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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NC ‘19살 배터리’ 김형준-김재균이 간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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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1 (토) 11:22

                           
| NC 다이노스에 ‘19살 신인’ 배터리가 떴다. 차세대 NC 안방마님으로 주목받는 포수 김형준과 대담한 배짱투가 돋보이는 좌완투수 김재균이 주인공이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NC ‘19살 배터리’ 김형준-김재균이 간다

 
[엠스플뉴스=창원]
 
올 시즌 고졸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KBO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강백호, 양창섭, 곽 빈, 한동희, 김영준 등 올해 데뷔한 신인들이 1군 무대에서 하나같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는 어려도 다들 배짱이 보통이 아니다. 1군의 이름난 선배들을 상대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플레이를 한다.
 
출발은 다른 팀보다 좀 늦었지만, NC에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고졸 신인이 있다. 포수 김형준과 좌완투수 김재균, 올해 입단한 신인 배터리가 최근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는 중이다. 비록 팀은 리그 최하위로 떨어져 있지만, 19살 어린 배터리의 성장은 미래의 NC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 대형 신인 포수 김형준
 
[배지헌의 브러시백] NC ‘19살 배터리’ 김형준-김재균이 간다

 
포수를 키우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간 프로야구에서 진리로 통했던 말이다. 아무리 아마추어에서 날고 기었던 포수도 막상 프로에 입단하면 자리 잡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던 탓이다. 
 
‘초고교급’이란 찬사를 받고 입단한 포수도 프로에 와서는 기본기부터 다시 배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들고, 기본기를 배우고, 경기 경험을 쌓고, 병역까지 해결하고 돌아온 뒤에야 비로소 1군 포수가 되곤 했다. 
 
하지만 김형준이 1군 데뷔 이후 보여준 모습은 일반적인 포수 법칙을 거스르는 듯하다. 고졸 신인 포수처럼 보이지 않아요. NC 스카우트의 말이다. 매우 차분하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생각보다도 훨씬 빠르게 1군에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김형준은 세광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포수로 각광을 받았다. 지난해 말 열린 ‘제1회 이만수 포수상’ 수상자가 바로 김형준이다. 레전드 포수 출신의 이만수 전 감독은 “잘 성장하면 수비와 공격을 두루 갖춘 대형 포수가 될 재목”으로 김형준을 지목했다.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김형준은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선배 포수들과 함께 경쟁했다. 넥센과 연습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는 등, 신인답지 않은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구단 계획에 따라 2차 캠프부턴 2군과 함께 훈련했고, 시즌 개막 이후 줄곧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 과정을 거쳤다. 1군 콜업은 시즌 중반인 6월 28일이 돼서야 이뤄졌다. 
 
1군에 올라온 뒤 김형준은 ‘왜 진작 올리지 않았나!’ 시위하듯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데뷔전은 콜업 당일인 6월 28일 두산전. 이날 교체 출전한 김형준은 두 차례 삼진도 당했지만,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내며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이틀 뒤인 30일엔 KT전에서 이재학과 배터리를 이뤄 데뷔 처음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재학은 4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고, 5회까지 2피안타 1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비록 6회초 NC 공격 때 ‘의문의 강우콜드’가 선언돼 경기에 패하긴 했지만, 포수로서 김형준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란 점에 의미가 있다.
 
“전혀 긴장되거나 떨리지 않았어요.” 이달 초 잠실 원정에서 만난 김형준이 들려준 얘기다. “저도 데뷔 첫 선발 출전이라 긴장될줄 알았는데, 막상 경기장에 나가니 그렇지 않더라구요. 담담했습니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NC ‘19살 배터리’ 김형준-김재균이 간다

 
포수 출신인 NC 유영준 감독대행도 “나이는 어려도 차분하고 듬직하다”며 김형준을 칭찬했다. “특히 송구 능력이 뛰어납니다. 어깨도 강하지만 송구 정확성이 좋아서 주자를 잘 잡아내요. 투수에게 큰 도움을 주는 부분이죠.” NC 스카우트는 “포구 자세가 낮고,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형준의 수비력은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14경기(6선발)에 출전해 허용한 도루는 2개, 도루 저지 3차례로 도루 저지율 60%를 기록하고 있다. 상대 도루 시도율은 4.4%로 김형준이 마스크를 쓴 동안엔 상대가 거의 도루를 시도하지 않았다(NC 팀 평균 6.0%). 
 
“볼 배합은 직접 합니다. 중요할 때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제가 사인을 내고 있어요.” 김형준의 말이다. “데이터도 참고하지만, 투수의 그 날 컨디션과 상대 타자의 타석에서 동작을 유심히 살펴본 뒤 그에 맞춰 사인을 냅니다.”
 
아직 김형준은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재학, 구창모 등 국내 투수들과 주로 배터리를 이뤘다. 김형준이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 NC는 최근 4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앞으로 점점 더 출전 기회가 늘어날 겁니다.” 유영준 감독대행의 말이다.
 
김형준은 “수비는 그런대로 적응되는데, 타격이 잘 안 돼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물론 포수 수비가 중요하지만,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아도 곤란하잖아요.” 대부분의 고졸 신인 포수는 1군에서 일상적인 수비를 하는 데도 애를 먹는다. 타격이 신경 쓰인단 건, 어쩌면 수비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2013년 1군 진입 이후 지난 5년간 NC의 안방마님은 김태군이었다. 김태군의 군입대 이후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한 NC 안방 경쟁에서 19살 신인 김형준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만약 지금의 빠른 성장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김형준은 KBO리그 역대 최연소 주전 포수가 될지도 모른다. 
 
당돌한 신인 좌완 김재균, NC 좌완 불펜 한 축 이룬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NC ‘19살 배터리’ 김형준-김재균이 간다

 
신인 좌완투수 김재균은 김형준보다 이틀 일찍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키 176cm의 작은 체구에 생글생글 웃는 얼굴은 아무리 봐도 야구선수보단 귀여운 막냇동생 같다. 팀 선배들은 김재균을 마치 길 가다 만난 귀여운 고양이처럼 대한다. 
 
하지만 일단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면 전혀 딴사람이 된다. 생글대던 눈가의 웃음기는 사라지고 날카로운 눈빛이 그 자릴 차지한다. 평균 142km/h의 빠르고 힘 있는 볼이 사정없이 타자 몸쪽으로 파고든다. 프로 강타자들 상대로도 표정에 미동조차 없다.
 
“담력 하나는 타고난 친구입니다.” NC 스카우트의 말이다. “고교 시절부터 대담하고 배짱이 좋았어요.”
 
김재균은 서울 충암고등학교 에이스 출신이다. 지난해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선 ‘5일간 437구’를 던져 ‘혹사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프로에 와서도 김재균의 팔과 어깨는 여전히 튼튼하다. 반면, 고교 시절 혹사에서 철저하게 보호받은 다른 학교 출신 입단 동기는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김재균은 콜업 다음 날인 6월 27일, 두산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2.1이닝 무실점. 볼넷 3개를 내주긴 했지만 안타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 하나를 잡아냈다. 이어 7월 4일엔 LG 상대로 등판해 0.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과 LG는 올 시즌 리그 팀타율 1, 2위 팀이다.
 
“조금 긴장되긴 했지만, 타자와 상대하는 게 두렵진 않았어요.” 김재균이 말했다. “제 공에 자신감을 갖고, 내가 가진 걸 전부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습니다.” 
 
19살 신인 배터리 김형준과 김재균은 한 차례 1군 경기에서 호흡을 맞출 기회를 가졌다. 7월 4일, 김재균의 프로 첫 선발등판 경기에 김형준도 선발 포수로 출전하며 ‘19살 배터리’가 성사됐다. 결과는 그다지 좋진 않았다. 김재균은 2.2이닝 동안 볼넷 4개를 허용하며 2실점한 뒤 조기 강판당했다. 김형준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팀은 넥센에 4-6으로 졌다.
 
“앞으로 김재균은 불펜에서 활용할 예정입니다.” 유영준 감독대행의 말이다. “원래는 선발 기용도 생각했는데, 아직 선발로 내보내기엔 조금 어린 것 같아요. 불펜에서 계속 경험을 쌓게 할 겁니다.”
 
잠시 2군에 내려갔다 온 김재균은 7월 20일 자로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강윤구와 함께 NC 좌완 불펜진을 이룰 전망이다. 당장 보직은 불펜이지만, 계속 1군에 등판하며 경험치를 쌓다 보면 다시 선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김형준이 1군 포수로 자리잡아, '1999년생' 배터리를 다시 결성하게 되다면 NC 팬들에겐 그보다 더 가슴설레는 일도 없을 것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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