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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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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화) 10:22

수정 1

수정일 2018.07.03 (화) 22:42

                           
훌륭한 지휘관 곁엔 뛰어난 참모가 있다. 1인칭 시점에서 전장을 지휘하는 지휘관에게 ‘넓은 시야’를 가진 참모의 존재는 필요 그 이상이다. 참모 역할의 중요성은 전장이 아닌 야구에서도 통용된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 라일 예이츠 코치는 선수단의 ‘그림자’다. 선수단 전반에 걸친 '세밀한 전술'을 책임지는 그의 영향력은 굉장하다.


 


예이츠 코치는 QC코치(Quality-Control 코치)다. QC코치는 KBO리그에서 SK가 최초로 도입한 ‘이색 보직’이다. 역할은 작전참모와 비슷하다. 투구·타격·수비·주루 등 팀 전술의 모든 영역의 ‘브레인’ 임무를 수행하는 까닭이다. 


 


예이츠 코치는 ‘QC코치’ 보직에 특화된 야구 인생을 살아왔다. 미국과 일본에서 여러 보직을 맡으며 축적된 ‘경험’은 예이츠 코치의 가장 큰 무기다. 


 


풍부한 경험으로 무장한 특별한 코치. 예이츠가 분석한 비룡 군단의 매력을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KBO리그 최초 QC코치 예이츠 "내 주전공은 바이오 메카닉"


 


[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KBO리그 최초의 QC코치(Quality-Control 코치)입니다. 팬들이 다소 낯설어할 수 있는 직책인데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을 비롯한 모든 코칭스태프의 ‘그림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투구, 타격, 수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거죠.


 


역사적으로 유명한 지휘관 곁엔 언제나 뛰어난 작전참모가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치님이 바로 더그아웃의 작전참모가 아닐까 싶은데요.


 


하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힐만 감독의 전술적인 부분을 보좌하는 코치입니다. ‘한 발 떨어진 위치에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게 QC 코치의 매력이에요. 힐만 감독뿐 아니라, 팀원 전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지요.


 


주로 영상과 통계 쪽에서 많은 조언을 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엔 그랬죠. 하지만, 올 시즌엔 역할이 약간 바뀌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시작했어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기술적인 부분?


 


자세한 내용은 영업 비밀입니다(웃음). 대신 최근 초점을 맞췄던 부분을 설명드릴게요. 지난주 저는 주로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과 스윙 디시전에 대한 조언을했습니다.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좋았던 투구 폼을 되찾는 과정에도 힘썼고요.


 


정말 팀 전반에 걸쳐 많은 일을 하시는군요. 그렇다면, QC코치 예이츠의 ‘주전공’은 무엇인가요?


 


바이오 메카닉(Bio Mechanic)입니다.


 


‘바이오 메카닉’이라… 야구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단어입니다. 


 


선수들의 폼을 교정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초고속 카메라에 선수들의 움직임을 담은 뒤 ‘효율적인 동작’에 대한 조언을 하는 거죠. 미국 스포츠 매디슨(American Sports Medicine)에서 연구한 내용입니다.


 


그렇군요. 사실 야구인으로서 경험이 상당히 풍부합니다. 미국 대학야구 감독부터 마이너리그 코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일본 프로야구(NPB) 스카우트까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인데요. 


 


맞아요. 개인적으론 정말 좋은 경험들이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축적된 경험이 지금 QC 코치 역할에 상당히 큰 도움이 돼요. 선수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조금 더 빨리 캐치할 수 있어요. 


 


예이츠의 시선 "SK는 빅볼과 스몰볼이 공존하는 팀"


 


[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작전참모’ 입장에서 느끼는 SK의 팀컬러는 무엇입니까.


 


홈런 공장이라 할 수 있죠. 


 


이런 팀을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지도한 경험이 있나요?


 


비슷한 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SK는 뭐랄까요… 더 특별해요. SK엔 ‘빅볼’과 ‘스몰볼’이 공존하는 팀입니다. 홈런이 가장 두드러지는 무기인 건 분명합니다. 그뿐 아니라, 좋은 주루 능력을 갖춘 야수 역시 많습니다. 그게 바로 비룡군단의 매력이에요.


 


‘주루 능력’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올 시즌을 앞두고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주루 동작을 지도하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올 시즌 스프링캠프까지 주루 능력 향상은 SK의 핵심 과제였어요. 덕분에 올 시즌 SK가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를 할 수 있었지요. 정수성 주루코치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함께 노력한 덕분입니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그렇군요. 다음은 SK 투수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C 코치 입장에서 ‘강한 선발과 불안한 불펜’이란 대조적인 마운드 상황을 보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SK 선발진은 정말 강합니다.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해보일 순 있어요. 하지만, 우리 불펜 투수들에겐 엄청난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려한 선발진 못지 않은 잠재력이죠.


 


SK 마운드의 숙제는 불펜 투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겠군요. 


 


맞습니다. 결국, 해답은기본(fundamental)에 있어요. 그중 가장 중요한 게 딜리버리(delivery)'입니다. 공을 놓는 포인트를 이르는 말이죠. ‘반복 숙달’을 통해 딜리버리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면, 불펜투수들의 성적은 몰라보게 향상될 거라 봅니다. 


 


불펜투수들의 딜리버리가 일정치 못한 이유를 무엇이라 봅니까.


 


‘짧은 준비 시간’이겠지요. 불펜투수는 선발투수보다 빠르게 준비를 마친 뒤 마운드에 올라야 합니다. 영점 조절 속도가 그만큼 빨라야 하죠. ‘일정한 딜리버리 유지’를 위한 방법을 궁리하고, 투수 코치들과 상의합니다. 끊임없이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지요.


 


SK 선발진을 살펴보면, 구속이 빠른 투수가 많습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 뒤에 등판하는 게 불펜투수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까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앞서 언급한 ‘딜리버리 안정화’ 작업을 선행한다면, 불펜투수들이 ‘구속의 차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가장 핵심적인 무기인 ‘자신감’ 역시 생길 거라 봐요. 


 


"팬들을 위해 '자신과의 경쟁' 멈추지 않겠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작전참모’ 예이츠가 말하는 SK의 모든 것


 


KBO리그에서 맞은 두 번째 시즌이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이젠 표정에 여유가 느껴집니다. 


 


그런가요? 정말 기분 좋은 말입니다(웃음). 한국과 KBO리그에 대해 알면 알수록 마음이 편해집니다. 팀 동료들과 ‘정’을 쌓으면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요. 


 


SK 야구에 대한 분석이 더 세밀해졌겠습니다. QC코치로서 느낀 SK의 비전은 무엇일지 궁금한데요.


 


바로 미래입니다. 우리 팀은 시즌 전 계획한 범위 안에서 좋은 시즌을 치르고 있어요. 더욱 흥미로운 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겁니다. SK의 미래는 밝습니다. 선수들의 밝은 미래는 코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동력이에요. 그 동력이 있기에, 더욱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KBO리그 최초의 QC코치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 목표는 항상 같습니다. 하루하루 상대팀강타자와 좋은 투수를 공략할 방안'을 제시하는 거죠. 더 나아가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SK 승리에 이바지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리그에 오직 한 명뿐인 QC코치의 분석,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예이츠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이는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부끄럽지만, 다른 팀 코치들을 잘 알지 못합니다(웃음). 그래서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어요.  


 


자신과의 싸움?


 


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가 경기에서도 승리합니다. 그게 야구지요. 제가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선수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팀 승리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의 싸움’은 피할 수 없어요.  


 


정말 멋진 야구 철학입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경쟁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SK 팬들은 품위 있고, 친절해요.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응원해주시죠. 팬들이 있기에 언제나 힘이 납니다. 팬 여러분께 늘 감사합니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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