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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포화상태' TB 내야진, 효과적인 기용법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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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9 (월) 18:44

                           
[야구공작소] '포화상태' TB 내야진, 효과적인 기용법은?

 
[엠스플뉴스] 
 
탬파베이 레이스의 내야진은 현재 포화상태다. 1루는 이번에 콜업된 제이크 바우어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그 밖의 내야 포지션을 두고는 부상자 명단의 크리스찬 아로요까지 무려 6명의 선수가 경쟁 중이다. 지금까지는 2루수로 조이 웬들이, 유격수로 아데이니 에체베리아가 그리고 3루수로 맷 더피가 각각 가장 많이 출장했지만, 최근 들어 유망주 윌리 아다메스(베이스볼 아메리카 랭킹 14위)가 콜업되고 슈퍼 유틸리티 다니엘 로버트슨이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면서 경쟁이 한층 거세지는 형국이다. 과연 탬파베이는 어떤 기용으로 포화상태인 내야진을 꾸려 나갈 수 있을까.
 
2루 경쟁: 슈퍼 유틸리티 vs. 슈퍼 수비
 
다니엘 로버트슨은 팀의 내야 유망주들 중 가장 먼저 빅리그에 데뷔한 선수다. 작년 4월 데뷔한 로버트슨은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가리지 않고 출장하며 부상자가 속출한 내야진에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지난 시즌 기록한 0.206/0.308/0.326의 타격 성적은 주전으로는 확실히 아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타격폼을 바꾸고 맞이한 올 시즌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로버트슨은 지난해 한솥밥을 먹은 로건 모리슨, 코리 디커슨, 스티븐 수자의 조언으로 타석에서의 어프로치를 개선하면서 4월 한 달 동안 0.333/0.476/0.561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직후에도 케빈 캐시 감독은 로버트슨을 2루수와 유격수로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내야 포지션 3곳(2루수, 3루수, 유격수)을 빼어나지는 않아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로버트슨의 최대 강점이다. 캐시 감독 역시 그의 범용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라인업의 활용 폭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품고 있다.
 
[야구공작소] '포화상태' TB 내야진, 효과적인 기용법은?

 
조이 웬들은 시즌 초부터 안정적인 2루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 지표 역시 수준급이다. 웬들은 올 시즌 리그 전체 2루수들 중 콜튼 웡(6.2), 이안 킨슬러(5.8), 제이슨 킵니스(3.5) 다음으로 높은 2.5의 UZR(Ultimate Zone Rating)을 기록하고 있다. UZR을 계산할 때 포함되는 기록 중 하나인 RngR(Range Run)은 한층 더 인상적이다. 이 기록은 수비수가 자기 지역에서 평균 수준의 수비수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공을 잘 잡아냈는지를 의미한다. 웬들은 2.4의 RngR를 기록하면서 요안 몬카다와 함께 2루수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만큼 다른 자기 영역에 들어온 공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웬들의 타율은 5월부터 꾸준하게 하강곡선을 그렸다. 5월 타율은 0.263에 불과했고, 6월 타율은 한술 더 떠서 0.211까지 떨어졌다(현재 시즌 타율 0.272). 장타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ISO는 상태가 훨씬 심각하다. 웬들은 170타석 이상을 소화한 39명의 2루수 중 38위에 해당하는 0.080의 ISO를 기록하고 있다(39위 디 고든). 이는 웬들이 생산해내는 타구의 대부분이 멀리 뻗지 못하는 단타성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평범한 타율과 최악의 장타력을 겸비한 웬들의 타격은 올 시즌 경기당 3.89점을 득점하는 데 그치고 있는 탬파베이 타선에도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타석에서의 부진은 웬들이 부상에서 돌아온 로버트슨에게 2루를 내주는 빌미가 됐다. 하지만 캐시 감독은 웬들의 수비 센스를 묵혀 두기 아깝다는 판단 하에 그를 내야가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 기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외야도 옵션이다
 
 
탬파베이 전담 기자인 마크 톰킨은 최근 “케빈 캐시 감독이 복잡한 탬파베이 내야진에 대한 해결책으로 웬들을 외야수로 기용하는 방안을 고안해냈다”며 “로버트슨 또한 외야 출장 시간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외야에서 출전한다면 숨막히는 탬파베이 내야진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좌타자인 웬들과 우타자인 로버트슨을 보다 넓은 폭으로 기용해 타선 구성의 묘를 살리겠다는 판단 역시 작용했을 것이다.
 
웬들과 로버트슨이 외야로 나설 수 있게 된 이유에는 카를로스 고메즈의 부진도 있다. 고메즈는 올 시즌 7월 1일(현지시간)까지 0.202/0.277/0.335 의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5인 로스터에 등록되어 있는 탬파베이 야수들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케빈 키어마이어 제외). 따라서 웬들이나 로버트슨이 외야에서 가능성을 보여줄 경우 완전하게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전 유격수는 윌리 아다메스?
 
 
윌리 아다메스는 이번 시즌 탬파베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유망주다. 빠른 배트스피드와 뛰어난 운동신경, 그리고 좋은 어깨를 지닌 아다메스는 에체베리아와 로버트슨이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 5월 처음으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현지시간 6월 18일, 캐시 감독은 에체베리아와의 면담에서 아다메스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통보했다. 마이애미 시절부터 줄곧 유격수로만 활약했던 에체베리아가 어린 아다메스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기고 만 셈이다. 아다메스가 주전 유격수로 시즌 후반까지 지속적으로 출장한다면, 에체베리아는 백업 요원으로 밀려나 아다메스가 2루수로 출장할 경우에만 유격수 출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유격수 외의 포지션이 익숙하지 않은 에체베리아로서는 자연스럽게 탬파베이 내야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기용법의 핵심은 역시 아다메스의 잠재력에 있다. 콜업 직후부터 많은 출장 기회를 접하는 것은 젊은 선수가 성장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여러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잡지 못하게 될 우려도 없다. 한 포지션에서 꾸준히 활약하면서 수비와 타격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석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다메스를 계속해서 주전으로 기용한다는 결정에는 위험부담도 적지 않다. 현 시점에서 아다메스의 조정 득점 생산력(wRC+)은 75로 평균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또한 유격수 자리에 아다메스를 완전히 고정시킴으로써 내야 기용에서의 유동성을 잃어버릴 우려도 있다.
 
3루는 맷 더피 자신과의 싸움
 
 
맷 더피는 올 시즌 7월 1일(현지시간)까지 0.321/0.365/0.430의 준수한 타격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경쟁 중인 6명의 내야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피를 3루수 가운데 최우선순위로 기용한다는 것은 전혀 어려운 선택이 아니다. 외야로도 나서게 된 웬들과 로버트슨이 가장 유력한 3루 경쟁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성적이 추락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3루는 더피의 독무대가 예상된다.
 
현재는 부상자 명단에 등록되어 있는 아로요가 그나마 더피의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다. 부상 전까지 아로요는 91.8마일의 평균 타구 속도로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타자임을 입증해냈다. 첫 홈런을 때려낸 경기 이후에 아로요를 “기회가 왔을 때 잡는 선수”라고 칭찬한 캐시 감독의 발언도 간과할 수 없다. 아로요 역시 주목받는 유망주이기 때문에 아다메스처럼 잠재력을 보고 출장시간을 몰아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부상자 명단에서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현재로서는 경쟁에서 많이 멀어진 모습이다.
 
만약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아로요가 3루를 차지한다면 더피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해본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명타자 자리에는 준수한 타격의 C.J. 크론과 제이크 바우어스가 버티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공존이 쉽지 않을 것이다.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아로요에게는 쉽지 않은 3루 경쟁이 예상된다.
 
미래는?
 
시즌의 반환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탬파베이는 지구 선두에 두 자릿수 승수 차로 크게 뒤처져 있다. 와일드 카드 싸움 또한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 시즌 투수 부문에서 4인 로테이션(불펜 데이)이나 불펜 투수를 선발로 내세워 짧은 이닝만 던지게 하는 오프너 등의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남은 시즌 동안 내야진에서도 여러 가지 방책을 시도해볼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스몰 마켓 팀인 탬파베이는 이어질 내야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들을 조만간 트레이드해 보낼지도 모른다. 로버트슨, 더피, 웬들, 에체베리아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이들 중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를 일찌감치 트레이드해 미래를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과연 탬파베이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다양한 시도를 벌이는 팀인 만큼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기록 출처: Baseball-Reference.com, Baseball Savant, Fangraphs
 
야구공작소
권승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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