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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올스타 포수’ 유강남은 ‘우승 프라이드’를 꿈꾼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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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2 (목) 11:22

                           
| 팀의 상위권 도약, '커리어하이'에 가까운 개인 성적, 데뷔 첫 올스타전 선발 출전까지... 최고의 2018시즌 전반기를 보낸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엠스플 인터뷰] ‘올스타 포수’ 유강남은 ‘우승 프라이드’를 꿈꾼다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은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린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밑바닥부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 1군 포수 자리까지 올라온 선수가 유강남이다. 
 
2011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50순위. 입단 당시만 해도 어깨와 방망이는 쓸만하지만 포수 수비에선 부족한 점이 많단 평가를 들었다. 당시 LG엔 조인성이란 ‘넘사벽’ 주전포수가 버티고 있었다. 이듬해엔 대졸 포수 조윤준이 1라운드 지명으로 큰 기대를 받으며 입단했다. 1군 무대까지 가는 길이 멀고 험했다.
 
하지만 유강남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갖춘 포수로 성장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5년, 공수에서 부쩍 발전한 모습으로 일약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2016년엔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고, 2017년엔 개인 첫 시즌 두 자릿수 홈런과 함께 ‘팀 평균자책 1위’ 마운드를 이끌었다.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의 상위권 도약은 물론, 데뷔 첫 올스타전 선발출전 꿈을 이뤘다. 
 
두산 양의지는 유강남이 프로 데뷔 때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다. 이제 유강남은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26살 시즌까지만 놓고 보면 유강남의 기록은 같은 나이대 양의지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욕심 많은 선수란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물론 양의지의 뒤를 따르려면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개인 성적만이 아니라, 팀 성적도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야 한다. ‘우승팀 포수’의 자부심을 경험하는 것, 지금 유강남에게 가장 절실한 목표다. 유강남이 자신의 홈런보다 투수의 탈삼진에 더 기뻐하고, 무안타에 그친 날도 투수가 잘 던지면 활짝 웃는 이유도 그래서다.
 
엠스플뉴스는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낸 ‘올스타 포수’ 유강남과 만나 전반기를 마친 소감과 올스타전 선발 출전의 기쁨, 후반기 각오를 들어봤다.
 
“투수진 최근 대량실점, 큰 책임감 느낀다... 정신 차리란 경고”
 
[엠스플 인터뷰] ‘올스타 포수’ 유강남은 ‘우승 프라이드’를 꿈꾼다

 
스프링캠프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네요. 유강남 선수에게 올해 전반기는 어떤 기억으로 남았습니까.
 
팀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시즌 전까지만 해도 야구 전문가 중에 우리 팀을 상위권으로 예상한 분이 거의 없었잖아요. 그 예상을 깨고 계속해서 상위권에 머물렀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순위는 4위지만 2위 한화나 3위 SK와 게임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기 내내 LG 선발투수들의 활약상이 참 대단했습니다. 
 
선발투수는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지만, 냉정하게 따졌을 때 중간투수 성적이 조금 아쉬웠잖아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후반기에도 우리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중간투수들이 올라왔을 때 저도 좀 더 집중하고, 투수들과 함께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포수다 보니까 동료 투수들의 성적에 책임감을 느끼나요.
 
그럼요. 책임감을 상당히 느끼죠. 최근에도 투수들의 실점 비율이 높아지면서 평균자책점도 나빠졌고 팀 순위도 내려갔어요. 거기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좀 더 정신 차리고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투수파트가 나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초반에 좋았다가 최근 팀 성적이 떨어지는 게, 정신 차리라고 제게 보내는 경고 신호인 것 같습니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팀 평균자책 1위를 차지한 지난 시즌 LG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반면 평균자책은 다소 나빠졌지만, 공격력의 도움을 받은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어요.
 
사실 작년 시즌에는 잘 나가도 후반에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어요. 적은 실점으로 가다가 뒤에 가서 한두점 주고 경기를 내줄 때가 많았죠. 점수는 적게 줬지만 중요한 포인트, 마지막 고비를 못 넘긴 게 아쉬웠습니다. (고개를 들며) 그래도 팀 평균자책 1위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수들이 최소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나온 결과니까요.
 
박경완 SK 코치도 현역 시절 팀 평균자책 1위에 큰 자부심을 표현하고 했던 것으로 압니다.
 
맞아요. 팀 평균자책이 포수에게 있어선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기록이죠. 
 
투수 중에선 특히 타일러 윌슨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던데요. 윌슨이 등판한 전경기(18경기)에 호흡을 맞췄고 평균자책 3.01에 완봉승도 한 차례 기록했습니다. 
 
윌슨과 잘 맞아요. 워낙 좋은 볼을 가진 투수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죠. 윌슨이 나온 날엔 한번도 어이없게 진 경기가 없었어요.
 
반면 올해 들어 헨리 소사와는 별로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었습니다. 사실 기록만 보면 둘이 배터리를 이룬 경기 성적이 나쁘지 않은데요. 작년에 14경기에서 평균자책 3.39로 아주 좋았고, 올해도 2경기지만 평균자책 2.12로 괜찮았는데. 이유가 뭘까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선택권이 제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류중일 감독님 의중도 있고,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소사의 생각도 있을 거구요. 
 
앞으로 소사와 배터리를 이룬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싶어요. (웃음)
 
“첫 올스타 선발출전, 특별한 의미”
 
[엠스플 인터뷰] ‘올스타 포수’ 유강남은 ‘우승 프라이드’를 꿈꾼다

 
전반기 팀 성적도 좋았지만, 개인으로서도 정말 뛰어난 성적을 올렸습니다. 7월 10일까지 80경기에서 타율 0.290에 13홈런 장타율 0.498로 ‘커리어하이’를 찍을 기세에요.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도 두산 양의지, SK 이재원에 이어 포수 부문 3위를 기록 중입니다. 
 
전반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요. 한순간에 ‘슝’ 하고 지나간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사이 시간이 흘러 시즌이 반이나 지나갔는데, 지금 같은 성적을 올리고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시즌 초반 많이 벌어놓은 덕분 아닐까요. (웃음) 4월까지 타율 0.340에 8홈런을 때려내며 팀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초반 성적이 좋지 않다가 중반부터 맹타를 휘둘렀던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 양상입니다. 
 
올해는 초반에 벌어놨다가, 두 달 동안 헤맸죠. 땅을 파고 있다가 갑자기 또 올라왔구요. (웃음) 작년 같은 경우 초반에 워낙 헤맸고,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왔어요. 약간은 숨 돌릴 시간이 있었는데, 올해는 정말 숨 가쁘게 전반기를 치렀어요.
 
올스타 브레이크가 반갑겠습니다. 참, 올스타전 기간에도 못 쉬는군요.
 
사실 쉬어야 할 타이밍에 못 쉬는 건 아쉽지만, 올스타전에 나간다는 건 큰 영광이죠. 즐길 수 있는 무대니까, 마음껏 즐기면서 힐링하고 올 생각이에요.
 
최근 타격감이 워낙 뜨거워서(7월 타율 0.522) 올스타전에서 활약도 기대가 됩니다.
 
작년에 처음 나가봤는데, 아무래도 긴장이 되긴 하더라구요. 모든 팀이 다 모이는 자리고, 모든 야구팬이 지켜보는 무대잖아요. 그래도 지금의 감을 잘 유지한다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강남 선수는 아직 혼자죠?
 
예, 아직 싱글이에요.
 
사실 기혼 선수 중엔 올스타전에 뽑히는 걸 그리 반기지 않는 경우도 많거든요. 아직 미혼이라 그런가, 올스타전을 향한 의욕이 넘치네요.
 
쉬고 싶다는 선수도 있죠. 또 와이프나 여자친구 있는 선수들은 올스타전에 동반 참석해서 같이 축제를 즐기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아직 아무것도 없거든요. (웃음) 아무래도 이번 올스타전은 첫 선발 출전이니까, 제겐 특별한 의미가 있죠. 작년에도 올스타전에 나가긴 했지만 그땐 감독추천 선수였고, 투표로 뽑힌 올스타는 의미가 다르니까요. 팀을 잘 만난 덕분이죠. 
 
“올 시즌 우승이요? 가능할 수도, 아니 가능합니다!”
 
[엠스플 인터뷰] ‘올스타 포수’ 유강남은 ‘우승 프라이드’를 꿈꾼다


최근 타격감 얘길 했는데, 유강남 선수의 경기 중 모습을 지켜보면 포수로서 본분에 정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방망이가 잘 맞은 날에도 투수가 흔들리고 점수를 내주면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게 보입니다.
 
기분이 정말 안 좋죠. 전 투수가 점수를 내주고, 투수파트가 흔들리는 상황이 되면 마음이 좋지가 않아요. 
 
어쩔 땐 심할 정도로 자책하는 모습도 눈에 띄어요.
 
그런 걸 너무 티 내면 안되는데... 아무래도 중요한 자리에 있고, 포수란 게 저만 생각하면 안 되는 자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표출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좀 감수하면서 속으로 삭혀야 하는데, 아직 제 내공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2016년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패한 뒤 말 그대로 펑펑 울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그 당시 얼마나 아쉽고 분하면 저렇게 서럽게 울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전 여전히 야구장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제가 원래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잠시라도 마음을 놓으면 끝난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잘 안 될 때 아쉬운 마음을 더 크게 표출하는 것 같아요. 아쉬움이 있어도 좀 속으로 삭이고, 포커페이스도 유지하고 해야 하는데 한꺼번에 다 드러나는 게 아쉬워요. 
 
그래도 그런 전투력과 항상심이 있기 때문에 해마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한 게 아닐까요.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쟁쟁한 선배 포수들과 경쟁해서 승리를 거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싶구요. 
 
음, 저는 사실 제 경쟁자들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어요. 경쟁자가 잘하고 못하고를 생각하기보단, 내가 잘하면 내가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 했습니다. 
 
이제는 확고부동한 LG의 주전 포수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주전 포수 자리를 위협할 만한 경쟁자나 후배도 보이질 않아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언젠가는 정말 잘하는 후배, 무서운 경쟁자가 치고 올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지금 좀 더 커리어를 쌓고 제 실력을 쌓으면서 준비해야죠. 아직 제겐 안심할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야구에만 집중하면서, 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엠스플 인터뷰] ‘올스타 포수’ 유강남은 ‘우승 프라이드’를 꿈꾼다

 
그동안 여러 차례 두산 양의지를 롤모델로 꼽았잖아요. 이제는 많은 전문가가 양의지의 뒤를 이을 리그 대표 포수 후보로 유강남 선수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26세 시즌까지 때린 홈런 수도 유강남 선수가 46개, 양의지가 36개로 오히려 같은 나이대 양의지보다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어요. 
 
아, 정말요? (미소지으며) 그건 몰랐습니다. 
 
정말로 ‘포스트 양의지’가 되려면 개인 성적 외에도 꼭 하나 필요한 게 있습니다. 뭔지 알죠?
 
물론이죠. 우리 팀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정답입니다.
 
포수에겐 정말로 ‘우승 프라이드’란 게 엄청나거든요. 한 번이라도 우승을 경험한다면 좀 더 자신감도 생기고 경험치가 생기지 않을까. 투수들과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만큼 좋은 경험이고 큰 경험이잖아요. 우승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게 지금 제 가장 큰 목표에요.
 
올 시즌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니, 가능합니다! 지금 우리 팀은 자신감 빼면 시체거든요. 전체적인 투수력으로 보나 타력으로 보나,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선수들의 사기도 넘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후반기에는 유강남 선수가 말한 ‘새로운 방법’도 확인할 수 있을까요.
 
네, 투수들과 함께 찾아내야죠.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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