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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임기준 “동생이랑 맞붙는 날이 올까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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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6 (금) 07:22

                           
임기준과 임주찬의 맞대결. 지금은 생소한 느낌이지만, 4년 뒤 KBO리그를 뜨겁게 달굴 형제 맞대결이 되지 않을까. 임기준은 띠동갑 동생의 훌륭한 롤 모델이 되고자 더 야구를 잘하고자 다짐한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좌완 필승 계투로 맹활약 중인 임기준의 얘길 들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임기준 “동생이랑 맞붙는 날이 올까요?”

 
[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 투수 임기준에겐 띠동갑 동생이 있다. 동생은 형과 같은 프로야구선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다. 고향인 광주에서 KIA 유니폼을 입은 형은 이미 ‘롤 모델’이다. 형인 임기준도 4년 뒤 프로 무대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동생과의 맞대결이 설렌다. 물론 맞대결을 한다면 서로 양보할 생각은 없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형인 임기준이다. 임기준은 올 시즌 KIA 불펜진에서 좌완 필승 계투로 맹활약 중이다. 마무리 윤석민과 셋업맨 김윤동과 더불어 임기준이 KIA의 승리를 책임진다.
 
임기준의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20이닝) 등판 3승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3.60 WHIP(이닝당 평균 출루율) 1.70 14탈삼진이다. 올 시즌 블론 세이브는 한 차례 기록했다. 가장 고무적인 기록은 사사구 숫자다. 그간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렸던 임기준은 올 시즌 사사구(9개)가 탈삼진(14개)보다 적다.
 
최근 속구 구속도 140km/h 중후반대로 올라오면서 구위와 제구가 모두 돋보이는 임기준의 분위기다. 임기준은 올 시즌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라는 딱지를 떼고 싶다. 꾸준히 노력하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단 임기준의 얘길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좌완 필승 계투’ 임기준 “어떤 자리에서도 내 할 일만 하겠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임기준 “동생이랑 맞붙는 날이 올까요?”

 
올 시즌 임기준의 야구가 정말 잘 풀립니다.
 
아무래도 컨디션이 좋으니까 제 공을 믿고 던지고 있습니다. 등판마다 항상 결과가 좋을 순 없잖아요.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록만 보면 리그에서 돋보이는 좌완 필승 계투인 건 확실합니다.
 
(손사래를 치며) 과찬입니다(웃음). ‘필승조’라는 것보단 1군 경기에 등판하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해요. 어떤 자리에서도 제 할 일만 하겠단 생각으로만 던지고 있습니다.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책임감이 예전보다 커졌나요.
 
그런 면도 물론 있어요. 그런데 책임감을 먼저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되고 위축되는 것 같습니다. 마운드 위에서 우선 즐겁게 제 공을 던지는 게 먼저 아닐까요.
 
확실히 구속이 최근 크게 상승했습니다. 6월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속구 구속이 최고 146km/h까지 나왔어요.(임기준의 올 시즌 속구 평균 구속은 142km/h)
 
시즌 초반보단 구속이 많이 올라온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잘 막고 있는 게 아닐까요(웃음). 별다른 운동을 한 건 없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자연스럽게 구속이 상승한 것 같아요. 다행히 구속이 오르는 과정에서 부상이 없는 게 다행입니다.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지난해 시즌 후반 좋은 분위기에서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한 게 안타까웠습니다.
 
지난해뿐만 아니라 시즌마다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올 시즌엔 스프링 캠프 때부터 몸 관리를 더 철저하게 했습니다. 잠도 더 많이 자면서 피로 회복에 힘썼고요. 지금까진 큰 부상이 없어서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투구 자세는 거칠게, 팔각도는 내린 임기준의 변화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임기준 “동생이랑 맞붙는 날이 올까요?”

 
고질적인 제구 불안도 이제 해결한 느낌입니다.
 
(고갤 갸우뚱거리며) 솔직히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구위가 좋아지니까 볼에도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가장 신경 쓰는 1순위가 바로 제구입니다.
 
제구 향상을 위해 투구 자세와 팔각도를 해마다 수정해온 것으로 압니다. 그간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엔 팔각도가 낮았는데 투구 자세가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이었어요. 지난해부터 구위 향상을 위해 거친 투구 자세로 바꿨죠. 그러면서 구속도 상승한 것 같아서 바꾸기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팔각도는 상황에 따라 좋은 밸런스가 나오는 대로 수정했습니다. 팔각도를 내렸을 때 변화구 위주로 많이 던졌죠. 올 시즌엔 속구도 연습을 많이 했어요. 확실히 팔각도를 올렸을 때보단 내렸을 때 밸런스가 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직 좌타자(피안타율 0.271)보단 우타자(피안타율 0.324)가 더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같습니다. 
 
좌타자보단 우타자를 상대할 때 제구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맞아요. (머릴 긁적이며) 사실 캠프 때부터 체인지업을 준비했는데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근 구속이 올라와서 우타자를 상대할 때도 자신감을 느끼고 있어요.
 
지난해엔 선발 보직을 소화했는데 선발 복귀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전 1군에서 던지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보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기록에 욕심낼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꾸준한 선수로 인상을 남기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기록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올 시즌 공 한 개를 던지고 승리 투수가 된 희귀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습니다.(임기준은 4월 8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2-3으로 뒤진 7회 초 2사 1, 2루 위기에 등판했다. 임기준은 상대 타자 임병욱을 초구에 2루수 땅볼로 잡은 뒤 등판을 마쳤다. 이후 7회 말 KIA가 4-3 역전에 성공하면서 임기준은 KBO리그 역대 19번째로 1구 승리 투수가 됐다
 
(쑥스럽게 웃으며) 그땐 잘 몰랐어요. 공 한 개로 승리 투수가 됐단 생각을 한 적이 없었죠. 그런데 그런 진기록을 달성했다고 들으니 ‘이렇게도 승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이런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으니 깜짝 놀랐습니다.
 
‘띠동갑’ 동생과의 프로 맞대결을 꿈꾸는 임기준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임기준 “동생이랑 맞붙는 날이 올까요?”

 
동생이 학생 야구선수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고갤 끄덕이며) 맞습니다.
 
나이 차이가 얼마나 있나요.
 
올해 중학교 3학년이라 흔히 말하는 ‘띠동갑’이죠(웃음).
 
나이 차이가 상당하군요. 동생이 형을 보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울 것 같습니다.
 
지금 동생이 광주 충장중학교에서 야구를 하는데 제가 잘해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죠. 동생이 저를 보고 크니까요.
 
보통 야구 선수들은 아들이 야구 선수를 하겠다고 하면 반대한단 의견이 많은데요. 동생이 야구하는 것에 반대는 안 했습니까.
 
저는 운동하는 게 정말 힘들단 걸 잘 알죠. 솔직히 처음엔 동생이 야구하는 걸 반대했어요. 그런데 동생이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더 말릴 순 없었죠. 부모님도 걱정은 많이 하셨어요.
 
그래도 프로야구 선수 형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저는 투수인데 동생은 유격수라 크게 도와줄 게 없습니다(웃음). 배팅 볼은 던져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빠르면 4년 뒤에 프로 무대에서 형제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중에 같이 만날 날이 기대됩니다. 동생은 ‘형 공은 그냥 칠 수 있다’라고 말하던데(웃음). 동생이랑 붙으면 안 맞게 열심히 던져야죠. 프로 무대는 냉정합니다(웃음). 그래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같이 한 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동생의 이름이 무엇인가요.
 
임주찬입니다.
 
무언가 야구를 엄청나게 잘할 것 같은 이름이네요(웃음).
 
제가 볼 땐 이름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야구를 잘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달리기가 엄청 빠릅니다(웃음).
 
4년 뒤 형제가 프로 무대에서 만나는 스토리도 벌써 기대가 됩니다. 우선 중요한 건 올 시즌입니다. 임기준이 2018년 이루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제구가 안 좋은 투수라는 이미지가 항상 있었잖아요. 그걸 깨고 싶은 게 첫 번째에요. 또 부상이 항상 발목을 잡았는데 올 시즌만큼은 건강하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노력하는 투수로 인정받고 싶어요.
 
멀리 바라본다면 더 큰 꿈이 임기준에게 있을까요.
 
솔직하게 진짜 이루고 싶은 큰 꿈이 있어요. 그런데 아직 말할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꿈같은 일이니까요(웃음). 그래도 꿈은 크게 가지라는 얘길 많이 하잖아요. 우선 마음속으로만 간직하면서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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