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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강백호-로하스는 리그 최강의 테이블세터 조합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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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목) 15:44

                           
[엠스플 이슈] 강백호-로하스는 리그 최강의 테이블세터 조합이다

 
[엠스플뉴스]
 
KT 위즈는 리그에서 가장 타순 변동이 잦은 팀이다. 7월 18일까지 89경기 동안 총 83종류의 타순을 사용해 10개팀 가운데 '타순 종류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시즌 초반엔 1번과 2번 테이블세터진 변화가 잦았다. 김진욱 감독이 가장 '톱타자 유형'에 근접한 선수로 꼽은 정 현과 심우준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결과다. KT는 그외에도 오태곤, 홍현빈, 이진영 등 여러 타자를 번갈아가며 1번 자리에 배치하는 실험을 했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KT의 테이블세터 고민은 의외의 조합을 통해 해답을 찾았다. 5월 20일 첫 선을 보인 괴물신인 강백호-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의 1·2번 조합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면서, 한동안 침체했던 KT의 공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6월 이후론 강백호·로하스가 완전히 붙박이 테이블세터로 자릴 굳혔다. 6월 8일 이후 치른 28경기 가운데 강백호·로하스 외의 선수가 테이블세터로 나선 경기는 딱 6경기 뿐. 특히 6월 20일부터 7월 18일까지는 18경기 연속 강백호·로하스가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사실 강백호와 로하스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테이블세터완 거리가 멀다. 빠른 발과 작전수행능력을 중시하는 전통적 1, 2번 타자와 달리, 장타력이 장점인 강백호와 로하스는 중심타선 쪽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다. 시즌 도루 갯수도 강백호가 1개, 로하스가 11개(9실패)로 누상에서 빠른 발로 상대 내야를 흔드는 유형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야구 통계와 분석 기법이 발전하면서, 최근 야구계에선 '강타자'를 타순의 앞쪽에 배치하는 게 더 많은 득점을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는 견해가 힘을 얻는 중이다. 이런 점에서 시즌 17홈런을 때린 강백호, 시즌 23홈런을 기록한 로하스는 '강한 테이블세터'라는 최근 야구계 흐름에 잘 어울리는 테이블세터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강백호·로하스가 팀 내 최고를 넘어 리그 최고 수준의 테이블세터 조합임을 확인할 수 있다. 1번타자 출전시 강백호는 타율 0.329에 출루율 0.384, 장타율 0.632를 기록했다. 1번타자 타율은 팀 내 1위, 출루율은 오태곤(0.404)에 이은 2위 기록이다. 
 
1번타자는 경기가 시작되면 맨 처음 타석에 등장하는 타자다. 모든 이닝이 다 중요하지만, 특히 1회 기록이 중요하다. 강백호는 1번타자로 1회 첫 타석에 나섰을 때 타율 0.500에 출루율 0.539, 장타율 0.917로 리그 최고의 기록을 올렸다(30타석 이상). 1번타자의 역할이 많은 출루로 더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드는 데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강백호는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의 톱타자인 셈이다.
 
멜 로하스도 2번타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번타순에서 로하스의 기록은 타율 0.356에 출루율 0.420, 장타율 0.656에 12홈런 30타점으로 출전한 모든 타순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 1회 성적도 좋았다. 2번타자로 나선 1회 타율 0.351에 출루율 0.415, 장타율 0.784로 1회 첫 타석에서 빼어난 출루능력과 장타력을 발휘해 보였다.
 
현대야구의 2번타자는 톱타자가 출루한 뒤 연속안타로 찬스를 이어가거나, 아예 장타를 날려 톱타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이 면에서 로하스는 리그 최고의 실력을 발휘했다. 1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율 0.404에 출루율 0.455로 1루 주자를 추가 진루시키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 
 
특히 1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로하스는 11개의 홈런과 44타점, 장타율 0.848을 기록했다. 1루 주자 on 상황에서 로하스보다 많은 홈런을 때린 타자는 이대호(13개), 제라드 호잉(12개) 밖에 없었다. 1루 주자 on 상황에서 로하스가 기록한 장타율은 강타자 이대호(0.770), 박병호(0.753)보다 앞선 리그 1위다. 
 
연장 12회 혈투를 펼친 18일 수원 한화전을 끝낸 건, 1사후 터진 강백호의 안타와 로하스의 끝내기 투런포였다. 이날 톱타자 강백호는 2안타 1득점을, 로하스는 4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한화 마운드를 흠씬 두들겼다. 강백호가 나가면, 로하스가 어김없이 불러들인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KT가 찾아낸 강백호·로하스 테이블세터 조합이 후반기에도 변함없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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