아서, 힘이 잔뜩 들어가는 바람에 볼넷을 주는 때도 있거든요. 그것도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잘 던지려는 욕심이 앞서다 보니 나오는 결과군요.
 
보통은 구석구석을 겨냥해서 던지는 편인데, 컨디션이 안 좋거나 밸런스가 좋지 않은 날은 코너에 던지려고 해도 이상하게 공이 안 가고 볼이 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맘대로 제구가 안 되는 날에는, 그냥 가운데를 보고 던집니다. (웃음)
 
어차피 쳐도 좋은 타구가 안 나오니까?
 
완벽하게 잘 맞거나 타구가 엄청 빠르지만 않으면, 충분히 수비수들이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수비수들을 믿어야죠.
 
서재응 코치에게 변화구 배우고, 이대진 코치에게 투수를 배웠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KIA 유승철의 무기는 '자신감'이다

 
유승철 선수는 투수로 전향한 지 이제 3년째잖아요. 투수 전향 3년 차에 1군 무대에서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는 주축 투수가 됐습니다. 이렇게 성장 속도가 빠른 투수는 오랜만에 봅니다.
 
사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는데, 제 발전 속도가 늦는 것 같아요. 
 
정말요? 지금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제가 좀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은 만족스럽지 않아요. 더 잘하고 싶어요.
 
유승철 선수의 성장이 빠르다는 건 변화구 구사 능력에서도 나타납니다. 입단 때만 해도 빠른 볼 하나에만 의존하는 투수였잖아요. 그런데 올해 던지는 걸 보면 빠른 볼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을 골고루 구사하고 있어요.
 
고교 때는 빠른 볼과 커브 두 가지만 던졌죠. 사실 제가 손재주가 별로 없는 편이에요. 다행히 프로에서 변화구에 일가견이 있는 코치님과 선배들을 만나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자릴 빌어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웃음)
 
서재응 코치님은 현역 시절 변화구를 정말 잘 던졌던 분이잖아요. 서 코치님께 변화구 던지는 요령을 많이 배웠어요. 서 코치님이 가르쳐주시니까 이해가 정말 빨리 돼요. 윤석민 선배님도 옆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면, ‘이런 느낌으로 던지는구나’ 이해가 됩니다. 그런 걸 머리 속에 많이 저장해뒀다가 직접 해보고, 그러면서 점점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 입단 첫 시즌을 팔꿈치 통증 때문에 거의 재활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주목을 받더니, 개막전부터 한 번도 엔트리 말소 없이 풀타임 1군 투수로 뛰고 있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솔직히 올해는 1군에 못 올라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캠프 때 이대진 코치님과 함께 연습하면서 실력이 ‘한순간에’ 좋아졌어요. 코치님께 감사하단 말씀을 여러 번 드렸는데, 코치님은 매번 ‘네가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하시죠.
 
실력이 ‘한순간에’ 좋아진다는 게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데요.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캠프 기간에 훈련하면서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타자와 상대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어요. 제게 가장 잘 맞는 폼이 어떤 느낌인지도 알게 되고,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눈에 보이더라구요. ‘이제 좀 투수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캠프 기간에 많이 늘었어요.
 
캠프 기간에 세트포지션 같은 기본기도 열심히 훈련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번은 일본팀과 연습경기에서 호투한 뒤에도 ‘보완할 점이 많다’며 스스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잖아요.
 
제 성격이 좀 급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성격이 급해요?
 
네. 안 좋은 걸 발견하면 한시라도 빨리 고치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편이에요. 어차피 내일도 경기가 있고 모레도 경기를 계속할 텐데, 그게 안 고쳐지면 저 스스로 불안해요. 마운드에서 그런 불안감을 갖고 공을 던지질 못하겠더라구요.
 
그 정도군요.
 
그래서 그날그날 안 되는 게 있으면 바로 찾아서 코치님께 여쭤보고, 혼자 생각하고, 바로바로 고치려고 하고 있어요. 작년보다 많이 좋아진 것도 그런 덕분인 것 같습니다.
 
유승철의 꿈 “데뷔 첫해 선발승, 꼭 해보고 싶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KIA 유승철의 무기는 '자신감'이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1군에 못 올라올 줄 알았다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어엿한 1군 투수로 뛰고 있습니다. 시즌 전과 비교하면 목표치가 상향 조정됐을 것 같은데요.
 
음, 올해 목표는 풀타임 1군 선수로 남는 거에요. 남은 시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1군에 머물고 싶어요.
 
소박한 목표네요. 그럼 먼 훗날까지 바라본 장기적 목표는 뭔가요.
 
(수줍게 웃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완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와.
 
제가 몸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빠를 수도 있고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한국 대표 우완투수가 되고 싶어요.
 
문득 유승철 선수 1차지명 당시 KIA 스카우트 팀의 평가가 떠오르네요.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깨가 싱싱하다’.
 
그런 얘기 많이 들었는데, 실은 3학년 때 투수로 전향해서 많은 이닝을 던진 탓인지 피로 골절이 생긴 적이 있어요. 어깨 쪽은 괜찮은데, 팔꿈치는 신경 써서 관리하는 부위입니다. 치료와 보강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신경 쓰고 있습니다.
 
혹시 포수 경력이 투수를 하는 데 도움 되는 면도 있나요?
 
아뇨, 딱히 그런 건 없어요. 일단 우리 팀에 저보다 훨씬 잘하는 포수 선배들이 있잖아요. 김민식 선배, 한승택 선배가 포수로 있고, 저보다 타자를 읽는 능력이 뛰어난데 굳이 제 생각으로 타자를 읽거나 할 이유가 없죠. 선배들의 리드에 충실히 따를 뿐입니다. 
 
시즌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남은 시즌 꼭 한 가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데뷔 첫 선발승이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선발등판 기회가 없었네요. 그럼 첫 선발승의 꿈을 이루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어야죠. 사실 시즌 초에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랬나요.
 
등판하면 1이닝, 1.1이닝 정도밖에 소화를 못 했으니까요. 1이닝 던지고 나면 구속이 확 떨어지곤 했는데, 그것도 다 투수 능력이잖아요. 그때부터 긴 이닝을 끌고 가는 능력을 키우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엔 3이닝, 4이닝은 가볍게 소화하는 것 같은데, 고지가 멀지 않은 느낌입니다. (웃음)
 
예, 예전보단 이닝을 많이 끌고 가게 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이전보다 완급조절 능력이 생긴 건가요?
 
완급조절 딱히 안 하는데... (웃음) 여전히 모든 타자에게 전력을 다해 던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투구 수였던 것 같아요. 투구 수만 줄이면 긴 이닝을 던지는 데 큰 문제가 없더라구요. 거기에 집중했습니다.
 
남은 시즌 첫 선발승, 꼭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
 
정말 해보고 싶어요. 일단 제가 잘 던져야겠죠. 그래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 ‘유승철 선발!’ 얘기가 제일 먼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고 준비할 겁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게 유승철 선수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어릴 적부터 KIA 경기를 수없이 TV를 통해 보고 응원했어요. 제가 TV로만 보던 선배들과 함께 뛴다는 게 제겐 큰 자부심입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 임창용 선배, 양현종 선배, 윤석민 선배와 함께 뛰고 있잖아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만약 KIA 아닌 다른 팀이었다면, 제가 지금처럼 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닐 거에요.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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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병장 플렉센

2018.07.27 19:23:22

ㅊㅊ

소위 소스없는탕수육

재미난다

2018.07.27 20:44:45

ㅊㅊ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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