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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 맞은 KBL, 신임총재에게 바란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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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월) 03:22

수정 1

수정일 2018.07.03 (화) 22:39

                           

 



[점프볼=편집부] 한국농구연맹(KBL) 제9대 이정대(63) 총재 시대가 공식 출범했다. 이 총재는 7월 2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5월 16일, KBL 센터에서 열린 제23기 제5차 임시총회를 통해 제9대 KBL 총재로 결정된 이정대 총재는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총회 당시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프로스포츠로 이끌겠다”고 말한 이정대 총재는 “발전을 위한 의견을 듣고 방향을 설정하겠다. 많은 분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모두가 환영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봉사하는 자세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농구계와 농구 종사자들이 KBL로부터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점프볼이 귀를 열어보았다.



 



국가대표팀 운영



 



새 시대 맞은 KBL, 신임총재에게 바란다 



많은 이들은 농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환기되기 위해서는 국가대표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마다 농구계 관심이 유독 뜨거웠던 이유다. 하지만 4년에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지속적으로 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선수들이 프라이드를 갖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KBL뿐 아니라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KBA)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양 측의 소통과 협조가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방열 KBA 회장은 “KBL이 잘하고, KBA가 잘 해도 대표팀이 못하면 소용없다. 대표팀이 잘 되어야 한다. 대표팀이 잘 하기 위해서는 양 측에 아주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더 원만히 이뤄져야 대표팀도 잘 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2015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다녀왔던 김동광 해설위원도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대표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어느 한 쪽에 의존하면 지금처럼 어려운 일이 반복될 것이다. 두 단체가 협력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의 성과에 취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불구, 오히려 다음 시즌 정규리그 관중은 전 시즌보다 하락하는 결과를 맞은 바 있다. 금메달이 흥행 보증 수표는 아니다. 따라서 연맹과 협회는 대표팀 마케팅이 프로 및 아마농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바란다



 



KBL은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부정적인 부분을 바꿔나가야 한다. 최근 프로농구는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리면서 이미지마저 안 좋아졌다. 심판과 행정 이슈는 물론이고,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는 많이 받는 대로, 적게 받는 선수는 적게 받는 대로 팬들의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며, 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본지 편집위원이자 「스포츠조선」 농구기자인 류동혁 기자는 “외부와 소통을 해야 한다. 홍보, 마케팅은 물론이고, 세계농구 트랜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을 통해 고립된 한국농구의 변화를 끌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프로농구 중계사인 「IB스포츠」의 이상돈 이사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엑스포츠」 시절부터 농구 제작 PD로 현장을 함께 해온 그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소통을 해주면 좋겠다. 그전까지는 현실과 떨어진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통에 대한 중요성은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에게서도 들을 수 있었다. 추 감독은 2017년, 감독 중에서는 최초로 ‘농구콘서트’를 개최해 팬들을 만나는 등 목소리를 담고, 프로농구를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 중 하나다. 그는 “팬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전 총재님이 흥행 기준을 다(多)득점에 두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부작용이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U파울이 많이 나왔고,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하는 횟수도 많아졌다. 흐름이 많이 끊겼는데, 그러다 보니 심판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이 부분이 조금이나마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며 팬들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달라고 요구했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소통의 필요성을 요구했다. 그는 “농구인들도 머리를 맞대고 추락하고 있는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야 지금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시대 맞은 KBL, 신임총재에게 바란다



심판 기량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



 



포털사이트에서 ‘심판’과 ‘오심’이 가장 많이 검색되는 시기는 언제일까. 사실 4계절 내내 열리는 프로스포츠에서 심판과 오심은 종목 불문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그런데 유독 2017년 10월부터 2018년 4월 사이에 두 단어가 검색되는 경향이 높았다. 굳이 ‘농구’를 집어넣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대로 비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올바른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심판에게 발전을 위한 자극과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구인들이 가장 많이 요구했던 부분 중 하나다.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김동광 위원은 “심판 문제를 해결해야만 경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심판 양성을 위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한 비현역 농구인은 “심판을 보호해줄 수 있어야 한다. 심판에게도 대변인이 필요하다. 무슨 일만 생기면 다들 심판을 비난하는데, 경기를 복기하면 심판이 문제가 아닌 경우도 있다. 판정은 옳은데 항의를 하다보니 심판들이 싸잡혀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부분은 KBL이 그간 보호를 해주지 않았다. 그러면 심판은 자기 편 없는 정말 외로운 존재다. KBL 소속 심판 아닌가. KBL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심판이 필요하다. 그들이 힘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벌주기 위한 프로그램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따끔히 지적했다.



 



아마추어에도 관심을



 



새 시대 맞은 KBL, 신임총재에게 바란다 



농구인들은 KBL이 젖줄이라 할 수 있는 아마추어 농구를 잊어선 안 될 것이라 입을 모았다. 그렇다고 그 관심이 마냥 ‘돈’이나 ‘지원’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농구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프로와 아마가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KBL과 WKBL이 매년 아마추어 선수들을 초청해 캠프도 열고 동기부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좀 더 실속있고 건설적인 방향의 ‘공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학농구연맹 박인철 회장은 “스포츠도 마케팅과 경영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KBL 총재님의 선전을 응원한다. 농구가 잘 되기 위해서는 농구를 배우고 싶어 하는 유소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학생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국가대표뿐 아니라 청소년 대표 경기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 경험을 쌓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저변확대가 필요하다”라고 인사와 당부의 목소리를 전했다.



 



상명대 이상윤 감독도 꿈나무 육성에 초점을 두었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장신자 지원 사업’을 들었다. KBL은 2007년부터 2012년 장신자 프로젝트를 통해 장신 유망주 발굴에 힘써야왔다. 키 큰 선수를 엘리트 선수로 등록시키면 3년간 훈련 지원금과 농구용품 등을 제공한 것이다. 2016년 국제농구연맹(FIBA) 17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을 사상 첫 8강 진출로 이끌었던 양재민(연세대), 신민석(고려대) 등이 그 수혜자였고, KBL 올스타로 성장한 송교창(KCC)도 장신자 프로젝트 원년에 선발된 유망주였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토토 기금 용도를 바꾸면서 더 이상 유망주 발굴에 투자가 어려워졌고, KBL은 더 이상 이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를 잘 알고 있던 이상윤 감독은 “지금은 그런 노력들이 없어졌다. 큰 부담이 아니라면 10개 구단에서라도 후원을 해서 선수 육성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흥행을 위해서는 선수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선수 육성을 장기적으로 보고 계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중고농구연맹의 박소흠 회장 역시 “한국 농구가 다시 한 번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 농구의 미래가 되어줄 꿈나무들을 어떻게 키워내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KBL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환경 개선을 위한 목소리



 



농구 코트 외 목소리를 전한 이들도 있었다. 「MBC 스포츠플러스」 정용검 캐스터는 “기본적인 것들은 안 바뀌고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로농구는 그간 흥행을 명분으로 제도, 규칙 등에서 변화가 계속 이뤄졌다. 이에 따라 언론은 물론이고 팬들도 헷갈려하는 결과가 이어졌다. 정용검 캐스터는 “주변으로부터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연맹이 되어 농구인기 회복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SPOTV」의 조현일 해설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전달했다. 문제는 수정, 보완하되 너무 많은 것을 갑자기 뒤집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한 것. 조 위원은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 아담 실버 총재는 이전 집행부가 진행해왔던 정책을 완전히 뒤엎는 대신, 문제점만 수정·보완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새 총재님 역시 전 집행부의 색깔을 지우고자 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좋은 점은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CBS 노컷뉴스」의 임종률 기자는 “KBL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면 기존 직원들이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일이 당연시되면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비난 속에서 묵묵히 일을 해왔던 직원들인 만큼, 그들이 KBL 발전을 위해 소신있게 일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전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사무국장 간사를 맡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성기 사무국장은 “신뢰할 수 있는 집행부가 되어야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팬과 선수, 관계자 등 현장에서 원하는 목소리가 뭔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그게 신뢰였으면 좋겠다. 집행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이 부분을 회복해 간다면 현장에서 같이 움직여야 팔로워들이 잘 따라갈 것 같다. 다 같이 함께 끌어갈 수 있는 자석 같은 힘이 필요하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려면 핵심은 ‘신뢰’인 것 같다.”



 



이정대 신임총재는 …



 



1955년생인 이정대 총재는 충남대학교 경영학을 석사 전공했고, 1974년 현대차서비스에 입사,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지냈다. 이 총재의 전문분야는 재경(財經)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 재무전문가였으며, 현대차 경영관리실장과 재경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임영득 구단주(사장)는 이번 인사에 대해 “국내 프로농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적임자를 찾고자 지난 수개월간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며 옥석을 가리기 위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했다”며, “신임 KBL 총재는 프로농구 비(非)경기인 출신이지만 검증된 전문성으로 KBL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취재_한필상, 민준구, 강현지 기자



 



# 정리_손대범 기자



 



# 사진_ KBL 제공



  2018-07-02   손대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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