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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니퍼트 100승’ 얼마나 위대한 기록인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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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9 (금) 21:44

                           
[엠스플 현장] ‘니퍼트 100승’ 얼마나 위대한 기록인가


 
[엠스플뉴스=수원]
 
새로운 전설이 탄생했다. KT 위즈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KBO 통산 100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니퍼트는 6월 29일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전에서 7이닝을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KBO리그 역대 30번째이자 외국인 투수 최초의 100승. 니퍼트는 3회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역대 32번째 1000탈삼진 대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이와 함께 니퍼트는 역대 24번째로 100승과 1000탈삼진을 모두 달성한 선수가 됐다.
 
앞선 두 경기에서 아쉽게 승리를 놓친 뒤 세 번째 100승 도전. 1회초 2점을 먼저 내줄때만 해도 니퍼트의 100승 전망은 밝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침묵하던 KT 타선이 오랜만에 힘을 냈다. KT는 1회말 공격에서 NC 에이스 왕웨이중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타선의 지원 속에 니퍼트는 2회부터 안정을 찾아 7회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무실점 행진을 펴쳤다. KT는 2회 강백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 5회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점을 더해 5-2로 달아나며 니퍼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7회까지 110구로 NC 타선을 봉쇄한 니퍼트는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KT는 5-3으로 쫓긴 8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김재윤이 1.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 니퍼트의 100승을 완성했다.
 
이로서 니퍼트는 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초로 100승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KBO리그를 거쳐간 219명의 외국인 투수 가운데 유일한 100승 투수다. 
 
니퍼트 이전 외국인 투수 최다승은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다니엘 리오스가 기록한 90승이다. 그 다음은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의 73승으로 100승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아무리 좋은 활약을 해도, 한 시즌만 부진하면 바로 교체 대상이 되는 게 외국인 투수의 처지다. 100승은 뛰어난 퍼포먼스는 물론,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돼야만 내다볼 수 있는 기록이다. 2011시즌 KBO리그 데뷔 이후 해마다 연평균 26경기-160이닝을 꾸준히 소화하며 에이스 역할을 도맡은 니퍼트였기에 100승에 도달할 수 있었다.
 
몇 차례 위기도 있었다. 어깨 통증과 컨디션 난조로 정규시즌 20경기 6승 5패 평균자책 5.10에 그친 2015시즌은 니퍼트의 100승 여정에서 가장 큰 위기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완벽하게 컨디션을 회복해 5경기 3승 4퀄리티스타트에 평균자책 0.56의 눈부신 역투를 펼쳤고,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반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듬해 정규시즌 22승을 달성하며 전년도 많은 승수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을 만회했다. 니퍼트의 활약에 힘입은 두산은 압도적인 1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뒤, 한국시리즈 4전 전승으로 NC를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94승으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다시 한 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7년 동안 함께한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이 무산되며 KBO리그 경력이 끝날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KT 위즈가 니퍼트에게 손을 내밀었고, 니퍼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자칫 94승에서 멈출 뻔한 니퍼트의 100승 도전이 다시 힘을 얻은 장면이다.
 
올해 나이 37살에 지난 시즌 후반 눈에 띄게 구위가 떨어졌던 니퍼트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1경기도 실전 투구를 하지 못하고, 시즌 초반 몇 차례 부진한 투구를 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이번에도 보란듯이 반등에 성공했다. 5월 29일 삼성전 6이닝 3실점(2자책)을 시작으로 나오는 경기마다 6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6월 3일 SK전에선 시즌 최다인 12탈삼진을, 21일 롯데전에선 11탈삼진을 잡아내며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올해 니퍼트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2km/h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이날 경기에서도 니퍼트는 최고 153km/h의 강속구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김진욱 감독은 이런 니퍼트에 대해 "다시 전성기가 돌아온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니퍼트의 100승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 기록이다. KBO리그 37년 역사상 100승 투수는 니퍼트를 포함해 단 30명 뿐. 니퍼트는 올해까지 8시즌 만에 100승을 달성했는데, 역대 8시즌 이하만 뛰고 100승을 올린 투수는 롯데 최동원(8시즌) 이후 니퍼트가 처음이다. 또 니퍼트는 이날까지 통산 200경기만에 100승을 달성해 역대 최소경기 100승 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니퍼트의 1000탈삼진도 대단한 기록이긴 마찬가지다. 역대 니퍼트 포함 단 32명의 투수만이 10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10시즌 미만을 뛰고 10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최동원(8시즌)과 류현진(7시즌) 이후 니퍼트가 역대 세 번째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100승과 1000탈삼진 기록을 완성하며, KBO리그 역사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이름을 선명하게 새겼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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