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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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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5 (목) 11:22

                           
출범 36년 차. 역사가 깊어질수록, KBO리그의 스토리는 풍성해진다. 풍성한 스토리텔링의 대표적인 예가 있다. 바로 ‘프로 선수 2세의 등장’이다. 올 시즌에도 ‘프로 2세’가 등장했다. 바로 KIA 타이거즈 늦깎이 신인 황인준이 그 주인공이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엠스플뉴스] 
 
'늦깎이 신인' 황인준이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에서 날개를 펼치고 있다.
 
KIA 타이거즈 황인준이 선보이는 활약은 놀랍다. 스물여덟 적지 않은 나이에 1군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 황인준의 투구는 노련하다. 황인준의 투구는 KIA 마운드에 힘이 되고 있다. 올 시즌 황인준은 14경기(1선발)에 등판해 22.2이닝 동안 평균자책 3.18을 기록 중이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의 비결은 바로 ‘아버지’다. 황인준의 아버지는 1988년부터 1996년까지 한화 이글스 내야수로 활약한 황대연 씨다. KBO 통산 5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6/ 41홈런을 기록한 유틸리티 내야수 출신 황 씨는 아들의 프로 생활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 선수 2세’로 1군에 데뷔한 신인 투수 황인준의 이야기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스물여덟 늦깎이 신인 황인준 “내 주무기는 혼이 담긴 속구”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스물여덟 적지 않은 나이에 1군에 데뷔했습니다. 표정에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요즘엔 야구가 정말 재밌습니다. 정말 간절히 ‘프로 데뷔‘를 바라왔거든요. ‘좋다’는 말을 빼면, 제 감정을 표현할 단어가 없을 듯해요.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찾아왔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하고, 5월 1일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됐습니다. 동시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어요. 1군에 올라온 뒤엔 알짜배기 활약으로 KIA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어요.
 
퓨처스리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일찍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앞으로 겸손한 마음가짐을 갖고,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랫동안 1군에서 살아남아 이 즐거움을 계속 만끽하고 싶어요.
 
퓨처스리그에서 보였던 좋은 흐름을 1군에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기록이 아니에요. 과정이죠. 아직 제 투구 내용에 100% 만족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투아웃을 잡은 뒤 타자들에게 안타나 홈런을 허용할 때가 있어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본인은 만족스럽지 못해도, 팬들은 신인 투수 황인준의 맹활약에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혹시 황인준을 낯설어 할 팬들께 ‘나는 이런 투수다’란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일단 구속이 빠르지 않습니다(웃음). 하지만, 공을 자신있게 던지는 건 자신 있어요. 제구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고요. 주무기는 슬라이더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알려져 있다?
 
남들이 생각하는 주무기와 제 진짜 주무기가 달라서요(웃음).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주무기는 무엇인가요?
 
제 주무기를 ‘속구’라고 봅니다(웃음). 느리지만,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속구에 혼을 담는다'는 말씀입니까(웃음).
 
맞아요(멋쩍은 웃음). 구속은 140km/h 초반이지만, 묵직함이 느껴지는 속구'죠. 가끔 안타를 맞긴 해요. 그래도, 속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진 않습니다. 자신감과 혼이 담긴 속구가 제 무기입니다.
 
신인다운 패기가 느껴집니다. 이제 1군에서 막 첫발을 뗐는데요. 어떤 투수가 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구속이 더 빨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고요. 뻔한 대답이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그렇군요.
 
올해 목표는공부입니다. 1군의 무게를 피부로 느끼며, 차근차근 성장할 계획이에요. 날마다 새로운 걸 하나씩 배우며, 남은 야구 인생에 필요한 자양분을 축적하고 싶습니다.
 
‘프로 2세’ 황인준이 물려받은 야구 철학 “첫 단추를 잘 끼워라”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가족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빙그레 이글스 내야수 출신 황대연 씨입니다. 
 
맞습니다. 프로야구 선수였던 아버지 덕에, 어려서부터 야구장을 자주 갔어요. ‘야구를 하고 싶다’는 꿈이 생긴 것도 그때부터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야구하는 걸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야구를 친구들보다 늦게 시작했어요. 중학교 2학년 때요.
 
‘어머니의 반대’를 어떻게 이겨냈나요?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이 야구로 성공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제가 야구를 너무 하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작전’에 돌입하셨죠.
 
작전?
 
당시 중학교 감독님이 아버지 후배였거든요. 어머니가 감독님에게 훈련을 강하게 시켜서, 다시는 ‘야구하겠다’는 소리 못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셨대요(웃음). 다 커서 들은 얘기에요. 
 
강한 훈련을 버텨낸 겁니까.
 
버틴 게 아니에요. 야구가 너무 재밌었어요.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어요. 그땐 감독님이 어머니를 설득하더라고요. 인준이 야구하는 걸 허락해 달라고요(웃음). 그렇게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엔 프로야구 선수 출신 아버지로부터 직·간접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을 듯합니다.
 
꼭 그렇진 않아요. 기술적인 조언은 거의 하지 않으셨으니까요. 혹여나, 지도자들이 가르쳐준 것과 아버지가 가르쳐준 게 다르면, 어린 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잖아요. 하지만, 제가 모르는 게 있을 땐 누구보다 세세하게 질문에 답변해주는 분이 아버지에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프로 2세’ KIA 황인준 내 무기는 혼을 담은 속구

 
아버지 황대연은 ‘내야수’, 아들 황인준은 ‘투수’입니다. 
 
저는 타격에 소질이 없어서 투수를 했어요(웃음). 아버지와 제 포지션이 다른 만큼, 야구를 보는 시각이 달랐습니다. 저는 ‘투수의 눈’을, 아버지는 ‘야수의 눈’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제가 놓치는 부분을 아버지가 잘 잡아주시죠. 아버지의 조언을 들으면, 이렇게 야구를 볼 수도 있구나 깨닫습니다.
 
아버지 황대연 씨가 전수한 ‘야구 철학’은 없습니까.
 
있죠.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첫 타자, 초구, 첫 이닝에 경기 흐름이 결정된다”는 말을 자주 하셨어요. 첫 단추만 잘 꿰면, 다음 흐름은 술술 풀릴 것이란 게 아버지 말씀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프로 선수 생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뀄습니다. 남은 시즌 더 바라는 점이 있습니까.
 
성적이 좋아서 시즌을 잘 마무리한다면, 정말 좋겠죠. 하지만, 좋은 성적을 욕심내진 않을 겁니다(웃음). 그저 경기에 많이 출전해 경험을 쌓고 싶어요. 프로에 데뷔한 뒤 경험 부족이 문제란 걸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에요. 올 시즌엔 최대한 많은 걸 배워서, 더 성장하는 데만 집중할 겁니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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