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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최고의 트레이드를 한 클리블랜드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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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금) 16:22

                           
[이현우의 MLB+] 최고의 트레이드를 한 클리블랜드

 
[엠스플뉴스]
 
지난 두 시즌 동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월드시리즈 준우승, 아메리칸리그 역대 최장 연승 기록(22연승)이란 인상적인 성적을 남길 수 있었던 비결은 단연 '강력한 불펜진'에 있었다. 2016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클리블랜드의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2018시즌 클리블랜드의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28(전체 29위)에 불과했다.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무리를 한 좌완 불펜 에이스 앤드류 밀러와 마무리 코디 앨런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비 한층 강력해진 타선과 선발 로테이션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전반기를 52승 43패(지난해 102승 60패)로 끝마쳤던 이유다. 
 
물론 지난해 대비 승률이 하락했어도 클리블랜드는 여유 있게 지구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클리블랜드가 속한 지구가 6개 지구 가운데 최약체인 AL 중부지구인 것이 한몫했다. AL 전체로 놓고 보면 클리블랜드는 승률 6위에 불과하다. 전반기 전력만으론 '와후 추장의 저주'를 깨고 7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이에 클리블랜드는 후반기를 앞두고 해야 할 일을 했다. 2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브래드 핸드와 아담 심버를 영입한 것이다.
 
핸드와 심버, 그리고 프란시스코 메히아
 
 
 
2008년 드래프트에서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에 지명된 핸드는 2015년까지 평범한 땜빵 선발 겸 롱릴리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로 이적해 불펜 투수로 전향한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 가운데 한 명으로 발돋움했다. 비결은 2015시즌 후반 장착한 슬라이더가 이적 후 최고의 구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핸드는 지난 2년 반 동안 195경기에 출전해 9승 12패 46세이브 213.0이닝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2승 4패 24세이브 44.1이닝 평균자책 3.05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런 핸드의 영입은 에이스 좌완 불펜인 밀러가 부상으로 이탈해있는 클리블랜드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심버 역시 42경기에 등판해 3승 5패 48.1이닝 평균자책 3.17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 중인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그는 올해 동반 부진에 빠진 댄 오테로와 잭 맥컬리스터를 대신해 우완 셋업맨 역할을 맞게 될 것이다. 만약 밀러와 앨런이 후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면 클리블랜드는 단숨에 지난해 이상의 불펜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이현우의 MLB+] 최고의 트레이드를 한 클리블랜드

 
물론 두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클리블랜드 역시 큰 희생을 치렀다. 그들의 NO.1 유망주인 프란시스코 메히아를 떠나보낸 것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메히아는 근래 들어 찾기 힘든 공격형 포수 유망주로, MLB.com 기준 올해 포수 유망주 랭킹 1위이자 전체 15위에 올라있는 선수다. 양손 타자로서 정교한 방망이와 함께 최고 수준의 어깨(70점)를 지녔다.
 
비록 포수로서 수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외야수 또는 3루수로 전향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타격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에게는 메히아를 내주더라도 핸드와 심버를 영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 둘의 '서비스 타임'이다.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낸 윈-윈 트레이드
 
 
 
핸드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3년 1980만 달러+팀 옵션(2021년) 1년 10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클리블랜드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팀 옵션을 포함하면 2021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탑급 좌완 불펜을 합리적인 가격에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그와 동시에 신인인 심버는 FA까지 최소 5년 반 동안 쓸 수 있다.
 
즉, 핸드와 심버의 영입은 당장 올 시즌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 전력을 유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점은 올 시즌을 끝으로 밀러와 앨런을 동시에 FA 시장으로 내보내는 클리블랜드에겐 지나치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이쯤되면 두 선수의 대가를 메히아 한 명으로 막은 것이 오히려 대단하다고 봐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샌디에이고로서도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불펜 투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여력이 있는 팀에게나 해당하는 얘기다. 40승 59패로 NL 서부지구 꼴찌에 머물고 있는 샌디에이고에게 A급 불펜은 사치품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불펜 투수는 언제 기량이 급락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한 매물이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핸드와 심버의 가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들로 데려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유망주를 받는 것은 결코 나쁜 전략이 아니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는 다시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으며, 향후 몇 년간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샌디에이고는 핸드와 심버를 주고 얻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유망주를 얻었다. 양 팀이 현재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낸 근래 보기 드문 윈-윈 트레이드였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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