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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원’으로 변신, 박언주의 농구는 끝나지 않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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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월) 03:00

                           

‘전력분석원’으로 변신, 박언주의 농구는 끝나지 않았다



[점프볼=노경용 기자] KEB하나은행의 박언주(30)가 새 출발을 한다. 2017-2018시즌까지 선수로서 코트에 섰던 박언주였지만 끝내 부상을 이기지 못한 채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박언주의 의지와 농구에 대한 열정을 알아본 이환우 감독은 그에게 새로운 자리를 제안했다. 바로 전력분석원이었다. 아직은 서툴고 새로운 일. 그러나 박언주는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인지한 채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었다.





 





Q. 전력분석원의 하루일과는?

오전에 훈련이 없을 때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슈팅 위주로 촬영하고 감독님이 특별하게 주문하신 편집이나 리포트를 준비한다. 오후에 훈련이나 연습경기가 있을 경우 촬영하거나 틈틈이 편집영상하고 혹은 선수들 개개인이 원하는 영상들을 공유해준다.





 





Q. 팀에서 어떤 역할(전력분석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코치진이 훈련에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고, 선수들이 더 빨리 이해할 수 있게끔 영상과 그에 따른 리포트를 준비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훈련이 끝나고 코트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노트에 일지를 써왔다. 그런 부분들이 지금 농구를 보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된다.





 





‘전력분석원’으로 변신, 박언주의 농구는 끝나지 않았다Q. 영상 촬영과 분석은 어떤 부분들에 포인트를 두는가?

기본적으로 오펜스와 디펜스를 따로 분리하고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원하는 장면과 상황에 대한 작업도 한다. 예를 들면 강이슬 슈팅영상, 고아라 슈팅영상처럼 게임 내에 특정 선수들의 패턴 움직임을 편집하기도 하고, 연습경기 상대의 공격과 수비패턴에 따른 우리 팀의 대응와 관련한 영상을 준비한다.





 





Q. 전력분석원 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어려운 점은?

일단 영상촬영장비와 프로그램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감독님께서 영상편집에 대한 것을 익히게 하라는 의미로 많은 주문을 하셨다. 이제는 손에 익었는지 속도가 조금 빨라졌지만 수작업이고 평소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영상을 찍고 인코딩시키고 그 부분을 편집하고 다시 인코딩을 시킨 후 저장한다.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가끔 선수들이 직접 본인의 특정 플레이에 대한 영상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 그런 부분 말고는 특별하게 어려운 점은 없다. 감독님이 전력분석에 참여시킨 이유가 선수출신이, 감독님의 전술과 패턴을 잘 알고 있는 점 때문에 이 일을 추천하신 것 같다.





 





Q, 전력분석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선수생활을 1, 2년 정도 더 생각했었지만 지난 시즌 코트에 복귀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내 컨디션이 너무 떨어져 있다는 걸 느꼈다. 비시즌에 준비를 할 때는 괜찮았는데, 시즌이 들어가자 자신감과 능력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에서 쉰 시간도 많았고 또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겁도 났었다. 한 시간 운동 끝나면 팀동료들이 먼저 운동을 쉬라고 할 정도로 다리를 절곤 했었다. 발이 심하게 부어 훈련 이후 한참동안 농구화를 못 신을 정도로 아팠고 새벽에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아파서 못 간 적도 많았다. 그런 부분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은퇴까지 생각했다. 그러다가도 흐지부지 끝내는 것이 싫어서 짧은 시간이라도 선수로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휴가기간 동안 감독님이 직접 부산까지 내려오셔서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Q. 이환우 감독의 제안을 수락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나?

동생(우리은행 박혜진)과 농구 코트에서 비교당하는 것이 싫었던 적이 있다. 동생이 매년 시상식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언니이자 가족으로 너무 기쁜 일이었지만, 선수로서는 비교를 당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 적도 있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 못 보여주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다. 시즌 종료 후 감독님께서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이 일을 하며 이미지를 바꿀 수 있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셨다. 내가 팀에 필요가 없는 존재라면 그냥 팀에서 나가라고 이야기를 하셔도 되는데, 또 다른 길을 제시해주신 팀과 감독님의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네가 할 수 있겠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고 해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의식도 강하게 생겨서 선택했다.





 





‘전력분석원’으로 변신, 박언주의 농구는 끝나지 않았다Q. 농구선수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아무래도 동생이랑 같이 코트에서 뛰었던 시간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동생이 어시스트를 받아서 슛을 성공시켰을 때 짜릿함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때가 행복했고 함께 코트에서 땀을 흘렸던 시간들은 지금 생각해도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훈련이 힘들 때 혹은 몸이 아플 때 농구를 선택한 것에 조금은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모두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하루하루가 다 기억에 남는다.





 





Q. 좋은 일을 생긴다는 소식이 있던데?

내년에 결혼을 한다(웃음). 지인 소개로 만나게 된 상대인데 만난 시간에 비해 매우 잘 맞았고 힘들었던 시기에 많이 의지가 되었다. 남자친구도 운동을 했다보니 내 상황을 잘 이해해주는 것이 너무 좋았다. 특히, 가족들도 잘 챙겨주고 동생도 잘 챙겨준다. 많이 믿음이 가는 사람이고 이 사람이라면 내가 무엇을 하던 안정이 될 것 같다.





 





Q. ‘박언주 농구이야기’의 끝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은퇴하면 농구를 떠날 줄 알았는데 전략분석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시작했다. 아직은 농구랑 인연의 끝내기엔 아쉬운가보다. 농구선수로서는 부족했지만 이 분야에서는 ‘박언주가 최고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박언주의 끝나지 않은 농구 이야기를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Q.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이제는 선수가 아닌데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선수로서 더 뛰길 바래주신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새로운 길에서 출발을 했고 욕심이 생겨서 도전하는 만큼 걱정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겠지만 응원해주신다면 더욱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큰 힘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KEB하나은행 선수들을 비롯해 농구코트에서 땀을 흘리는 모든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에 애정 부탁드린다.





 





 





# 사진_노경용 기자





 



  2018-07-02   노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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